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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에서 김지하 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에서 김지하 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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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감동적인 울림이나 메아리보다 신념에 찬 확신으로 발언하고 행동했다.

"시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럈다."(<오적>)
"나는 너스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잘라 말하겠다."(<죽음의 굿판>) 

'신념에 찬 확신'이었을까.
그는 다시 민주진영의 인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제17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2012년 11월 26일 밤 보수단체 범시민단체연합의 시국강연회에서였다.

"여자에게 현실적인 일을 맡기고 남자는 이제 첫 이마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3,000년 모권제 억압 이전의 신성공동체에의 사관 즉 여무 말입니다. 남자가 도와야 합니다." (주석 1)

김지하는 며칠 후 장모의 원주 토지문학관에서 박근혜의 방문을 받고 거듭 지지 의사를 밝혔다. 언론 인터뷰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여자의 시대다. 다른 나라의 꽁무니 따라갈 때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에 이어 새로운 인류문명사를 개척할 메시지를 발하고 있다. 전 세계에 다가오는 달과 물과 여성의 시대, 못난 놈들의 시대에 앞장서는 리더십을 결정하는 문제에서 여성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 박근혜 지지가 변절이라는 비판도 있다. 
"뭐가 변절이냐? 누가 내 동지냐? 민주화운동이 무슨 당에 속한 것이냐? 한국어를 오염시키지 말라."

- 문재인 후보 등 현재 야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문재인은 노무현의 주장을 되풀이하지 자기 생각이 없다."

- 안철수 전 후보는 어떠한가.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문재인이 내 생각과 달랐다'고 말했다. 그런 것도 모르고 연대하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융합과학을 한다고 하는 데 공약을 보면 융합이라는 뜻을 정치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 정치에서는 순간이 영원이다. 그런 면에서 무능하다." (주석 2)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에서 김지하 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에서 김지하 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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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소신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에 속한다. 

당시 대선에는 유례없이 많은 문인들이 정치적 입장을 표명했다. 문재인 멘토단에는 안도현 선대위원장을 주축으로 신경림, 정희성, 구중서, 염무웅, 현기영씨 등 한국작가회의 소속 원로들이 대거 합류했다. 공지영 현 부이사장은 문재인 후보 당선을 위해 단식기도 중이며 황석영, 정도상씨 등 단일화 촉구 모임도 막판 지지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 시인은 박근혜 캠프의 지지 권유를 받고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밝혔다.

"나에게는 '원수의 딸'이다. 그러나 총탄에 부모를 모두 잃고 혼자 외롭게 살아온 내공을 높이 사고 싶다. 다가오는 시대는 부드럽고 경험 있는 여성이 이끌어야 한다. 백범 김구가 말했던 문화의 힘이 개화하며 국운이 흥성하는 시기에 여자 대통령, 남자 총리라는 남녀 이원집정제가 실현돼야 한다" (주석 3)고 말했다. 

격렬한 비판이 나오고 작가회의에서는 반박 성명을 준비했으나 논의 끝에 일을 더 키운다는 이유로 보류하였다. 김지하의 언행을 비판한 신승환(가톨릭대 교수)의 <'자기부정의 지성' 그만 두시라>의 중간 부분이다. 

유신의 최대 피해자가 유신본당을 지도자로 모시겠다는 분열보다 더 냉소적인 지성은 어디 있을까. 

지성은 자기 성찰적이다. 지성은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자기 비판에서 찾는다. 자기비판에서 출발한 지성은 모든 허위와 거짓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면서 새로움을 찾는다. 시대의 무의미와 허무를 넘어 존재와 의미를 새롭게 세우는 것이 지성의 과제이며 의무이지 않을까.

진지하게 부탁드린다. 이제 그만하시라고!

그래도 한 시대의 분노를 온몸으로 표현하셨으니 시대의 불만을 그냥 삭이기 힘들면 가까운 이를 불러 술 드시면서 목소리를 높이시라. 다만 그 목소리가 담장을 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 시대를 영웅적으로 장식했으며, 그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민주화의 한 탑을 스스로 배반하고 부정하는 상징으로 재현될 것이다.

결코 자기부정과 분열된 지성의 상징으로 그가 자리 잡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주석 4)


주석
1> <경향신문>, 2012년 12월 6일.  
2> 앞과 같음. 
3> 앞과 같음.
4> 앞과 같음.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시인 김지하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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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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