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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한다고 여기는 게 많지만 완고한 현실의 벽 앞에서 도무지 바뀌지 않을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일이 적지 않다. 하나 세상사 변화는 어찌 보면 생각보다는 빠르게 이뤄지기도 한다.

설탕 무역의 달콤함 이면에 인간의 피가 담겨있는 추악하고 야만적인 일에 대한 자각이 있었다. 야만에서 문명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노예무역 폐지'가 처음 제기되어 받아들인 영국에서의 예가 그렇다. 이를 폐지하는 법안이 제출된 것이 1787년, 이후 20년간 11번째 도전을 통해 마침내 1817년 압도적인 표차로 하원을 통과한다.

이를 다룬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세상의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담고 있다. 물론 이 시간조차 적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울러 당사자나 관련자들에게는 장구한 인생사의 일이었을 것이다.

'크리티컬 매스'라는 용어를 자주 쓰는 집단이 있다. 자전거인들에게서 자주 활용되는 이 구절은 사실 물리학적 개념에 바탕을 둔 사회학 용어다. '물리학적 변화를 이루기 위한 임계 질량'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쌓이고 누적된 노력들이 일정 시점에 이르러 질적 변화로 표출됨을 의미한다.

오일쇼크라는 사회적 위기라는 호재가 있었지만 네덜란드에서의 자전거로의 전환도 수많은 자전거인들의 요구를 바탕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베를린의 '별의 경주', 우리나라의 '발바리 운동', 헝가리의 'I Bike budapest'등이 그에 해당한다. 이런 꿈을 꾸고 20여 년째 이어가고 있는 'I Bike Daegu'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구의 자전거 시민운동 단체는 여러 활동성과등을 모아 최근 'I Bike Daegu 시민 클럽'을 창립했다. 이들은 '자전거면 충분하다', '탄소중립 건강도시'등의 구호와 주장을 담은 깃발을 내걸고 한달에 한번씩 캠페인성 라이딩을 한다.
▲ "I Bike Daegu 시민 클럽" 활동 모습 대구의 자전거 시민운동 단체는 여러 활동성과등을 모아 최근 "I Bike Daegu 시민 클럽"을 창립했다. 이들은 "자전거면 충분하다", "탄소중립 건강도시"등의 구호와 주장을 담은 깃발을 내걸고 한달에 한번씩 캠페인성 라이딩을 한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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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의 자전거 사회운동 그룹이 모였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이니 이 과정만 17년째다. 이전의 노력을 포함하자면 이미 20년을 경과하였다. 이 활동에 주된 역할을 하며 참여하고 있는 정현수 대구 녹색소비자연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꿈꾸는 자전거를 다루었다.

정 대표는 개인적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참여하는 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일상으로 받아들였다. 애초 관심사는 거리에서의 보행권이었는데 점차 자전거에 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개별적인 활동들을 모아 조직적인 운동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경. 몇 가지를 중심에 두고 활동을 펼쳤다. 그중 하나는 '자전거 마일리지 운동'으로 자신의 이동거리를 마일리지로 환산해 재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는 이후 '에코바이크' 애플리케이션으로 발전했다.

시민들과 함께 연중 몇 차례씩 열리는 '자전거 대행진'을 통해 자전거 문화를 확산시키는 한편 좀 더 조직적인 활동가들을 모아 진행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후 17년째 '자전거면 충분하다', '탄소중립'과 같은 구호의 깃발을 달고 한 달 한차례씩 같이 달리는 활동을 펴왔다. 최근에는 이를 승화시켜 'I Bike Daegu 시민 클럽'을 꾸렸다.

이들은 함께 모이기 힘든 출근시간 대신에 퇴근 시간대에 모여 대구 시내를 함께 달린다. 그리고 이 운동을 확산시켜 나갈 방법과 아이디어를 토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50여 명의 회원이 가입했고 적게는 몇 명에서 많게는 20~30명의 회원들이 모여 함께 진행한다고 한다.

'조금씩 변화가 감지됨을 느껴요'
 
'I Bike Daegu'활동을 이끌어 가는 주요 멤버중 하나인 정대표는 자전거 관련 시민운동을 20년간 함께 해왔다.
▲ 대구 녹색소비자 시민연대 정현수 대표 "I Bike Daegu"활동을 이끌어 가는 주요 멤버중 하나인 정대표는 자전거 관련 시민운동을 20년간 함께 해왔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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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운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건강하고 활력 있는 도시를 바라고 있어요. 내가 살아가는 도시가 재미있고 매력적인 도시가 되기를 늘 바래요. 한 때는 절망하고 좌절할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게 있더군요. '도시의 한가운데서 희망을 노래하리라'였어요.

