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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후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은 시기지만, 벌써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한국갤럽이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조사해 발표했다. 추석 연휴 기간엔 SBS-넥스트리서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결과가 언론을 탔다. 필자는 두 조사가 다른 시기 다른 설계 다른 기관에서 수행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비교 분석해 독자께 소개하고자 한다. 

브랜드 평가에선 '비보조 최초 상기' 브랜드가 중요

두 조사의 문항은 다르다. 한국갤럽은 인물 선택지를 불러주지 않고 여야 모든 인물을 자유응답으로 받아 분류하는 방식이고, SBS-넥스트리서치는 여권과 야권 각 6명의 인물 선택지를 불러주며 묻는 방식이다.

이 조사를 소개하는 이유는 위와 같이 두 조사 문항이 다르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먼저 '브랜드 자산 평가 조사(brand equity survey)'에서 쓰는 몇 개 문항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브랜드 선택지를 불러주지 않는 자유응답 문항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를 묻는 문항이 있다. '비보조 최초 상기도'를 측정하기 위한 문항이다. 가령, "운동화 하면 어떤 브랜드가 생각나시나요?"라고 묻는 경우다. 이 결과를 '최초 상기도(TOM, Top Of Mind)'라고 하며, 브랜드 평가의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 "그다음으로는 어떤 브랜드가 생각나시나요?"라고 순위별로 몇 개를 더 받아 종합하면 '총상기도(Total Recall)'라는 지표가 된다.

조사를 맡긴 고객사의 브랜드와 경쟁사의 브랜드 몇 개에 대해, 브랜드명을 노출하고 아느냐고 묻는 문항이 있는데, 이것을 '보조 인지도'라고 한다. "OOO 브랜드를 알고 계시나요, 모르시나요?"라고 묻는다.

여기에서 브랜드별 TOM과 보조 인지도의 격차를 '망각도'라고 해 관리 지표로 삼는 경우가 있다. 즉 어떤 브랜드는 해당 카테고리에서 바로 머리에 떠오르지는 않지만 브랜드 이름을 노출하면 알고 있다고 하는 경우, 그 브랜드는 망각되고 있다는 의미다. 위의 한국갤럽 문항과 SBS-넥스트리서치 문항이 묘하게 비슷한 구조로 보인다.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는 이재명 선두

한국갤럽은 '차기 정치 지도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장래 정치 지도자'라고 묻는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차기라고 하면 이번 대통령 바로 다음번 대통령을 의미하는 대선주자지만, 언급되는 인물이 다다음 대통령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주 한국갤럽은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발표했다. 자유응답으로 받은 결과 이재명만 두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했다.
▲ 한국갤럽(8월30~9월1일)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지난 9월 1주 한국갤럽은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발표했다. 자유응답으로 받은 결과 이재명만 두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했다.
ⓒ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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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는 한동훈 장관이 9%로 앞서 나가고 있는 듯하지만, 오세훈·홍준표·안철수 4%, 이준석 3%, 유승민 2%로 인물 다양성이 드러난다. 이와 달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물로는 이재명 대표가 27%로 압도적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2%로 이름을 올렸을 뿐 다른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1% 이상이면 표에 포함하는 한국갤럽의 기준에 따르자면 2명 외에 민주당 소속 인물 중 1% 이상은 없다.

지지하는 정당별로 보면 한동훈 장관 쏠림 현상은 더 확실한 듯하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 22%가 한동훈 장관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무려 63%가 이재명 대표를 선호하고, 이낙연 전 대표는 3%의 선호 응답을 얻는 데 그쳤다.

인물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민주당은 지나치게 한 명에게 쏠려 있는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한동훈 전 장관은 지나치게 현 대통령과 유사한 출신 경력에 측근이라는 부담이 있는 듯하다(관련 기사 : "차기 대선, 이재명 대 윤핵관 구도 가능할까" http://omn.kr/20k5r ).

이름 불러주는 문항에서 여권 내 적합도는 홍준표 vs. 오세훈 vs. 유승민

이름을 불러주면서 범여권, 범야권을 나눠서 질문한 적합도 결과를 보자. SBS-넥스트리스치 조사결과 범여권에서는 6명의 인물 중 아래와 같이 홍준표·오세훈·유승민이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며 두 자릿수 적합도를 얻었다. 한동훈 장관의 적합도는 9%로 한 자릿수다.
 
SBS가 추석 연휴에 공표한 범여권 대선 후보 적합도는 인물을 불러주는 방식이었고, 두 자릿수를 얻은 인물이 3명이었다.
▲ SBS-넥스트리서치(9월8~9일) 범여권 대선 후보 적합도 SBS가 추석 연휴에 공표한 범여권 대선 후보 적합도는 인물을 불러주는 방식이었고, 두 자릿수를 얻은 인물이 3명이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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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하는 정당이 국민의힘이라는 응답자 중에서는 적합도 순위가 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26.4%)과 한동훈 장관(21.7%), 홍준표 대구시장(18.5%)이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듯하다. 안철수 의원도 11.1%로 두 자릿수 적합도를 보였다.

범야권 대선 후보 6명을 불러주고 설문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이재명 대표가 33.6%로 여전히 높은 적합도를 기록하고 있고, 이낙연 전 대표도 15.0%로 두 자릿수 적합도다. 
 
범야권 대선 후보 중에서는 이재명과 이낙연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 SBS-넥스트리서치(9월8~9일) 범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범야권 대선 후보 중에서는 이재명과 이낙연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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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69.7%로 압도적이다. 10명 중 7명인 셈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지지자 중 10.7%인데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24.4%로 나타나 주목된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김경수(0.7%) 및 박용진(0.7%)뿐 아니라 김동연(2.9%)과도 별 차이가 없고, 사례수가 적지만 정의당 지지자(n=31) 중에선 23.8%의 적합도를 기록했다.

