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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7일부터 보름간 베트남 답사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으며, 코로나 이후의 베트남 모습을 두루 보여주려고 합니다.[편집자말]
하노이에는 수많은 호수가 두루 존재하지만 이 도시를 대표하는 호수는 단언코 호안끼엠 호수라 할 수 있다.
▲ 호안끼엠 호수의 풍경 하노이에는 수많은 호수가 두루 존재하지만 이 도시를 대표하는 호수는 단언코 호안끼엠 호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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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를 시작하면서 펜을 잡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역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바다를 건너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이루 상상하기 어려웠다. 다만 그 시기를 이용해 내가 사는 경기도를 집중적으로 취재했던 경험은 나의 정체성을 한 단계 발전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도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어 해외입국에 대한 규제도 점차 정상화 되고 있고, 그 이전과 달라진 풍경이 무엇인지 답사를 떠나보고 싶었다. 여전히 여행의 문턱이 높은 중화권과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가까운 나라를 찾았다.

그중 유교문화를 바탕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고, 주위 나라들의 침략을 숱하게 받았던 점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베트남이 한눈에 들어왔다.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나라이기에 지방, 도시마다 차별화된 문화와 음식 또한 이번 답사의 고려 요소 중 하나였다.

남북으로 1700km 길게 쭉 뻗은 국토의 형태를 띠고 있는 베트남은 크게 3가지 지역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베트남 역사상 줄곧 수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도 정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 한국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휴양지 다낭을 중심으로 한 중부, 베트남의 최대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로 나눌 수 있다.
     
베트남의 여행비자 기간이 15일로 제한되는 만큼 보통 여행객들은 전체를 둘러보기보단 3개의 거점으로 각기 스케줄에 맞춰 돌아보지만 필자는 과감하게 남, 북을 전부 훑어보려고 한다. 오감을 통해 베트남의 각기 다른 풍경과 문화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 미래도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각설하고 장맛비가 부슬거리는 인천공항에서 하노이행 비행기를 타고 이곳의 매력을 차차 알아가 보기로 하자.      
 
베트남역시 고조선과 마찬가지로 기원전 2000년 경에 나라를 건립되었다고 전해진다. 반랑국이라 불리는 명칭으로 홍브엉이라는 군주가 세웠다 전해진다.
▲ 베트남의 첫 국가를 세운 반랑국의 홍브엉 베트남역시 고조선과 마찬가지로 기원전 2000년 경에 나라를 건립되었다고 전해진다. 반랑국이라 불리는 명칭으로 홍브엉이라는 군주가 세웠다 전해진다.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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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베트남은 우리나라 고조선과 비슷한 시기에 건국된 반랑국이 존재하고 있었다. 기원전 2879년 훙브엉에 의해 건국되어 18명의 훙브엉이 2621년을 세월을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베트남의 학자들은 기간은 과장되어 있고 현재는 기원전 7세기에 건국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동선 문화를 바탕으로 홍강 델타(지금의 하노이 지역)에서 청동기 문명을 발전시켰던 반랑국은 툭판이 세운 어우락에 의해서 멸망한다. 안양왕이라 불리던 툭판은 그의 후손들에 의해 대대로 번창하는 국가를 만들고 싶어 했지만 앞으로 수천 년 동안 악연을 이어가게 되는 중국 대륙의 공세를 처음으로 맞게 된다.     
 
베트남은 지금의 하노이 일대를 중심으로 국토의 면적을 점차 키워나갔다. 남쪽에는 힌두교 문명을 가지고 있던 참파왕국이 존재했다.
▲ 반랑국의 영역 베트남은 지금의 하노이 일대를 중심으로 국토의 면적을 점차 키워나갔다. 남쪽에는 힌두교 문명을 가지고 있던 참파왕국이 존재했다.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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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중원을 통일한 진시황은 베트남 북부와 인접한 광동성과 광서 민족 자치구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되었다. 이곳에 파견된 장수가 임효와 그의 부장 조타였다. 조타는 진시황이 죽고 이세 황제가 폭정을 펼치는 동안 자립을 꾀한다.

중원이 초한전쟁의 여파로 혼란에 빠지는 사이, 베트남의 어우락을 멸망시키고 광저우에 도읍을 세운 뒤 국가를 세우니 우리가 알고 있는 명칭인 남월이 여기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당시 중국의 남쪽 민족을 월이라 통칭했는데 베트남 여기서 처음으로 월이라는 명칭을 쓴 후 왕조가 교체되는 와중에도 이 이름을 고수한다.     
 