그래서 인라인스케이트 활동을 했고,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만났어요.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많은 도시, 걷는 사람이 많은 도시 그리고 차 없는 거리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그런 도시를 만들고 싶어요. 자전거는 이를 이룰 좋은 친구이자, 멋진 도구입니다."

- 이 활동을 접하는 차량 운전자나 다른 자전거 이용자들의 시선과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무조건 싸웠어요. 나의 권리와 주장을 보장받기 위한 몸부림이었어요. 자전거를 위협하는 차량 운전자가 있으면 가만있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저를 도로의 무법자로 부르곤 했어요. 하지만 조금씩 변화를 느낍니다.

자동차 운전자도 잠재고객(자전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협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다들 철들었다고 말합니다. 기후위기에 대해 시민들의 인식이 서서히 확대되면서, 자동차 운전자와 자전거를 타는 분들이 확실히 자전거 타는 것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껴요"

- 크리티컬 매스의 임계질량의 개념으로 보자면 어느 규모와 시점에 이를 것으로 가늠할 수 있을까요?
"인라인 대행진이 2000년대 초반에 굉장히 활성화되었어요. 1만여 명이 참여했을 때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봇물 터지듯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시민들이 거리 곳곳으로 확산되었죠. 매주 금요일 저녁 10차선을 막고 인라인 거리도 만들어졌죠. 갑자기 경찰청에서 도로교통법을 적용하며 '인라이너'에게 벌금을 매기기 시작했어요. 순식간에 무너졌어요. 인라인 대행진도 불허하고.

이후 알아보니 승용차 운전자들이 '왜 단속을 안 하는지' 항의를 많이 했다고 해요. 방송에 나가 녹색교통의 중요성에 대해 토론회도 하고, 항의도 했지만 힘이 모자란 것 같았어요. 대구에서의 임계점은 1만 명 정도로 생각해요. 이를 위해선 최소 100명의 자전거 활동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I Bike Daegu 시민 클럽'을 만든 이유죠."

- 자전거 도시 대구는 확신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함께 할 꽤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전거 마일리지 활동과 자전거 대행진, 바이크 버스 캠페인, 자전거로 떠나는 도심여행,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모아가고 있습니다. 한일극장 앞에 지하보도 개설 후 잃어버렸던 횡단보도 되찾기 운동을 성공적으로 했고 차 없는 거리 만들기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어 왔습니다."

- 자동차와 자전거 운전자, 도시계획자(시청?)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멋진 도시를 함께 만들어 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동차 운전자도 내리면 보행자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 됩니다. 아이들이 학교 갈 때 자전거를 타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사회, 어른들이 자동차 위협 없이 편안하게 마을을 거닐 수 있는 사회,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로부터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자동차 중심으로 이룬 교통이 기후위기를 초래한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수송부문에서 너무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습니다(대구의 경우 40% 가까이 차지). 모두가 힘을 모아 해결해 가야 할 분명한 우리의 일입니다."
 
최근 20년간의 자전거 시민운동을 통해 'I Bike Daegu 시민클럽'을 발족했으며 이들은 한달에 한번씩 캠페인 라이딩을 한다.
▲ "I Bike Daegu"의 캠페인 라이딩 최근 20년간의 자전거 시민운동을 통해 "I Bike Daegu 시민클럽"을 발족했으며 이들은 한달에 한번씩 캠페인 라이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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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자란 대구에서 삭막하고 답답한 현실에 희망을 만들어 갈 꿈을 꾸는 정현수씨, 그 희망의 가장 가까이 확신하는 것이 정 대표가 느끼는 자전거라 할 수 있다. 20년간 꿈꾸며 여러 활동을 통해 지치거나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전진해 나가는 그들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는 '자전거면 충분하다'라고 내건 깃발에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쌓이고 누적된 임계질량 극복을 통해 수많은 자전거인들이 자유롭고 활기차게 모여 만들 축제와 같은 날을 상상한다.

오늘도 이들은 '나는 대구에서 자전거를 탄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루어질 축제의 날을 꿈꾸며 자전거 도시 대구를 향해 중단 없는 페달질을 이어가고 있다.
 
I bike Daegu의 모티브가 되는 I bike Budapest는 해마다 수만명(최대 10만이 모이기도 했다고)의 자전거인이 모여 자전거 축제를 즐긴다.
▲ I bike Budapest I bike Daegu의 모티브가 되는 I bike Budapest는 해마다 수만명(최대 10만이 모이기도 했다고)의 자전거인이 모여 자전거 축제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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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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