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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마다 승차지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슬리핑버스는 시간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 편이다.
▲ 출발을 기다리는 슬리핑버스 회사마다 승차지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슬리핑버스는 시간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 편이다.
ⓒ 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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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든 시간을 지나 하노이를 떠날 시간이 되었다. 시간상 하노이의 모든 것들을 다루지는 못했지만 차후 다시 한번 다룰 일이 있을 것이다. 남북으로 1700km에 달하는 베트남은 해안을 따라 주요 도시들이 연이어 이어져 있지만 아직까진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거리에 비해 소요시간도 꽤나 걸리기에 장거리는 버스, 기차보단 비행기로의 이동이 훨씬 수월한 편이다. 에어아시아의 자회사로 시작해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베트남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엣젯 항공과 뱀부 항공, 퍼시픽 항공 등의 저가 항공사와 플래그 캐리어인 베트남 항공까지 선택지는 다양하다.
    
특히 하노이 – 호치민 노선은 우리나라의 김포 – 제주노선 다음으로 붐비는 구간이라 시간대에 상관없이 예약은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이곳의 속살을 샅샅이 벗기기 위해선 그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아야 한다. 

단선이라 속도도 느리고 승차감도 좋지만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가면서 소와 양을 방목하는 농부들의 모습도 엿보며 때로는 끝없는 논밭이 펼쳐진다. 도심을 달릴 때는 새벽녘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어느새 야자수 밭이 펼쳐지다가 열대우림으로 접어들며 해안가를 따라가기도 한다.     
 
하노이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하노이역은 호치민으로 가는 통일호가 출발하는 시발역이기도 하다.
▲ 하노이역의 풍경 하노이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하노이역은 호치민으로 가는 통일호가 출발하는 시발역이기도 하다.
ⓒ 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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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로 기차역은 가(ga)라 불린다. 하노이의 중심역인 가하노이에 도착하면 거대한 붉은색 사인이 여기는 중요한 시설이라는 표현을 하는 듯했다.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평균적으로 1박 2일이 걸리는데 남, 북 베트남의 수도를 하나로 이었다고 해서 통일호라 불린다.

긴 여정인만큼 열차마다 4,6인 침대칸이 설치되어 있다. 중부에 위치한 후에까지 약 15시간을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침대칸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침대열차는 적어도 일주일 전에는 예매해야 하며 베트남 철도청 홈페이지에서는 베트남 은행에 계좌가 있는 경우에만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직 바오러우라는 대행 사이트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탑승하기 전 시간이 남아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며 하노이에서의 여정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본다. 호안끼엠을 중심으로 한 하노이 구시가는 북쪽의 옛 가옥이 몰려있는 거리와 서양식 건물이 두루 남아 있는 프렌치 쿼터의 조화가 제법 인상 깊었으며 골목마다 오래된 사원들이 고즈넉해 보였다.

좁은 도로, 수많은 오토바이의 행렬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마저도 정겹고 익숙해지면서 도시와 내가 하나가 되는 듯했다. 얼마 전 하노이 지하철이 새롭게 개통되었지만 그마저도 외곽과 신시가를 이어주는 노선이고 구시가까지의 개통은 요원해 보인다.      
 
베트남 대부분 열차는 장거리를 운행하기에 사람들마다 많은 짐을 가지고 탑승한다.
▲ 기차에 탑승하는 사람들 베트남 대부분 열차는 장거리를 운행하기에 사람들마다 많은 짐을 가지고 탑승한다.
ⓒ 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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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30분 전, 역에서 플랫폼으로 들어서니 호치민행 기차가 벌써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침대열차칸이 있는 장거리 열차인 만큼 많은 짐을 싣고 있는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열차는 정말 볼품없어 보였지만 침대칸은 제법 안락했다. 4개의 침대가 하나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구조다. 

창가 자리에는 조그만 테이블이 있어 배가 출출할 때 가볍게 즐길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있었다. 각각의 침대마다 USB 케이블이 있어 핸드폰과 전자기기 등의 충전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이곳은 이동하는 하나의 집이나 마찬가지다. 베트남의 철로가 대부분 단선이고 노반이 고르지 못한 관계로 승차감이 좋지 못하다.     
 
기차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창밖을 바라만 보아도 온갖 풍경이 스쳐지나간다는 것이다.
▲ 기차에서 바라보는 해안가의 풍경 기차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창밖을 바라만 보아도 온갖 풍경이 스쳐지나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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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예민한 사람들이라면 어지러움과 멀미하는 기분마저 들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 만큼 시간이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해 줄 것이다. 침대 기차는 일반 기차와 다른 우리만의 낭만을 만들어준다. 기차여행을 오래 하기 어려운 분들이라면 이 구간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스폿이 있다. 바로 다낭과 후에 사이의 산악지대인 하이반 고갯길이다. 

이 고개는 베트남 역사에서 전략적 요지였고, 북부와 중부를 가르는 기준이기도 했다. 말이 고개지 해발 1172미터를 가로지르는 험난한 길이다. 이 고개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기에 경치가 정말 수려하다. BBC '탑기어'의 진행자 제러미 클라크슨은 이 고개를 가리켜 "디저트에 장식된 완벽한 리본과 같은 아름다움"이라 극찬하기도 했다. 이제 육로는 하이반 터널이 2005년 개통되어 비교적 쉽게 이 고개를 지나갈 수 있지만 아직까지 철로는 힘겹게 이 고개를 넘어야만 한다.
    
이 고개를 넘는 30분의 여정은 아름다운 바다와 울창한 원시림을 지나기에 아마도 잊지 못할 여정이 되리라 생각된다. 만약 기차표를 구하지 못했다면 침대버스를 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씬카페, 풍짱, 우리나라의 금호까지 다양한 버스회사가 있는 베트남은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버스 좌석 전체를 2층 버스로 구성했다.

보통 사람들은 버스에 입장할 때 나눠주는 비닐봉지에 신발을 담아 각자의 좌석으로 이동한다. 침대버스 자체에도 각각의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어떤 버스는 다리를 쭉 뻗기도 힘든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붙어있기도 하고, 좋은 버스는 커튼이 쳐져 있고 안락하고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심지어 물과 간식도 서비스된다.     
 
장거리를 가야하는 노선마다 대부분 침대버스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마다 제각기 시설이나 가격에 편차가 존재한다.
▲ 베트남 침대버스의 내부 장거리를 가야하는 노선마다 대부분 침대버스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마다 제각기 시설이나 가격에 편차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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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내부는 2명의 버스기사가 교대로 운전을 하며 고속도로가 많지 않은 베트남의 특성상 국도 중간중간에 기름을 넣기 위해 멈추는 주유소에서 휴식을 취한다. 물론 중간중간 볼일이 급하면 기사에게 말해서 차를 세워 해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처럼 베트남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으니 두루 이용해 보길 추천한다. 이제 베트남 중부의 유네스코 역사도시 후에에 도착했다.

덧붙이는 글 |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경기별곡 1편),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경기별곡 2편)가 전국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 절찬리 판매 중입니다. 경기도 각 도시의 여행, 문화, 역사 이야기를 알차게 담았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연, 기고, 기타문의 ugz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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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현재 각종 여행 유명팟케스트와 한국관광공사 등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경기별곡 1편>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 저자. kbs 경인 <시사인사이드> 경인방송 <책과 사람들> 출연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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