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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고려대 학생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다.
▲ 고려대 학생식당 가격 인상 9월 13일, 고려대 학생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다.
ⓒ 곽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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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수업 개설 운영을 기본으로 합니다"(고려대, 6월 3일)
"유형(이론/실험·실습·실기)에 관계 없이 대면수업 원칙"(동국대, 6월 15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2022학년도 2학기는 전면 대면수업 실시"(서강대, 6월 21일)


코로나19 팬데믹이 대학을 강타한 지 약 2년 6개월이 지났다. 2022학년도 2학기, 대학들은 '대학 일상 회복 계획'을 시행 중이다. 대면·비대면 수업 혼용 원칙에서 전면 대면 수업 원칙으로 선회한 것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대학생 모두는 캠퍼스로 돌아왔다.

밥상 물가 상승 지속… 대학가 상황은?

한편 2022년도에 먹거리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먹거리 물가란 소비자물가지수 중 식료품, 비주류음료, 음식 서비스 부문을 각 지수와 가중치를 고려해 계산한 값이다. 소득이 낮은 가계일수록 지출 비중이 크다. 요컨대 최근 인플레이션이 밥상 물가에 일희일비할 서민층에게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대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으로 식재료값이 치솟으며 대학 학생식당들은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일각에서는 물가 대란 속에 가격은 올렸는데, 학식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실상은 어떨까. 

한국외대는 9월 1일 학생식당 가격이 인상됐다. 고려대는 9월 19일 학생식당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다. 두 학교를 직접 방문해 대학 캠퍼스 정상화와 밥상 물가 인플레이션 파고를 맞이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9월 13일 오후 12시 30분경, 대학생들이 학교로 향하고 있다.
▲ 외대 정문 앞 사거리 전경 9월 13일 오후 12시 30분경, 대학생들이 학교로 향하고 있다.
ⓒ 곽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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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잘 버티는 수밖에 없다"

13일 낮 12시 44분 외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 입구 앞. 추석 연휴를 마치고 캠퍼스에 돌아온 학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한국 학생 수만큼이나 외국 학생 수가 많았다.

입구 맞은편에는 청록색 천막이 세 개 펼쳐져 있었는데, 그 아래에선 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의 공연 홍보가 한창이었다. 한 여학생은 "이번 주 목요일·금요일·토요일 저희 공연합니다", "오셔서 티켓 받아 가세요"를 외치고 있었고, 그 옆에 축구 유니폼을 입은 한 남학생은 커다란 포스터를 흔들고 있었다.
 
9월 13일 오후 1시경, 학생들이 식권 발급기 앞에 서 있다.
▲ 한국외대 학생식당 전경 9월 13일 오후 1시경, 학생들이 식권 발급기 앞에 서 있다.
ⓒ 곽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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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학교 학생식당이요? 가격 인상이 될 법하다고 생각해요. 가격 인상됐지만 인문관 학식이 여전히 싼 편이니까요."

학생식당 앞에서 만난 뮤지컬 동아리 소속 22학번 대학생 정아무개(23)씨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일, 한국외대는 학생식당 가격을 인상했다. 주메뉴가 3500원에서 4000원으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학생식당 가격 인상에 대해 의견을 묻자 새내기 대학생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학생식당 이용과는 별개로, 장 볼 때가 진짜 문제예요. 식재료값이 상승된 게 정말 크게 느껴지더라고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런 질문이라면 저 사람이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저는 여기서 일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교직원 식당 앞에서 한 교내 근로자를 만났다. 왼쪽 가슴에 'OO 안전'이라 써진 점퍼를 입은 김아무개(68)씨다. 외대 근무 8년 차라던 그는 학생식당 가격 인상에 대해 "학생들 사정을 고려하면 큰 부담이겠지만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게 어려운 시대다. 학생도, 우리도 어렵지만 학교 측도 어려울 것이다. 함께 잘 버티는 수밖에 없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예일대학교에서는 교수가 학생들과 함께 학생식당에 가면 식비가 공짜입니다."

