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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 잘 사는 법이 궁금했던 저는 자람패밀리(부모의 성장을 돕는 사회적기업)에서 자람지기로 일하며 부모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요즘 부모 다시보기' 시리즈는 '요즘 부모'들을 대표해 '부모나이 11살'인 제가 부모학 전문가 자람패밀리 이성아 대표에게 묻고 들은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기자말]
'부모=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는 정의 하에서는 부모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아이를 키우는 것'에 초점을 두게 됩니다. 부모교육은 양육교육이 되고,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되지요. 아이도 잘 키우고 싶고, 나도 잘 살고 싶은 '요즘 부모'들에게는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요?

- 부모가 되기 전에는 부모를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고 그 정의가 이상하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부모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라고 물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엄마, 아빠'라고 해요. 처음엔 뭐 이렇게 성의 없는 대답이 있나 싶었는데 '엄마, 아빠처럼 사는 거요'라는 말에 그게 어떤 건지 궁금해졌어요. 물어봤더니 '자기 좋아하는 일도 열심히 하고, 가족들에게 잘 하고, 우리랑 같이 있는 걸 좋아하고, 같이 하고 싶어하시는 것도 많고... 가끔 잔소리도 하시고 화도 내시고… 우리 땜에 울기도 하시고' 이런 식으로 쭈욱 이야기를 하는데 뜨끔하기도 하고 웃음도 나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부모'를 떠올렸을 때 어떤 내 모습을 떠올리길 바라시나요?
 우리 아이가 "부모"를 떠올렸을 때 어떤 내 모습을 떠올리길 바라시나요?
ⓒ cocoandwifi,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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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아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가 처음 나온 게 신기해요.
"그렇죠? 오늘 나와 내 배우자가 사는 모습이 이 아이들에게 '부모살이'의 또다른 정의가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을 보고 자라고, 우리 사회가 부모에게 아이를 키우는 역할을 무척 강조하니 그 영향이 클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아이 키우는 사람'으로만 살기를 바라지는 않으시지요? 그러니까 더욱 더 우리가 오늘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나와 아이, 모두의 삶에 중요한 '부모'

- 부모는 아이를 위해 모든 걸 내어줘야 한다는데 나는 왜 가끔 억울하지? 내가 이기적인가 싶어서 그 마음을 덮어버리기 바빴어요. 아이도 잘 키우면서 나도 잘 사는 방법을 찾고 싶은데, 우선 아이부터 잘 키우라고 하니 '내가 잘못됐나?' 싶었고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좋은 부모가 되겠다'고 다짐을 해요. 부모라는 역할이 아이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나와 아이의 삶 모두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받아들이는 거예요."

- 저는 잘 하고 싶은 마음과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확 몰려왔던 기억이 나요.
"다들 같은 마음일 거예요.. 그래서 열심히 하는데 예상과 달라요. 너무 중요하고 잘 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는데 예상과 다르면 '어, 이거 뭐지? 뭐가 잘못된거지?' 의문이 생겨요. 스스로 대답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요. 나를 주어로 스스로 대답을 해보다보면 또 많은 것들이 달리 보일 거예요."

-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서 부모교육을 참 많이 찾아 다녔었어요. 그런데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를 위한 교육'이라고 해서 찾아가고, '행복한 부모를 위한 교육'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다 양육법에 대한 이야기만 해요. 분명히 부모교육이라고 했는데, 왜 양육 이야기만 하지? 아이만 잘 양육하면 되는건가 싶었어요. 
"부모는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는 프레임에서는 부모를 위한 교육이 '아이의 특성과 발달을 이해해야 하는 교육'이니까요. 부모에겐 양육교육도 필요하지만 부모들이 겪는 고충, 그 고충에 대처하는 법 등 부모가 된 한 사람을 위한 교육이 필요해요."
 
양육교육과 부모교육은 따로 있어야 합니다.
 양육교육과 부모교육은 따로 있어야 합니다.
ⓒ climatereality,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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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부모가 되기 전의 나와 부모가 된 나는 분명히 다르고, 내 삶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어요. 그게 궁금했는데 알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저는 셋째를 만나고 나서야 그 차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느날 막내 현우가 뭔가 맘에 안 드는 지 떼를 쓰며 우는데 화가 나기는 커녕 그 모습이 귀엽게 보이는 거에요. '아이고~ 이제 자기 고집도 생겼네'하는 마음이 들면서요. '어? 이상하다.. 내가 왜 이 상황에서 이렇게 평온하지? 예전엔 안 그랬는데? ' 그렇게 아이 말고 엄마인 제 자신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져봤지요." 

