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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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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해남으로 귀촌한지 어느덧 4년, 그동안 내 일상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성인문해강사로 활동하며 캠핑 마니아인 남편을 따라 캠핑을 다녀오거나 자그만 텃밭을 가꾸는 것이었다. 

하지만 뒤안 대숲바람과 그 속에 깃들어 사는 새소리에 잠이 깨어 하루를 보내고 논개구리 우는 밤이면 그 소리를 따라 논두렁을 휘돌던 추억길과 흙살을 뒤집어 텃밭을 일구며 깨달은 자연의 순리는 일상의 것들을 넘어 시감이 되었다. 

이런 일상에서 전하는 내밀한 이야기들을 쓴 시들이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2020)로 출간되어 세상에 전해졌다. 

그 후로도 내 일상은 월간 시 카페의 개인 시집과 사이버 아줌마닷컴 유튜브로 낭송되어 전해졌다. 이렇게 일상이 시가 되어 전해진 것이 어느새 80여 편이 넘었다. 

첫 시집은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출간했지만 퇴직 후 연금으로 생활하는 남편의 돈을 축낼 수 없어 시집 한 권 낸 걸로 만족하자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으며 시 월간지 게재나 유튜브로 낭송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런 내게 행운이 찾아들었다. 

다름 아닌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돕는 2022년 하반기 창작준비금지원사업인 '창작디딤돌'에 선정된 것이다. 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기성예술인은 물론이고 신진 예술인들을 위해 상하반기로 나누어 선정된 예술인에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주고 있다. 

거기에 시산맥 출판사에서 공모한 감성기획 시선에 당선되어 지원금으로 시집 출간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며칠 후면 시집 <생이 시가 되다>가 인쇄되어 출간된다. 첫 시집 때보다 더 가슴이 설렌다. 이 시집은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기대가 된다. 

텃밭 흙살을 헤집는다
오랜 가뭄 끝 한차례 소나기 지나갔지만
금세 말라버린 흙은 목마른 절망을 전한다
호미마저 거부하는 담 옆 굳은 땅
쩡쩡 쇳소리까지 내며
닫혀 버린 속내를 전해 온다
그 옆, 물 줘가며 가꾼 완두콩 뽑아낸 흙살
부연 흙먼지 날리지만 살갑게 호미를 안는다
어쩌면 사람살이도 저 흙살과 같은 것
오랜 절망을 품어주고
살가운 이해로 보듬어 안고
뿌리 내린 이들에게 힘 실어
희망 노래 부르게 하는 것
흙살 고르게 펴서
참깨 콩 녹두 토란 심어두고
잘 품어 싹 틔우길 기다리던 날,
흙살 들추고 얼굴 내미는 새순들
참으로 힘겨운 일을 해냈다
저게 바로 희망 품은 것들의 약동인 게다

- '흙살의 노래' 전문


위 '흙살의 노래' 시처럼 텃밭의 일상이 시가 된 것이다. 책 표지의 사진처럼 하얀 눈 속에서도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어린 나무처럼 코로나로 힘든 세상, 경제적으로 힘든 세상, 지구온난화로 힘겨운 세상을 들추는 약동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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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방 신문 객원기자로 활동하다 남편 퇴임 후 땅끝 해남으로 귀촌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의료, 맛집 탐방' 여행기사를 쓰고 있었는데월간 '시' 로 등단이후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를 내고 대밭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둔 새 소리를 들으며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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