고려대로 넘어가기 전, 외대 후문 부대찌개집에서 만난 외대 아무개 교수의 말이다. 그는 교수와 학생 간 관계 형성에 있어 학생식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무상 학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무상 학식까지는 어렵더라도, 학생 복지 차원에서 이런저런 시도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라고 답변했다.
 
9월 13일 화요일 오후 3시경, 고려대 정문 광장.
▲ 고려대학교 정문 전경 9월 13일 화요일 오후 3시경, 고려대 정문 광장.
ⓒ 곽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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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식당은 퀄리티 확보에 주력해야"

고려대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오후 2시 41분이었다. 약간의 빗줄기가 내렸다가 그쳤다가 하는 을씨년스러운 날씨였지만, 캠퍼스 곳곳에서 학생이 없는 장소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 외국인 학생 세 명, 건물 안에서 양반다리한 채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학생들 등이 눈에 띄었다.

인문·사회 캠퍼스 학생회관 지하 1층 학생식당. 입구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식자재 가격 급등으로 9월 19일부터 학생식당 가격을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 반면 이공·자연계 캠퍼스 애기능생활관 2층 학생식당 입구에는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지 않았다.
 
9월 13일 오후 3시경, 축제 부스 준비로 한창이다.
▲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광장 전경 9월 13일 오후 3시경, 축제 부스 준비로 한창이다.
ⓒ 곽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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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하는 이유가 합당하죠. 주변 식당들도 가격이 다 오르고 있거든요." 

학생회관 입구에 앉아 있던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소속 15학번 재학생 김아무개(25)씨는 학생식당 가격 인상이 당연하다고 봤다. 그는 "요즘 대학생들은 커피값이 비싸더라도 별로 신경 안 쓰잖아요. 식사에 있어서도 필요한 가격 인상을 하되, 퀄리티를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물가 상승 추세에서 오히려 가격을 유지하거나 하락시키는 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학생식당 가격이 떨어진다면, 학생들이 식사 퀄리티를 불신하지 않겠어요."

학생회관 앞 노천광장 테이블에 앉아 있던 김아무개(68)씨 이야기다. 그는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에서 10년간 교수로 활동했고, 현재 고려대 연구교수라고 밝혔다. 아울러 "학생식당은 무엇보다 퀄리티가 있는 식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학생들이 돈이 없어서 학생식당을 이용한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한 끼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유럽 대학의 학생식당과 한국 대학교 학생식당은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대학의 학생식당 가격은 유럽 대학들에 비해 저렴하다. 아울러 생필품 또한 저렴하다. 다이소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라고 답변했다.
 
9월 13일 오후 3시경, 고대 학생회관 입구 전경이다.
▲ 고려대 학생회관 입구 9월 13일 오후 3시경, 고대 학생회관 입구 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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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의 '가성비'를 논할 때 빼놓지 말아야 할 것 

필자가 만났던 대학 구성원들은 대부분 학생식당 가격 인상을 불가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전대넷(전국대학생네트워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년 전 최대 4000원대였던 학식이 현재 7000원대까지 인상되었음에도 말이다.

이는 대학교 총학생회 차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상반되는 상황이다. 지난8월 10일, 고려대 총학생회의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61%가 "학생식당 가격 동결" 의견을 표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도 지난 8월 24일 비슷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전체 응답자 중 48%가 "가격 동결"에, 32.9%는 "가격 인상 보류"에 투표했기 때문이다.

한편 대학 구성원 대부분이 학생식당 퀄리티에 아쉬움을 표한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만나본 학생·교직원·교수 모두가 이 사실을 언급했고, 또한 공감하고 있었다. 이는 '2022 전국 대학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78.6%가 "비용 절약을 위해 학식을 이용한다"라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학식 '가성비'는 빈곤한 대학생의 사정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정으로 식사 자체가 빈곤하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최근 물가 급등과 불가피한 학생식당 가격 인상은 한국 대학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비용 절감'과 '식사권 완전 보장'이라는 두 가치를 고민해 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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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한 지적 호기심과 단순 무식한 용기를 겸비했습니다. <한겨레>, <국방일보> 지면에 칼럼을 게재한 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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