진시황의 수하 장수였던 조타는 초한전쟁으로 중원이 어지러웠던 큼을 타서 어우락을 멸망시키고 남월국을 건국했다. 그때 수도였던 광저우에서는 남월왕의 묘가 발견되 예전의 영화를 짐작해 볼 수 있다.
▲ 남월왕묘의 금루옥의 진시황의 수하 장수였던 조타는 초한전쟁으로 중원이 어지러웠던 큼을 타서 어우락을 멸망시키고 남월국을 건국했다. 그때 수도였던 광저우에서는 남월왕의 묘가 발견되 예전의 영화를 짐작해 볼 수 있다.
ⓒ 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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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의하면 고조선의 위만과 마찬가지로 조타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상투를 틀고 있었다고 전한다. 공교롭게도 한나라 무제에 의하여 멸망하는 운명도 비슷한 시기에 맞이 한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의 지배에 벗어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았지만 베트남은 수많은 항쟁을 거쳐 1000년이 넘는 939년 응오왕조에 이르러서야 그들만의 독립 왕조를 탄생시킨다.

우리나라도 중국, 일본, 몽골 등 수많은 외세 세력의 침략이 있었다곤 하지만 베트남은 독립 이후에도 수많은 외세 세력의 침략을 맞이하게 된다. 아직 영토가 지금의 북부밖에 되지 않던 베트남은 북으로는 여전히 대륙이 호시탐탐 입맛을 다시고 있었고, 남으로는 그들과 다른 이질적인 힌두교 문화를 지니고 있던 참파 왕국이 존재했다.      

어느덧 비행기는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탑승교를 건너자마자 동남아 특유의 습한 더위와 향기가 내 피부에 스며드는 듯하다. 2019년 그때와 마찬가지로 공항 안은 입국하려는 사람들로 여전히 붐볐으며 입국 절차도 간편했다. 단지 차이점이라 하면 나를 비롯한 마스크를 쓰고 있는 한국인이랄까?

마스크를 쓰지 않는 대부분의 서양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듯했다. 먼저 유심을 갈아 끼우고 수많은 택시기사들의 유혹을 뿌리치며 버스정류장으로 나와 공항리무진으로 불리는 86번 버스를 탑승하면서 본격적인 베트남 답사의 여정길이 시작되었다.     
 
프랑스는 베트남을 식민지화 한 이후 그들의 흔적을 도시 곳곳에 세겨놓았다. 하노이 역시 프렌치쿼터를 중심으로 프랑스의 자취가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오페라하우스가 그 중 하나다.
▲ 하노이 오페라하우스 프랑스는 베트남을 식민지화 한 이후 그들의 흔적을 도시 곳곳에 세겨놓았다. 하노이 역시 프렌치쿼터를 중심으로 프랑스의 자취가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오페라하우스가 그 중 하나다.
ⓒ 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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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역사의 중심무대였던 홍강 남쪽에 자리한 하노이는 왕조시대에는 탕롱, 통킹(동경)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하노이를 한자로 읽으면 하내(河內, 강이 많다)라는 뜻인 만큼 실제로 도시면적 중 강과 호수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은 편이다.

넓어서 마치 바다와 같은 서호를 비롯해 바이마우, 동다 등 시내 한복판에 유명한 호수가 더러 있지만 하노이를 상징하고 그 도시 그 자체인 곳을 하나 뽑자면 바로 호안끼엠 호수를 먼저 꼽을 수 있겠다.

하노이는 아직도 이 호수를 중심으로 주요 관공서와 명소가 모여있으며 걸어서 웬만한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둘레가 1,750m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하노이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구시가지와 프랑스 식민시기에 만들어진 프렌치 쿼터가 호수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덧붙이는 글 |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경기별곡 1편),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경기별곡 2편)가 전국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 절찬리 판매 중입니다. 경기도 각 도시의 여행, 문화, 역사 이야기를 알차게 담았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연, 기고 협업문의 ugzm@naver.com


태그:#베트남, #해외여행, #여행, #운민, #경기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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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현재 각종 여행 유명팟케스트와 한국관광공사 등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경기별곡 1편>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 : 경기별곡2편>, 경기별곡 3편 저자. kbs, mbc, ebs 등 출연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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