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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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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에서 광주 지역 투표율은 37.3%였다. 전국 투표율(50.9%)에 크게 못 미쳤고, 17개 광역 시·도 중 가장 낮다. 지역 시민단체는 "민주당 독점 체제에서 비롯된 비민주적 정치 상황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대선에 지고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선거를 치른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평가했다. '텃밭'에서 지지층이 대거 기권한건 대선 패배에 따른 무력감도 한몫했다.

민주당은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예사롭지 않다. 광주는 한국 정치에서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은 곳이다. 이곳 민심 향방에 따라 정치 지형이 출렁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광주 지역 정치인들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최근 광주 출신 두 정치인의 대비된 행보가 주목받았다. 공교롭게도 둘 다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다. 한 명은 대기업 임원을 지내다 영입된 양향자 의원이다. 다른 한 명은 운동권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비서관을 지낸 민형배 의원이다.

두 사람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른 길을 걸었다. 양향자는 반대했고, 민형배는 찬성했다.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이니 소신에 따른 정치적 판단은 시빗거리가 아니다. 관건은 '법과 상식에 부합했느냐'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조차 민형배 의원을 비판하고 나선 걸 보면 바람직한 처신은 못된다. 시민단체는 "우리는 무조건 옳다"는 도덕적 우월감에서 비롯된 오만으로 판단했다.

절차적 정당성은 당위성을 확보하는 핵심이다. 소크라테스가 유언처럼 남긴 "악법도 법이다"는 수사적 표현을 뛰어 넘는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과정에서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온갖 편법과 꼼수를 일삼았다. 의도한대로 소위 '검수완박' 법안(검찰 수사권 재조정)은 처리했지만 후폭풍은 간단치 않았다.

지방선거 참패는 편법과 독주에 대한 냉정한 심판이다. 민주당 일색이던 지방권력이 국민의힘으로 대체되는 데 4년이면 충분했다. 국민들은 무지렁이가 아니다. 민주당에 분노하고 실망한 결과다. 왜 이렇게 됐을까. 팬덤 정치에 편승한 오만과 독선, 내로남불은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접게 했다.

민형배, 김남국, 김용민, 최강욱, 황운하 의원은 초선 임에도 '스피커 볼륨'이 크다. 민주당 의사결정 과정을 왜곡시킨 주역(?)들이다. 이들이 속한 '처럼회'는 민주당을 악성 체질로 바꿔 놓았다. 금태섭 전 의원은 쫓겨났고 이상민, 조응천, 박용진 의원은 내부 총질하는 '수박' 신세로 전락했다. 양향자 의원 또한 무소속임에도 강성 지지층에 시달리고 있다.

'완장의 힘'은 나와 다른 생각은 용납하지 않는 극단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화와 타협 대신 상대를 악마화 하고 분노와 적개심을 부채질함으로써 지지를 확보한다. 강준만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는 '진보의 완장화'로 설명했다. 자신들은 옳다는 우월의식, 선민의식에 매몰된 나머지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진단이다.

'검수완박' 과정에서 민형배 의원을 돌아보자. 안건조정위는 거대 정당을 견제하기 위한 합의 과정이다. 민주당은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켜 국회법을 무력화했다. 민 의원은 "검찰 권력 정상화를 위해 비상한 수단을 쓴 것"이라며 위장 탈당을 미화했는데 심각한 자기기만이자 윤색이다. 그는 탈당 후 대놓고 민주당 의원으로 활동했다.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지역구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도 참석했다. 또 민주당 의원들과 양산경찰서를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항의 방문도 했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에게 투옥 경력은 일종의 '훈장'이다. 그는 탈당을 또 하나 훈장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민형배 의원은 지난해도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을 벌였다. 그는 교육기본법에서 '홍익인간'을 삭제하자는 법안을 냈다가 철회했다. "'홍익인간'은 추상적이고,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여론은 그의 인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더구나 당시는 코로나 민생문제가 현안이었다. 학생 운동 논리에 갇힌 그에게는 민생보다 이념 논쟁이 중요했던 셈이다. 노회찬 전 의원은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민주화 운동은 우리 사회에 기여한 바도 많지만 흘러간 옛일이다. 그런데 아직도 아련한 추억에 매달려 낡은 훈장인 양 연연해하며 우월의식이나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학생운동을 '완장'으로 착각하는 행태를 지적한 말이다.

민 의원은 탈당을 '희생'이라고 했지만 공감하는 이는 많지 않다. 광주는 '검수완박' 찬성 여론이 높았기에 정치적 타격은 제한적이다. 그러니 '희생'으로 포장하는 건 좀스럽다. 오히려 양향자 의원의 결단이 돋보인다. 그는 유·불리 대신 소신을 택했다. 호남, 그것도 광주에서 민주당과 배치되는 목소리를 낸다는 건 정치생명을 거는 일이다. 

양 의원은 복당 신청을 철회하면서 "지금 민주당은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이 아니다"고 했다. 비판적 견해를 수용하지 않는 진영논리와 극단적·교조적 지지층이 외연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괴물과 싸우다 자신도 괴물이 되어버렸다"는 경고는 민주당의 현실을 압축한다.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20대 대선, 6.1 지방선거까지 참패했다. 3연패 의미는 간단치 않다. 민주당이 고장 났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몇 안 되는 이들은 당을 극단으로 몰고 있다. 잘못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책임지지도 않는 '내로남불'은 오히려 심화됐다.

민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당에서 복당 요청이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참으로 오만한 인식수준이다. 광주 최저 투표율은 더는 오만과 '내로남불'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링컨은 "사람 됨됨이를 알고 싶다면 그에게 권력을 주어보라"고 했다. 아니라고 반박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한스경제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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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 여행, 한일 근대사, 중남미, 중동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중남미를 여러차례 다녀왔고 관련 서적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의 편향된 중동 문제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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