- 이유가 뭐였어요?
"아이들이 4~5세 무렵이 되면 자기 주도성이 생겨서 맘대로 되지 않을 때 떼를 쓰고 주장이 강해진다는 건 첫 아이 때도 알고 있있어요. 그 때 아이에게 왜 우는지, 뭘 원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등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도요. 그래서 '건우야~ 왜 울어?' 라고 다정하게 물어보려고 노력했고요. 그런데 그렇게 묻는다고 아이가 바로 울음을 멈추나요? 삼세판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 울어. 울지 말고 말을 해야 알지!' 이런 모드로 넘어가기 쉬웠지요. 둘째 진우때는 그나마 좀 익숙해져서 한 다섯 번 정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고. 진우는 순한 아이여서 그렇게 떼를 쓰고 운 적이 별로 없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떼쓰고 우는 어린 아이'를 현우를 통해 다시 만난 거지요." 

- 그런데 현우에게는 화가 안 나셨다는거잖아요?
"네… 뭐 언제나 그런 건 아니고요. (웃음) 그날 저에 대해 이해하게 된 게 있다는 거에요. 건우, 진우에게도 '왜 울어?'라고 물었지만 저는 그때 아이 울음을 그치게 하겠다는 마음만 앞서 있었지 아이가 왜 우는지는 그렇게 궁금하지 않았더라고요. 엄마니까, 아이가 울면 달래야 하고, 잘 달래지지않는다는 건 내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거고,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그런데, 현우가 울면 진짜 왜 우는지 궁금해졌고요. 울만한 이유가 있나보다 싶기도 했어요. 물론 그 이유가 어른인 제 기준에서는 사소한 것들이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이유를 알고 나면 제 안에서 조급한 마음이나 자책감이 들지 않아요. 느긋해지고 한 발짝 떨어져서 아이를 기다려 줄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날 아이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부모인 나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이가 울고 떼를 쓸 때 그 아이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만큼, 나는 그 상황을 왜 유난히 힘들어하는지, 혹은 어떻게 잘 견디는지... 나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해요. 중요한 나머지 반쪽도 잘 챙겨보자는 마음에서 부모교육 대신 '부모학'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어요."

부모가 주인공이 되는 '부모학'

- 부모학이요? 
"아동학은 아동의 특징, 발달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아교육 및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잖아요. 마찬가지로 부모학은 부모를 중심에 두고 부모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어떤 어려움을 겪으며 어떤 발달단계를 거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가는 거지요. 양육을 위한 환경적 조건으로 부모를 보는 게 아니라  성인발달과 가족발달주기 안에서 '부모'의 삶을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부모학에서는 부모가 된다는 것을 아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한 어른으로의 성장 과정이라고 봅니다." 

- 어떻게 하면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부모가 되고 내가 겉만 자란 어른이었구나 싶을 때가 있거든요. 아이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주고 싶은데, 부끄러울 때가 더 많아요. 
"성인기에 접어든 나에 대해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하나 하나 실천하다보면 좋은 부모,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부모가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한 시대에요."
 
부모학에서는 스트레스, 기질, 감정 등 부모가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주제들을 다룹니다.
 부모학에서는 스트레스, 기질, 감정 등 부모가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주제들을 다룹니다.
ⓒ 자람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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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들면 어떤 교육이 있을까요?  
"제일 먼저 생각했던 건 자신의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었어요. 부모가 되면 긴장과 불안이 커지잖아요. 그런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을 자꾸 욱하는 부모, 화가 많은 부모라고 꼬리표를 달아버려요. 스스로를 분노조절장애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기질'에 대한 이해도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타고난 기질을 이해하면 나와 아이에게 맞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고 잘 키울 수 있다는 관점은 아이 관점이고요. 부모인 우리가 기질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 건 좀 다르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렇게 부모들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해 지금도 여전히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요."

- 제가 자람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9개의 주제가 부모학의 기본인 거군요. 저도 부모로 살며 생기는 궁금증과 의문들을 풀어가며 아이도 키우고 나도 키우고 싶어요. 공부도 더 하고 싶고요.
"부모로 사는, 그리고 부모의 삶에 관심을 가진 우리 모두는 '부모학자'가 될 수 있어요. 연구란 건 책상 위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거든요. 모든 연구의 결과물은 더 윤택하고 좋은 삶을 위한 거에요.  부모인 우리가 그런 경험을 잘 나누고 서로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래요."

덧붙이는 글 | 자람패밀리(https://zaramfamily.com/)는 부모인 나와 가족의 행복한 삶에 대해 연구하고, 부모들의 연결과 성장을 돕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이 시리즈는 브런치에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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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습니다. 좋은 부모,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 좋은 삶을 함께 누리고 싶습니다. 자람패밀리에서 부모를 공부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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