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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박제민 서울 용산구의원 후보
 녹색당 박제민 서울 용산구의원 후보
ⓒ 박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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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녹색당은 정의당, 진보당 다음으로 당비를 내는 당원 비율이 많은 정당이다. 창당한 지 10년, 올해는 양당 체제 위주의 정치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당 중에 하나라고 자부하고 있는 박제민 후보를 만나보았다.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이 세상의 부름을 받고 나와 만인을 위해 봉사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라는 의미의 출세를 꿈꾼다는 박제민(38) 후보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로동에서 구의원으로 출마했다.

- 박제민 후보는 어떤 사람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신문이 오면 1, 2, 3면에 있는 정치 기사를 재밌게 봤습니다. 덕분에 정당 이름은 물론이고 주요 당직자 이름들도 외우고 다녀서, 어른들이 신기해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유감입니다. 어린이도 시민인데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게 이상한가요?(웃음) 정치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 정치학을 공부하고, 국회와 시민단체, 정당에서 차례로 일했습니다."
   
- 본격적으로 정치에 나서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두 번의 참사를 목격하게 되면서 직접 정치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2009년 1월 19일 출근길에 한강대로가 꽉 막혔거든요. 알고 보니 철거민들이 망루를 짓고 시위를 하고 있었어요. 그저 잘 해결되야 할 텐데 하고 지나갔는데, 다음 날 새벽 뉴스를 통해 망루가 불타는 것이 보고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도심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충격이 컸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세월호 참사 때문입니다. 매년 여름마다 강정마을을 방문하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2012년에는 세월호의 쌍둥이 배라는 오하나마호를 타고 갔고, 2013년에도 더 크고 좋은 배라고 해서 세월호를 타고 갔거든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면 그해에도 세월호를 타고 갔겠죠. 아직도 배 안의 모습이 기억나요. 만약 제가 타고 갈 때 사고가 났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인솔자였는데 잘 대응할 수 있었을까?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죠.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에 결정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세월호 참사 1주기 때였습니다. 저는 이 거대한 참사를 겪으며 한국 사회가 크게 달라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꼭 달라져야 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세월호 가족들에 대한 공격이 극에 달하고, 구조에 실패한 책임이 있는 정치권에서는 갈등을 부추기며 이용만 하는 꼴을 봤죠.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게 뭐지?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 나랑 내 친구들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이렇게 하지는 않을 텐데.' 가장 평범한 결정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조에 나서고, 가족들을 함께 위로하는 것 아니었을까요? 왜 이런 참사가 벌어졌는지 살피고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친구들과 우리끼리 모여서 선언문을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들 다 자격 없다, 다 탄핵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처음 직접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주민에게만 집중하면서 일하는 의원 되고 싶다"
 
녹색당 박제민 서울 용산구의원 후보
 녹색당 박제민 서울 용산구의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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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구에서 나오신 이유와 용산에 어떤 변화를 주시고 싶으신지?
"용산에 출마한 이유는 간명합니다. 제가 살고있는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보니 용산이 정치적으로 뜨거운 지역이 되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해오고, 오세훈 시장이 다시 들어오면서 무산되었던 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이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연결해서 철도정비창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더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커다란 이슈에 묻힌, 하지만 정말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입니다. 예를 들자면, 저희 동네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차조심!'을 외쳐야 하는 골목입니다. 어린이들이 자기 몸보다 큰 자동차를 아슬아슬 피하며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이런 일상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있습니다.

강남구나 서초구 등 6개 구에는 있는 방사능안전급식 조례가 용산에는 없습니다. 과거에 실제로 특정 식재료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사고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한 2023년부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 용산구에도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는 꼭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일을 해야 할 기초의원들이 선거가 끝나면 얼굴 보기가 힘듭니다. 꼭 그분들이 게을러서라기보다, 다음 공천을 위해서 정당 내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겠죠. 그것은 매우 안 좋은 정당문화입니다. 저는 동네에서 주민에게만 집중하면서 일하는 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 아무래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더불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떠들썩한 분위기이던데, 용산 주민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벌써 용산이 이전과 다른 풍경이 됐다고 평가가 나옵니다. 딱 봐도 사복 입은 경찰들이 골목골목 있고, 경찰버스가 여러 대 정차해 있고, 곳곳마다 펜스가 처져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매우 인위적이고 갑작스럽고 권위적인 결정인 것이 유감입니다.

앞으로 용산은 대한민국 정치의 주요한 현장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가 분출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기성 정치인들은 쉬이 갈등을 조장하거나, 또는 권한도 없으면서 다 개발해줄 것처럼 들먹이는 정치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성 정치의 역할이 한계에 다다랐다"
 
녹색당 박제민 서울 용산구의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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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는 승산 없는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웃음) 기성 정치의 역할이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갈등을 부추기고 갈등에 기생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들이 지고 있죠. 차별, 불평등, 양극화가 심해지고 자연과 문명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개인적 의견입니다만,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에서 젊은 정치인 한 명 더 나온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회의적입니다. 아무리 좋고 참신한 분도 일단 거대 양당 체제 안에 들어가는 순간 다음 공천을 놓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일종의 악순환인 거죠.

이런 악순환을 청산하는 방법은 완전히 새로운 정당이, 시민의 지지를 받은 만큼 권력을 위임받아, 그동안 대표되지 못했던 시민들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녹색당 정치인으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녹색당이 필요하고, 제가 그중에 한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웃 시민들을 대표하는 영광을 차지하고 싶습니다."

- 용산구 주민들이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몇 년 전, 한 청년정치 토론회에서 원로 정치인 A라는 분이 그런 말을 했어요. 정치는 아주 더러운 것이니 젊은이들을 발 담그려 하지 말라고요. 민주화 운동을 했던 분이신지라 내심 기대가 있었던 저는 크게 실망했었습니다.

정치가 그렇게 별 볼 일 없는 거라면 왜 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뒤이어 나온 또 다른 원로 정치인 B라는 분이 '저분은 그렇게 말했지만 그럴수록 여러분처럼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정치의 기능과 역할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을 하셨어요. 그때 '와! 띵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별 볼 일 없는 것은 권력을 독점하고 자기 이익만 좇는 일부 정치인인 거지 정치 그 자체가 아니니까요.

정치의 모습이 형편없어 보여도, 정치의 기능과 역할은 여전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손 놓고 있으면 욕심 많은 사람들이 정치의 기능을 독차지하고 모든 자원을 다 가져갈 것입니다. 그게 기성 정치인들이 바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또 필요하다면 직접 참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래서 정치합니다. 함께 하시면, 그만큼 세상이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부디 정치를 미워하지 마시고, 함께 정치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태그:#박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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