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포스터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포스터 ⓒ SBS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김재현-신중훈 연출/최수진, 최창환 극본)가 확실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SBS가 동시간대 방영했던 <열혈사제>, <하이에나> <모범택시> <원더우먼> <악의 마음을 읽는 자> 등은 사회 악을 향한 정의의 응징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 중심을 차지했고 화제성과 시청률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었다.  

​지난 9월부터 방영된 <천원짜리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다.  <김과장> <스토브리그> <검은 태양> 등 지상파 3사를 아우르며 출연한 작품 마다 확실한 인상을 심어준 남궁민의 신작이라는 점과 더불어 기존 SBS 금토 드라마의 강점을 그대로 흡수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때론 코믹함도 곁들이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구성이 자연스럽게 본방사수에 대한 욕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수임료로 달랑 1천원만 받고 사건을 의뢰 받는 돈키호테 같은 변호사 천지훈(남궁민 분)을 중심으로 로펌 집안 손녀딸이자 얼떨결에 천변호사의 시보가 된 백마리(김지은 분), 법조계 로열 패밀리 출신의 검사 서민혁(최대훈 분)을 중심으로 매회 다채로운이야기를 담아 잠시도 곁눈질할 틈조차 주지 않는 것이 이 드라마가 지닌 장점 중 하나다.

약자의 억울함 해결부터... 범죄 추리극으로의 변주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 역을 맡은 남궁민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 역을 맡은 남궁민 ⓒ SBS

 
보통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들은 악을 심판하기 위해 나선 인물의 고군분투 + 정의구현 실현기를 담은 내용을 흔히 접할 수 있었다. <천원짜리 변호사> 역시 이러한 내용이 존재하지만 이를 담는 방식이 제법 독특하다. 마블 히어로물 <데어데블> 마냥 직접 무력으로 악당들을 제압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매번 재판에서의 승소를 통한 응징을 보여주진 않는다.

​모든 법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에 착안, 그 틈을 이용한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된다. 아파트 경비원에 갑질을 자행한 대기업 임원에 대해선 거짓 미담을 퍼뜨려 분쟁을 해결한 뒤 역으로 그룹 회장과의 빙고 게임을 제안한다. 그리고 여기서 승리해 임원을 해고시키는 전혀 예상 못했던 수단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3화) 소매치기 전과자의 억울한 누명도 벗겨주는 등 (1-2화) 약자의 편에선 변호사의 이야기로만 꾸며지는 듯 했던 <천원짜리 변호사>는 4-6회에 걸쳐선 범죄 추리극으로의 변주가 이뤄진다.  

​법무법인 백에서도 변론을 포기할 정도로 정황 증거상 유죄가 확실해 보이는 존속 살해 용의자 김민재(박성준 분)의 변호를 맡게 된 천변호사는 그가 무죄라고 주장해 주위를 놀라게 만든다. 주변 사람들의 수상한 행적, 이와 관련된 그림의 행방 추적 등을 통해  진범을 찾아낸 것이다. 마치 미국 TV 시리즈물(미드)에서 볼 법한 추리극의 형식까지 취하면서 <천원짜리 변호사>는 법과 변호사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해 경계선 없는 자유 분방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남궁민+김지은 등 출연진의 매력 넘치는 열연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과 백마리 역을 맡은 남궁민, 김지은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과 백마리 역을 맡은 남궁민, 김지은 ⓒ SBS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마다 시청자를 사로 잡는 <천원짜리 변호사> 인기의 일등공신은 단언컨데 주인공 천지훈 역을 맡은 남궁민의 존재다. 능청맞은 역할부터 때론 살인마, 스릴러 속 액션 히어로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들어왔던 그에게 천지훈 변호사는 맞춤옷 그 자체이다.  

본인은 원하지도 않았지만 얼떨결에 약자들을 위해 싸우던 <김과장>, 마성의 능력을 지닌 프로야구팀 단장 백승수로 우리를 사로 잡았던 <스토브리그> 등 해당 작품 속 캐릭터의 강점을 하나로 합쳐 놓은 듯한 천 변호사의 등장은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요즘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해결사가 되었다가 명탐정이 되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그의 활약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 SBS

 
<검은 태양>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을 거치며 새롭게 주목 받는 배우 김지은의 활약도 주목해 볼 만 하다. 앞선 드라마 속 캐릭터가 다소 무거운 편인데 반해 이번 드라마 속 시보 백마리는 개성 강하면서도 톡톡 튀는 코믹 성행을 지니면서 색다르게 시선을 모으고 있다.  천 변호사 밑에서 일하는게 여전히 못 마땅한 법조계 금수저가 향후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보는 것 또한 이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늘 천 변호사에게서 해방되고 싶은 사무장 (박진우 분), 천 변호사의 검사 시절 동료이자 드라마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서민혁 검사, 그리고 과거 선배였던 나예진 검사(공민정 분), 등장 씬이 많지 않지만 여전히 극에 무게감을 담아주는 백현무 변호사 (이덕화 분) 등 여러 출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 또한 큰 힘이 되고 있다. 

기이한 천 변호사의 과거 행적... 색다른 재미 요소 추가​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 SBS

 
총 14부작 구성의 <천원짜리 변호사>는 어느새 극의 중반부에 도달하고 있다.  단돈 1천원만 수임료로 받는 천 변호사의 독특한 행동의 발단이 된 검사 시절 사연이 8일 방영된 6회부터 소개되기 시작했다. 패기 넘치는 검사로 일하던 그가 왜 지금의 변호사가 된 것인지, 그와 연관된 또 다른 변호사 이주영 (이청아 분)과의 이야기까지 하나로 얽히면서 드라마는 색다른 미스테리물 혹은 법정 로맨스 요소가 가미된 극으로 또 한번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검찰 윗선에서도 비호하는 재벌의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압수 수색에 나선 천 검사는 법무법인 백과 피할 수 없는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난 로펌 에이스 변호사 이주영과의 만남은 자신의 아버지를 수사해야할 상황에 놓인 천 검사의 향후 이야기와 맞물려 극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 SBS

 
통쾌한 정의 구현 부터 추리극, 여기에 주인공들의 프리퀄 이야기까지 가미되면서 <천원짜리 변호사>는 단순한 법정 드라마 이상의 재미와 볼거리를 매회 선사하고 있다. 투박한 듯 싶다가도 세련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좌충우돌 변호사의 행보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  

가진 자들의 악행을 벌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우리 이웃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천 변호사의 활약이 비록 비현실적일지라도  그를 통해 통쾌함을 느끼며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그래서 <천원쩌리 변호사>는 요즘 시대가 바라는 히어로의 등장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천원짜리변호사 남궁민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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