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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낙동강 김해 대동선착장 부근의 녹조
 8월 4일 낙동강 김해 대동선착장 부근의 녹조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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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10일 오전 9시]

환경부가 수돗물 녹조 독소 검출 논란과 관련해 또다시 입장을 밝히며, 마이크로시스틴(조류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환경부 발표 자료가 핵심을 비켜가고 있다는 점에서 수돗물 불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말 대구MBC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승준 부경대 교수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대구시 정수장 3곳이 각 가정으로 공급하는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을 검출했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수돗물서도 검출, 정부가 방치한 이 '환경재난' 어쩌나 http://omn.kr/202wz ). 이에 대해 환경부는 민간 전문가 분석 방식(ELISA법)이 문제 있다면서 자신들이 사용하는 방식(LC-MS/MS법)에선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환경부는 8일 추가 자료를 냈다. 환경부는 '녹조 현황 및 대책' 자료를 통해 대구·부산·경남지역 정수장 5곳의 수돗물을 대상으로, 민간단체의 ELISA법과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분의 LC-MS/MS법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한 결과 두 방법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경부 반박을 믿기 어려운 이유

환경부는 이번 발표에서 원수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행정에 대한 국민 불신에 대해서 그저 믿어달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근거가 빈약하다. 

수돗물 불신의 근본 원인은 첫째, 상수원에 대한 불안이다. 지난 8월 4~6일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는 낙동강 전 구간을 조사하면서 강 전체가 녹조로 뒤덮인 상황을 확인했다.

앞서 6월 낙동강 원수의 마이크로시스틴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EPA)의 물놀이 금지 기준(8 ppb)의 1075배인 8600ppb가 검출됐다. 환경부는 이번 발표 자료에서 정수장 유입 원수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표기하지 않았다. 왜 원수의 녹조 독소 농도는 밝히지 않았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정수 과정에서 99.98% 제거된다고 설명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수장 운영은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실험을 통한 정수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정수 시설 오류와 고장, 정수장 관계자의 실수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해 정수율에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환경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원수의 농도가 높을수록 실제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수 관리는 수돗물 생산과 신뢰의 기본이다. 환경부의 원수 녹조 관리 대책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근본 대책 없이는 수돗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행정에 대한 불신은 수돗물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간단체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 정부가 신뢰받을 수 있으려면 공동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 현재 환경부의 녹조 독소 조사 방법은 마이크로시스틴이 가장 적게 나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환경부 조사 방법에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환경부 자체적으로 조사해놓고,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신뢰할 수 없을뿐 아니라 이해하기도 어렵다. 

앞서 환경부는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 분석한 전문가에게 QC(Quality Contro, 품질관리 : 시험 및 검사 결과의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 수행하는 모든 검정 및 검증), QA (Quality Assurance, 품질보증 : 시험 및 검사결과가 만족하고 있음을 보증하는 것)를 요구하면서 신뢰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정작 환경부는 이번 발표에서 관련 정보를 누락했다.

이번 환경부 조사는 마치 유해업소 단속 정보를 미리 유출하고 단속에 나선 꼴이다. 이번 조사를 앞두고 대구와 부산은 정수 시설 일부를 교체했다는 말이 있다. 또 정수 전처리 과정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빠져 있다. 환경부가 제대로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민간단체와 사전에 협의하고 불시에 정수장 유입수, 정수 등을 조사해야 했다. 이런 과정의 생략은 환경부가 스스로 또 다른 불신을 만드는 꼴이다.

환경부는 "학계에 보고된 마이크로시스틴은 279종이나, WHO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환경에서 발견되는 종은 마이크로시스틴-LR, RR, YR 3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조사한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강마다 마이크로시스틴 종류가 다른데 해외자료를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정수장마다 다른 규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환경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어느 지자체는 4종, 어느 지자체는 5종의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하는데, 이는 공시법 체계 자체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소낙비만 피하자'는 태도로는 안 된다
 
환경운도연합,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등 단체는 지난 4일 오전 낙동강 김해대동선착장에서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 현장 조사'를 벌였다.
 환경운도연합,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등 단체는 지난 4일 오전 낙동강 김해대동선착장에서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 현장 조사"를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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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볼 때, 수돗물 안전에 관한 신뢰는 이번 환경부 발표만으로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2012년 극심한 녹조 창궐에 따라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고, 올해도 이 표현이 회자되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녹조를 방치했던 결과에 따른 현상이다.

녹조 가득한 강물에서 시민들이 물놀이하고 강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어떠한 안전 경고와 안내가 없다. 또 그 강물로 농사를 짓고 수돗물을 생산해서, 결국 쌀, 배추, 무와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 이는 녹조 독소가 우리 환경 전반에 이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국민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 '소낙비는 피하고 보자'라는 태도로 국민건강과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걸 환경부는 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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