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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트_2022] 931원 송금한 일본에 강제노역 피해 할머니 "애들 과자값도 안 되는 돈을 보내왔다" 눈물
 [실트_2022] 931원 송금한 일본에 강제노역 피해 할머니 "애들 과자값도 안 되는 돈을 보내왔다" 눈물
ⓒ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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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어린 학생을 거짓말로 일본에 데려가서 거지도 못 먹을 밥을 줬다. 이제는 애들 과잣값도 안 되는 돈을 보내왔다. 도대체 어디에 쓰라고 이 돈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지난 4일 오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릎 꿇고 백번 사죄해도 부족할 판에 일본 정부는 90대 피해 할머니들에게 껌 한 통 값도 안 되는 돈을 지급해 또 한 번 피해자들을 우롱했다"며 일본의 이러한 행태를 규탄했습니다.

앞서 일본연금기구는 지난달 강제노역 피해자인 정신영(92) 할머니에게 77년 전 화폐가치를 그대로 적용해 후생연금(노동자연금보험) 탈퇴 수당 99엔(931원)을 지급했습니다. 후생연금은 일본 정부가 한국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당시 가입한 연금을 탈퇴하는 수당으로 지급한 돈입니다.

정 할머니는 "15살 어린 학생을 거짓말로 일본에 데려가서 거지도 못 먹을 밥을 줘놓고 이제는 애들 과잣값도 안 되는 돈을 보내왔다. 무슨 마음으로 이 돈을 송금했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신영 할머니는 1944년 5월 만 14세의 나이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고야 항공기제작소로 끌려갔습니다.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정 할머니는 해방 이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단체는 "후생연금의 존재 사실을 감춰온 것도 모자라 마지못해 수당을 지급하면서도 일본 정부는 피해자의 인권을 다시 한번 모독했다"면서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99엔 지급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미지급 임금과 연금 기록을 전면 공개해 제대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일본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일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제발 과거사 반성하고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 "이 억울함을 다음 세대인 우리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는 한국 정부의 대응에 마뜩잖아했습니다. "타국에서 대놓고 자국민 농락하는데 정부가 뒷짐 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게 윤석열 정부가 거둔 외교 성과냐", "정부가 일본에 애걸하는 형국이니 피해자분들이 이런 모욕을 당하는 것이다. 일본의 독도 도발과 역사 왜곡에 말 한마디 못하는 정부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할머니 같은 피해자가 나온 근본적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정치인들 같은 사람들이 그때도 똑같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한 누리꾼은 같은 날 있었던 박진 외교부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회담 내용을 언급하며 "이런 지경인데도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를 위한, 일본 자산의 현금화를 늦춰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지경이니 일본이 한국을 깔보는 것이다"라며 "일본으로부터 얼마나 더 무시를 받아야 하는 거냐"고 일갈했습니다. 

박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를 비롯한 양국 현안 해결을 위해 일본 측의 성실한 호응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양국 관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목으로 한국 정부는 민관협의회를 가동하며, 가해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특별현금화(매각) 명령 사건이 계류된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피해자 측은 "의견서 제출이 피해자의 권리 행사를 실질적으로 제약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민관협의회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태그:#강제노역, #정순영, #931원, #99엔,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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