'망각도' 높아 위험한 인물도 있어

이제 인물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 조사 결과와 인물의 이름을 불러주고 응답을 받는 '보조 적합도' 조사 결과를 비교해보자. 필자는 이를 브랜드 조사의 방식을 원용해 '망각도'로 소개하고자 한다.

비교를 위해, 각 인물이 얻은 선호도 및 적합도는 소속 정당 지지자 중에서의 수치를 활용했다. 전체 평균 수치는 역선택도 포함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비교하면 단일 문항으로 설문한 한국갤럽의 결과와 여야 두 문항으로 나눈 SBS-넥스트리서치 결과를 비교하는 데도 큰 무리는 따르지 않는다.

범야권에서는 이낙연과 이재명만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다른 인물은 한국갤럽의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 문항에서 1%에 미치지 못해 결과가 나와 있질 않다.
  
한국갤럽의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와 SBS-넥스트리서치의 보조 적합도의 격차로 망각도를 추산해봤다.
▲ 범여권 6인 망각도와 위험도 추산 한국갤럽의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와 SBS-넥스트리서치의 보조 적합도의 격차로 망각도를 추산해봤다.
ⓒ 김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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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위와 같이 여권의 망각도를 본다면 오세훈과 홍준표 두 후보가 두 자릿수로 나타났다. 적합도에서 선두권에 포함됐지만,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여서 망각도가 높은 것처럼 보인다.

이와는 반대로 이준석과 한동훈은 망각도 수치가 양수로 나타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두 문항이 별개의 두 개 조사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기도 하고, 한국갤럽은 '장래' 정치 지도자라고 물으니 당장 차기 대선주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유력한 정치 지도자로 성장할 인물로 이준석과 한동훈을 언급한 응답자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A)에서 보조 적합도(B)를 뺀 망각도(C)를 다시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A)로 나누고 1과 합산해 나타낸 위험도(D)가 1에 가깝다면 망각도가 매우 낮아서 위험하지 않다는 의미이고, 0.5보다 낮다면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0보다 낮은 음수라면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보기 쉽게 필자가 정리한 지표다.

이준석 전 대표와 한동훈 장관은 1보다 높기 때문에 1이라고 간주하면 될 것 같다. 위험도가 음수로 나타난 오세훈·홍준표·유승민 등은 행보와 메시지 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아래는 범야권에 대한 망각도와 위험도이다. 
 
범야권에서는 이낙연과 이재명 두 인물에 대한 망각도와 위험도를 추산할 수 있었다.
▲ 범야권 2인 망각도와 위험도 추산 범야권에서는 이낙연과 이재명 두 인물에 대한 망각도와 위험도를 추산할 수 있었다.
ⓒ 김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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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도 수치만 보면 이낙연과 이재명은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에서 무려 60%P 격차가 나는 두 후보의 위험도는 달랐다. 위험도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여야 8명 인물 중 가장 큰 음수를 보였다. 이재명 대표는 음수이지만 1에 근접한 수치(0.89)로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국내에 있지 않은 관계로 언론 노출량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발생한 문제로 보이며, 귀국 후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물론 위와 같이 망각도와 위험도를 수치로 환산하니 마치 이준석, 한동훈, 이재명 등 3명의 인물이 차기 대선 주자로 가장 강력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위의 지표는 차기 대선 구도를 추정하는 지표가 전혀 아니다. 현재 유권자 인식 속에서 여야 대선주자의 인물 잠재력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왜냐면, 실제 투표하러 가서는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 방식으로 기표하지 않고, 후보 이름이 나열돼 있는 용지를 보고 선택하기 때문에 투표 행동과는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현 상황에서 각 인물의 브랜드 자산을 가늠하는 지표다.

여야 모두 낙승을 보장하는 인물 구도 아닌 듯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법무부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법무부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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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분석으로는 범여권과 범야권 모두 다음 대선을 앞두고 난맥상을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듯하다. 먼저 여권에서는 잠재력이 가장 강한 것처럼 보이는 이준석 전 대표가 위태롭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겠다. 지금 여권은 이준석을 포함한 다양한 인물을 포용하지 않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또 오세훈·한동훈·홍준표가 지지자 중에서 높은 비율의 적합도를 보이고 있으나, 오세훈과 홍준표는 지자체장으로 언론 노출량에 한계가 있는지, 망각도가 높은 수준이다.

범야권을 대표하는 민주당에서 비보조 최초 상기 선호도, 보조 적합도 모두 이재명 대표는 지나치게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망각도를 위험도로 환산한 수치로 본다면 경쟁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민주 진영 내 인물 다양성이 지나치게 제약돼 있어 향후 정치적 공격이 집중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 메이커도 보이질 않는다. 민주당의 최근 행보와 메시지를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격을 막는 '방탄'이라고 한다지만, 역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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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9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8월 30일 ~ 9월 1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 조사방식: 무작위 생성(RDD, 무선 90%, 유선 10%)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1.7%

[SBS-넥스트리서치 조사 개요]
의뢰처: SBS / 조사기관: 넥스트리서치 / 조사기간: 9월 8 ~ 9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 / 조사방식: 휴대전화 가상번호(86%) 및 유선 RDD(14%)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4.8%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봉신씨는 메타보이스 대표이며 조원씨앤아이 부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metavoice/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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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보이스(주) 대표 & (주)조원씨앤아이 부대표 ||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정량조사뿐 아니라 정성조사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소셜빅데이터 분석과 서베이의 접목, 온라인 정성 분석의 고도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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