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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지하
 시인 김지하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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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고난과 시련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2002년에 '정지용문학상'ㆍ'만해문학상'ㆍ'대산문화상'을 수상했다. 시인 정지용의 문학적 성과와 문학사적 위치를 기리기 위해 1989년 '시와 시학사'에서 제정한 '정지용문학상'은 제14회 수상자로 김지하를 선정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정지용의 흉상이 새겨진 순금 메달이 수여되고, 시와 시학사에서 발간하는 시 전문 계간지 <시와 시학>에 특집 시인으로 다루어진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백학봉(白鶴峰)>이다.

 멀리서 보는
 백학봉
 슬프고
 두렵구나

 가까이서 보면 영락없는 
 한 마리 흰 학

 봉우리 아래 치솟은 
 저 팔층 사리탑
 고통과 
 고통의 결정체인 
 저 검은 돌탑이
 왜 이토록 아리따운가
 왜 이토록 소롯소롯한가 

 투쟁으로 병들고 
 병으로 여윈 지선(知詵) 스님 얼굴이
 오늘 
 웬일로 
 이리 아담한가
 이리 소담한가
 산문 밖 개울가에서
 합장하고 헤어질 때
 검은 물 위에 언뜻 비친
 흰 장삼 한 자락이 펄럭

 아
 이제야 알겠구나
 흰 빛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을. (주석 8)
 
김지하 시인은 "부끄러움이 훗날 시와 예술에도 중요한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 김지하 시인은 "부끄러움이 훗날 시와 예술에도 중요한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지하 시인은 "부끄러움이 훗날 시와 예술에도 중요한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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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상복이 터졌다. 창작과 비평사가 주관하는 '만해 문학상'이 주어졌다. 수상작은 갓 출간한 시집 <화개>였다. 만해 한용운의 업적을 기리고 문학정신을 계승하여 민족문학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창작과 비평사가 1973년에 제정하였다.

이 상은 등단한 지 10년이 넘은 작가를 대상으로 최근 3년 간의 문학적 업적을 살펴 시상해오고 있으니 수상 작가에게는 상금 1천만원을 주었다. 

'대산문화상'은 교보생명 창립자 대산 신용호의 뜻을 받들어 농촌사회 복리 증진 도모를 목적으로 1991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농업ㆍ농촌 지원 공익재단이다. 그는 제10회 '대산문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또 2006년 제10회 '만해대상 평화부문상'을 받았다. 재단법인 만해사상실천선양회의 만해대상 심사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시상 이유를 밝혔다.(발췌)

김지하(1941~) 시인은 1969년 <시인>지로 등단한 이래 깊이 있는 휴머니즘 정신과 치열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분단극복과 민주화 실현이라는 이 땅의 핵심과제와 중심문제를 제기하면서 그 극복과 해결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전개해 온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생명사상가이고 평화운동가이다. 

그는 60~70년대 오랜 영어 생활 속에서도 "시드는 힘과 새로 피어오르는 모든 혐의/기인 싸움을 알리는 쇠나팔소리"로써 온전한 생명공동체 실현을 붕괴시키는 권위주의 정권, 지배권력층에 대한 치열하고 일관성 있는 저항운동을 통해 질곡의 역사에 민주화의 등불을 밝히려 노력해왔다. 

출옥 후 80년대부터 그는 파괴와 죽임의 문화까지도 생명의 언어로 포용하고 순화시켜 내면서 생명과정을 존중하고 생명가치를 고양시키는 생명사상을 주창하고, 그것을 인류사적 차원의 평화운동으로 이끌어 올리는 사상적ㆍ실천적 노력을 줄기차게 전개해 가고 있는 이 땅의 선구적인 생명사상가ㆍ평화운동가로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그 중요성과 위치를 평가받아 왔다. 그는 문학창작과 실천적인 민주화 투쟁, 그리고 생명공동체 실현과 우주공동체의 실현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21세기에 들어서서는 민족사적 범주를 넘어 세계문명사적 차원에서 평화사상의 탐구와 실천적인 노력을 전개해 가고 있는 것이다. 

김지하의 삶과 문학은 정치와 문학, 투쟁과 사랑, 사상과 실천이라는 자칫 분리되기 쉬운 모순명제를 생명사상과 평화사상이라는 화두로 꿰뚫어냄으로써 이 땅 문학사와 정신사에 일대활로를 타개해 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와 가치가 드러난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21세기 들어서 그가 <생명과 평화의 길>(2005)이라는 저서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길'이라고 명명한 새로운 평화운동 내지 사상사적 화두를 열어가기 시작하면서 "전세계, 동아시아, 그리고 한반도의 남과 북 앞에 새 문명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만해의 〈조선독립의 서〉에 보이는 '민족자주와 세계평화에 대한 대세계적 의무'의 맥락을 계승하여 21세기 인류문명사와 정신사적 위기를 타개할 대안과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로서 충분히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가 고난과 역경 속에서 굴하지 않고 줄기차게 꽃피워 온 이러한 생명의 언어와 평화운동의 메시지는 21세기 인류문명사에 있어서 제3의 물결을 열어갈 것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우리는 김지하 시인을 2006년도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로 선정하는 바이다.(글/김재홍 심사위원)


주석
8> <회고록(3)>, 340~342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시인 김지하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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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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