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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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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 국내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경제·금융수장들은 미국의 큰 폭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중국발 공급망 차질 등으로 빚어진 현 상황을 '복합적 위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물가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입장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복합적 위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위기감 나타낸 경제수장들...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

추 부총리는 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0.75%p 인상과 관련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인플레이션 관련 불확실성이 장기화 되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보다 가속화될 경우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추 부총리는 앞으로 물가 안정과 시장 급변동 완화, 금융리스크 관리 등 세 가지 방향에서 정부 관계 기관과 협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먼저 추 부총리는 "물가 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공통 인식 하에 총력을 다해 대응해나가겠다"며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과 함께, 공급 측면에 있어 원가부담 경감,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 방지 등 다각적 대응 노력을 강화해 물가상승 압력을 최대한 완화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금융‧외환시장에선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급격한 쏠림현상에 즉각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며 "외환시장에선 각별한 경계감을 유지하고 채권시장에서도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때 정부의 긴급 바이백,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등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 등 경제·금융여건 악화 시 불거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들도 긴밀히 협력하며 관리해나가겠다"고 했다.

한미 금리역전 임박... 이창용 "빅스텝 아직 고려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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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올린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금리 인상 관련 뉴스를 켜놓고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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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연일 고공행진하는 물가 탓이다. 이번 인상으로 이전까지 0.75∼1.00% 수준이었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1.75%으로 크게 올랐다. 한국 기준금리와의 격차 또한 기존 0.75∼1.00%p에서 0.00∼0.25%p로 좁혀졌다.

게다가 미국의 큰 폭 기준금리 인상은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정례회의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0.5%p 또는 0.75%p(를 인상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에서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올해 말 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의 대응 여부에 따라 한미간 금리 역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기축통화이자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를 좇아 국내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본격화하면 국내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 절하에 따라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취재진으로부터 '한·미 기준금리 역전'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우리보다 빠른 게 사실"이라면서도 "(한미간) 금리 차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빅스텝(한 번에 0.5%p 금리 인상)'을 결정할지 묻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고려한 바 없다"면서도 "다음 금통위 회의까지는 3~4주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때까지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