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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아리랑>의 100쇄 돌파를 기념해 29일 낮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장 입구에 출판사에서 마련한 100쇄 기념본과 소설가 조정래씨의 사진이 전시돼있다. 2007.1.29
 대하소설 <아리랑>의 100쇄 돌파를 기념해 29일 낮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장 입구에 출판사에서 마련한 100쇄 기념본과 소설가 조정래씨의 사진이 전시돼있다. 2007.1.29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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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의 제목으로 출간된 소설도 많았다.

고준석의 <아리랑 고개의 여인>(1987), 김사량의 <아리랑의 비가>(1987), 이문열의 <구로 아리랑>(1988), 노가원의 <아리랑>(1988), 이슬기의 <솔뫼산 아리랑>(1988), 송숙영의 <강남 아리랑>(1990), 손창호의 <동경 아리랑>(1990), 오승돈의 <아라리 별곡>(1990), 윤흥길의 <밟아도 아리랑>(1991), 윤우재의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1990), 조정래의 <아리랑>(1994), 김주영의 <아리랑 난장>(2001) 등이 꼽힌다. 

북한에서는 소영호의 <아리랑 고개>(1985), 김수봉 편 <아리랑>(1989), 박종철의 <아리랑>(2001)이 각각 간행되었다.

여기서는 조정래의 장편소설 <아리랑>과 북한 박종철의 중편소설 <아리랑>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조정래는 1990년 12월부터 12권짜리 대하장편 소설 <아리랑>을 신문에 연재를 시작했다. 그가 12권 말미에 쓴 것을 보면 중국 2번, 미국 3번, 동남아시아 3번, 러시아 2번, 일본 3번의 취재 여행을 하여, 그동안 다닌 거리를 전부 이어놓으면 지구를 세 바퀴 이상 돈 것이 된다고했다. 글을 쓰는 동안 위궤양을 비롯 오른쪽 어깨의 마비증세 등 신병을 앓았다. 또 이미 간행된 <태백산맥>의 필화로 공안당국으로부터 시달림을 겪고 있었다. 
 
조정래 작가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0.10.12
 조정래 작가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0.10.1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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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작가의 말'에서 언급한다.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기게 된 어지러운 상황이 시작되면서부터 세계 여러 나라로 떠돌아야 했다. 나는 그 자취를 일일이 찾아다녔다.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동남아 일대, 그 지역들은 자그마치 지구의 절반에 이르렀다. 우리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서 그 지역들이 전부 〈아리랑〉의 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북쪽 땅은 가보지 못한 채 제1부 3권을 책으로 묶게 되는 아쉬움을 안고 있다." (주석 7)

소설은 일제강점기 조선은 물론 해외 여러 지역 한인들의 고초와 애환을 유려한 필치로 엮어낸다. 역시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작가다운 저력을 이번에도 보여주었다. 소설의 서두 <1. 역부의 길>은 이렇게 출발한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들녘끝은 아슴하게 멀었다. 그 가이없이 넓은 들의 끝과 끝은 눈길이 닿지 않아 마치도 하늘이 그대로 내려앉은 듯싶었다. 그 푸르름 속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채 멀고 작은 점으로 찍혀 있었다. 그런데 그 넓은 들은 한낮의 생기를 잃고 야릇한 적요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초록빛 싱그러움을 뒤덮으며 들판에는 갯내음 짙은 바람이 불고 있었던 것이다. (주석 8)

소설 제1권은 아리랑 한 절의 노래로 막을 내린다.

길닦음소리가 끝나면서 상여가 조금 빨리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누군가가 노래를 시작했다. 

 아아리라앙 아아리라랑 아아리아리요오
 아아리라앙 고오개애로 너머어가안다아

 노래는 이내 합창으로 어우러졌다.
 구성지고 눈물겹고 서럽고 사무치고 한스러운 가락을 이끌며 상여는 붉은 벌판끝으로 느리게 사라져 가고 있었다. (주석 9)


주석
7> 조정래, <아리랑> <제1부, 아, 한반도>, 해냄, 1994.
8> 앞의 책, 9쪽.
9> 앞의 책, 337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겨레의노래, #겨레의노래_아리랑,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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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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