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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사말 하는 이주호 교육부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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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교육부장관 취임 후 이틀만인 지난 9일 교육부가 '민주주의'와 '기업'이라는 용어 주변에 '자유'란 말을 끼워 넣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정책연구진의 반대를 묵살하고 행정 예고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 장관의 왜곡된 역사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관련기사 : 교육부의 역주행... 교과서에 '자유' 끼워넣기 강행 http://omn.kr/21jm7 ).

이 장관이 올해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에 나서면서 발표했던 '이주호 예비후보 공약자료집'에 그 내용이 상세하게 공개돼 있다. 

<오마이뉴스>는 국회 교육위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38쪽 분량의 공약집 전문 가운데 역사교육 관련 내용이 나온 4쪽을 그대로 공개한다(아래 이미지 참조).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올해 상반기에 서울시교육감 예비 후보 시절 만든 공약집.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올해 상반기에 서울시교육감 예비 후보 시절 만든 공약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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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장관은 이 공약집 중 '더 이상 좌파이념 편향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부분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폄하, 자유민주주의 표기 부활, 기독교 사상 강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공약집을 살펴보면 임시정부에 대해서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좌파적 시각에서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건국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1919년 3.1 독립선언과 같은 해 4.11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주장하고 있다"면서 임시정부에 대해 다음처럼 폄하한다. "전교조 등 주사파 교육의 문제점"을 나열하는 부분에서다.

"임시정부는 건국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국민의 대표성을 충족하지 않은 채 구성된 임시기구임을 분명하게 교육할 필요가 있음."

"임시정부는 대표성 미 충족된 임시기구"?

이주호 장관은 임시정부에 대해 '대표성이 충족되지 않은 임시기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내용은 헌법 전문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취임 전 국회 교육위 유기홍 교육위원장에게 보낸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임시정부를 구성함에 있어 당시 여건상 국민의사를 결집하는 국민총선거 과정이 없었다는 의미일 뿐, 그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자유민주주의 표기 부활'과 관련해 이 장관은 공약집에서 "주사파 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근현대사 관련 사료를 재정리하고, 세계사적인 차원에서 재편성하여 교육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세계사적인 차원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의 건국 정신을 분명하게 이해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재 가능성이 희박한 '주사파 교육'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자유민주주의 표기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 공약집에서 교육 내용에 '기독교 정신'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드러내고 있다.

이 공약집은 '대한민국의 건국 정신과 건전한 정신문화 확립' 부분에서 "비교적 근세에 들어온 기독교 정신과 사상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Unalienable Rights) 즉, 생명권(Life), 자유권(Liberty), 그리고 행복추구권(Pursuit of Happiness)의 존중을 강조한다"면서 "우리나라의 헌법에 들어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생명과 자유, 행복추구권과 같은 천부적 권리를 존중하는 제도"라고 적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보장된 권리를 기독교 정신과 연결시킨 것이다.

이어 "그러므로 향후 전통적인 홍익인간 사상교육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필수적"이라면서 "기독교 정신과 사상교육은 헌법에 명시된 인간의 천부적 권리를 존중하고, 청소년의 행복한 생활을 위한 건강한 성 정체성 형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공약집은 해당 내용에서 다른 종교도 언급했지만, 기독교 사상을 무척 강조했다.

서동용 "윤 대통령이 이주호 다시 불러들인 이유는..."

해당 공약집을 살펴본 이기훈 연세대 교수(사학과)는 <오마이뉴스>에 "표를 바라고 이런 공약집을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토당토않은 수준이긴 하다"면서 "임시정부 서술 부분 등 상당수 내용이 역사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이며 그런 식으로 가르칠 수도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서동용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공약집을 만든 이주호 교육부장관을 다시 호출한 이유가 무엇인지 우려된다"면서 "과거 논란을 거듭했던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부활시키거나 국정교과서가 아니어도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을 과거와 같이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의심된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교육부의 역주행... 교과서에 '자유' 끼워넣기 강행 http://omn.kr/21jm7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한국 정부 수립"? 제헌헌법 왜곡 논란 http://omn.kr/21jsb
[단독] "'자유' 끼워넣기 반대"... 교육과정심의위원, 수정안 제출 http://omn.kr/21jsb
역사 교육과정 연구진 17명 전원 "일방적 '자유' 넣기, 반대" http://omn.kr/21k9r

태그:#이주호 역사관, #공약집, #자유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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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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