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몬스터즈를 상대로 호투 펼친 충암고 좌완투수 윤영철

1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몬스터즈를 상대로 호투 펼친 충암고 좌완투수 윤영철 ⓒ JTBC


1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우천취소 등을 이유로 3주 만에 모인 몬스터즈 선수들은 2차전에서도 충암고를 꺾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몸이 좋지 않아 재활 과정을 밟은 좌완투수 장원삼이 무려 63일 만에 선발로 출격했다.

일주일에 한 경기를 치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처음으로 이틀 연속 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이었다. 만약 몬스터즈가 2차전을 내줄 경우 이튿날 다시 충암고등학교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했다. 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을 고려하면, 2차전을 놓칠 경우 3차전까지 그 여파가 이어질 것이 유력했다.

게다가 대학리그 경기 일정 관계로 충암고와 2차전에 나설 수 없었던 몬스터즈의 주전포수 윤준호의 공백도 우려됐다. 교체 없이 마지막까지 안방을 책임져야 하는 이홍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였는데, 우려는 곧 현실이 되고 말았다.
 
 1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여러 작전으로 몬스터즈를 흔든 충암고 이영복 감독

1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여러 작전으로 몬스터즈를 흔든 충암고 이영복 감독 ⓒ JTBC

 
'1라운드 지명 유력' 윤영철의 쇼케이스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몬스터즈였다.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충암고 선발투수 이호진의 체인지업이 높게 몰린 것을 놓치지 않은 정성훈이 솔로 아치를 그렸다. 고척스카이돔의 구조물을 맞출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였다.

홈런 허용 이후 볼넷과 안타, 몸에 맞는 볼로 세 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하자 충암고 이영복 감독이 움직였다. 주저하지 않고 '필승카드' 윤영철을 호출했다.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어 2023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 지명이 확실시된다. 지난 달 25일에 막을 내린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서도 장충고등학교와 4강전에서 호투를 펼쳐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이미 몬스터즈 타자들이 1차전에서 공을 봤지만, 윤영철의 위력은 대단했다. 첫 타자 서동욱을 공 3개로 삼진 처리한 윤영철은 안정감 있는 제구력을 앞세워 김문호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결정구로 던진 바깥쪽 패스트볼이 시속 144km까지 나왔다. 이영복 감독은 "역시 윤영철이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이 더 좋아졌다고 평가한 몬스터즈 선수들도 윤영철의 재능을 인정했다.

3회초와 4회초에 각각 1점, 2점을 내주면서 잠시 흔들렸던 윤영철은 이영복 감독의 믿음 속에 계속 마운드를 책임졌다. 적절한 볼배합으로 몬스터즈 타자들을 요리하면서 5회초와 6회초를 무실점으로 삭제했다. 곧 프로 지명을 앞둔 윤영철 입장에서는 결과를 떠나서 이날 경기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 말미에 나온 8일 방송분에서도 여전히 윤영철은 마운드에 올라와 있었다. 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혼신투'로 반격에 나선 충암고에게 첫 승을 안기려는 의지가 강했다. 윤영철의 프로 지명을 기다리는 야구 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1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송구에 대한 불안함을 나타낸 몬스터즈 포수 이홍구

1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송구에 대한 불안함을 나타낸 몬스터즈 포수 이홍구 ⓒ JTBC


프로 출신도 속수무책... '입스'에 무너진 이홍구

윤영철이 추가 실점을 최소화하는 사이 충암고도 따라붙기 시작했다. 장원삼에 이어 마운드를 이어받은 몬스터즈의 두 번째 투수 송승준의 투구수가 점점 많아졌고, 상대 벤치에서는 이 점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경기 초반부터 흔들린 몬스터즈 야수들의 잔실수도 경기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믿었던 이택근과 정근우는 물론이고 홀로 안방을 지켜야 하는 포수 이홍구까지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특히 송구 실패에 대한 걱정에 휩싸여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는, 이른바 '입스'가 이홍구를 괴롭혔다.

포수가 불안하면, 마운드에서 포수만 믿고 공을 던져야 하는 투수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6회말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이대은은 패스트볼 최고시속이 145km까지 나올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으나 결국 이날도 '멘탈'이 문제였다.

기습번트와 센스 있는 주루로 내야진을 흔든 충암고는 한 점씩 따라붙더니 마침내 6회말 역전에 성공했다. 이미 6회 말에만 4점을 뽑아내면서 타순이 한 바퀴를 도는 등 분위기를 제대로 끌어올렸다.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3차전으로 승부를 끌고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홍구는 1군에서만 무려 400경기 넘게 소화한, 나름 경험이 있는 포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업 포수 없는 가운데서 책임감과 부담감을 떠안아야 했던 것이 플레이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몬스터즈 선수들이 <최강야구>에 얼마나 진심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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