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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는 모두의 일상을 뒤흔들었고, 대학 생활 또한 큰 영향을 받았다.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학교를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은 20학번, 21학번들이 넘쳐났다. 그렇게 대학 생활이 저물어가던 2022년, 드디어 대면 수업이 전면 시행되었다. 

언택트 기술 전문가가 된 대학생들           

'고등 학문 습득'과 '다양한 사회적 경험'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는 대학 생활.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대규모의 수업과 단체 활동 진행이 어려웠다. 이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대학에서는 언택트(Untact)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코로나 이후 대학생들은 이 기술의 전문가들이 되었다.

여기서 잠깐, 언택트(Untact) 기술이란 무엇일까? 먼저 언택트(Untact)란, 사람 간의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앞 부분에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언(Un)'을 붙여 만든 말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비대면 형태의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뜻인 '언택트'가 붙은 '언택트 기술'은, 필요한 일들을 할 때 우리를 비대면으로 이어준다. 화상 회의, 배달 어플, 온라인 커뮤니티를 떠올리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대면 수업에 사용되었던 이 언택트 기술은 현재 대면 수업에서도 잘 활용되고 있다.

대면 수업 시, 언택트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전혀 없을 것 같다? 물론 그러한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이제 대학교에서 언택트 기술은 일상에 스며들어 뗄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지금부터 팬데믹 이후 언택트 기술 전문가가 된 현직 대학생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출석 확인은 호명이 아닌, '스마트 전자 출결'로
 
 이캠퍼스, 원격수업을 위한 이캠퍼스 활용 가이드 18p 발췌
▲ 이캠퍼스를 활용한 출석체크.   이캠퍼스, 원격수업을 위한 이캠퍼스 활용 가이드 18p 발췌
ⓒ 조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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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수업을 위해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학교에 등교한다. "자, 오늘의 번호는 398번입니다. 입력해주세요."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출석 확인 번호를 불러 주시면, 학생들은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이캠퍼스(e-Campus)' 어플리케이션을 켜 빠르게 번호를 입력한다.

교수님께서 띄워 놓은 출석 화면 속 이름에 초록 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출석 체크를 마친다. 여기서 활용된 '이캠퍼스(e-Campus)'는 교수자가 온라인으로 학생들의 출석, 강의 및 과제 이행 여부, 성적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언택트 기술을 활용한 인터넷 플랫폼이다.

2019년 이전에도 존재하던 시스템으로 대면 시기에는 잘 활용되지 않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이 강화되며 자연스럽게 활성화 되었다. 온라인 강좌에만 활용되었던 이캠퍼스는 비대면 시기를 거치며, 전 과목을 관리하는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일이 모든 과목의 공지사항들을 정리해 놓아야 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이캠퍼스에만 접속하면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공지사항,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언제든 유동적으로 녹화 강의를 진행할 수 있으며, '토론'과 '투표' 탭이 있어 이 시스템 내에서 학생들 간의 교류의 장을 열 수 있다.
 
 중간고사 일자와 프로젝트의 마감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이캠퍼스의 달력.   중간고사 일자와 프로젝트의 마감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조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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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캠퍼스에는 과제 알림 기능도 있어, 교수님께서 사이트 내에 설정해 놓으신 과제들이 자동으로 이캠퍼스 달력에 올라가 마감일을 확인할 수 있다. 전날 알림도 받을 수 있다. 이캠퍼스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활성화되며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한 대학 생활이 가능해졌다. 

점심 식사는 무인 '키오스크'에게

수업을 들은 후,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점에 들어간다. 들어가 마주한 것은 바로 '키오스크'. '키오스크'는 메뉴를 음식점 종업원에게 주문하는 대신 스크린 조작을 통해 주문할 수 있는 기기이다.

키오스크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키오스크의 서버가 통신망과 연결되어 있어, 키오스크의 화면을 눌러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를 완료하면 통신망을 통해 주문 내역이 주방으로 전달된다. 주방으로 전달된 주문 내역을 요리사가 확인하고, 메뉴 조리를 시작하는 것이다.

대학생인 나도 키오스크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에는 사용하기 낯선 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없는 가게를 찾기 힘들 정도로 대학가에 많이 보급되어 있다. 이제 대학생들에게 키오스크는 당연한 음식 주문 도구가 되었다. 그리고 아직 많지는 않지만 키오스크로 메뉴를 주문한 뒤, 로봇이 조리된 음식을 서빙해 주어 종업원과의 접촉이 거의 없는 식당도 있다.

그리고 로봇 서빙도 이제는 신기하기 보다는 낯익은 편에 속한다. 몇 년 전, 자주 가던 식당들은 종업원 분들과 정이 들곤 했었는데, 점차 비대면이 확대되며 소소하게 나누던 정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이제는 당연해진 온라인 줌 회의

점심을 먹던 중, 아차! 동아리 회의가 있는 것을 깜박했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화상 회의 서비스 '줌(ZOOM)'에 접속하여 동아리원들과 만나고,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다.

요즘 널리 사용되고 있는 '줌(ZOOM)'은 '화상 회의 기술'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이다. 화상회의 기술을 통해 두 명 이상의 사람들 모여, 직접 만나지 않고도 서로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며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술은 시각적으로 얼굴을 볼 수 있는 '비디오'와 청각적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오디오'가 이용자들에게 동시에 전해지도록 송출해, 마치 모두가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준다.

비대면의 초창기에는 줌(ZOOM)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은 친구들보다 아닌 친구들이 더 많았고, 모두 사용법을 익히며 비대면 수업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제는 적응하는 것을 넘어 서비스의 기능을 속속히 아는 만큼, 대학생들은 줌(ZOOM) 서비스를 실시간 비대면 수업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에도,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시간에도 자발적으로 활용한다.

함께 활동하다 보면 구성원 간 시간이 잘 안 맞아 밤 늦게만 함께 활동이 가능한 경우, 일정이 빠듯해 도저히 같은 공간에서 토의할 수 없는 경우 등 가지각색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그럴 때는 자연스럽게 비대면 화상 통화를 떠올리게 된다.

우리 '배달긱' 시켜 먹을래?

 
 어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학생들은 상단의 음식주문/도착 시간표를 확인하여 주문한다.
▲ "배달긱"  어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학생들은 상단의 음식주문/도착 시간표를 확인하여 주문한다.
ⓒ 조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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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기숙사에서 지내는 친구가 쓰윽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하나를 연다. "배달비 아까운데 '배달긱'으로 저녁 시킬게". '배달긱'은 대학교 전용 배달앱으로, 각 대학교 학생들이 시킨 주문을 한데 모아서 대학교 내 수령 장소에 배달해주고, 학생들이 직접 수령 장소에서 음식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학교 기숙사생들과 근처 자취생들이 이 앱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최소 '주문금액 0원', '배달료를 0원'의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더 드는 경우, 혼자서 배달을 시켜 먹게 되는 경우, 이 애플리케이션을 꼭 사용한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대학교 내의 주요 건물들 중 수령 장소를 고를 수 있다. 점심, 저녁 식사를 주문할 수 있는 시간과 그에 따라 음식이 도착할 시간이 정해져 있어, 그 시간을 확인하고 주문하면 된다. 현재 배달긱의 서비스 장소는 건국대학교, 경희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 16개 대학이며, 고려대학교, 한양대학교, 숭실대학교 등에서도 서비스 오픈 예정이다.

개인의 영역이 더욱 강화된 대학 생활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기술의 보급이 가속화되었고, 교수님들과 대학생들은 이에 맞추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 결과 이제 온라인 강의 플랫폼, 화상 회의 등 언택트 기술들은 대학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 기술들 덕분에 대학 속 일상은 이전보다 더 편리하고 빠르게 흘러간다. 그러나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고 소통할 접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언택트 기술이 불러온 새로운 바람은, 우리 사회를 과거와는 다른 사회로 이끌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현재 대학 생활에 사용하는 '대면'의 의미가 과거의 '대면'과는 사뭇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수업 시작 시간, 서로 눈을 맞추며 출석 확인을 하고, 단골 식당에서 웃으며 함께 음식을 주문하고, 한 공간에서 시끌벅적하게 회의를 했다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는 '완전한 대면'이 아닌 반쪽짜리 '반(半)대면'의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학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경험의 양분이 되어왔던 대학 생활. 새로운 기술의 장점들은 똑똑하게 활용하면서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뭉칠 때 더 발전하고 즐거울 수 있음을 잊지 않는다면, 이전의 선배님이 그러셨듯 더 성장하며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대면' 대학 생활이 기대가 된다.

태그:#대학 생활, #코시국, #비대면, #대면,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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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열심히 기사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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