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아래 서마미)는 11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시민활동 무시, 마을미디어 왜곡, 일방적인 사업 종료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날 기자회견은 지난 11월 3일, 서울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질의응답을 통해 촉발된 마을미디어 지원사업 종료방침을 규탄하고 항의하기 위해 준비됐다.

기자회견 취지 발언에 나선 양승렬 서마미 공동 운영위원장은 "서울시 행감에서 진행된 시의원과 고위 공무원의 '아무 말 대잔치'를 목도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서울시 행정은 독단적이고 정치적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시민 복리와 공공성의 가치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오세훈 시장의 나팔수가 되어 시민의 권리를 깔아뭉개고 시민참여 활동을 옥죄지 말라"고 비판했다.

행감에서 문제적 발언을 쏟아낸 이종배 시의원과 홍보기획관 국장에 대한 규탄발언이 이어졌다. 송덕호 마포FM 대표는 "진영논리에 기대 명백하게 한 쪽 편을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불순분자라는 딱지를 붙여왔다"며 "마을미디어는 특정한 진영의 편을 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마을미디어 단체를 불순한 단체인 양 취급한 이종배 시의원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이어 "10년 동안 마중물을 부었으니 자립할 때가 됐다"는 홍보기획관 국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자립하라는 건 쉽게 말하면 마을미디어에게 돈 벌라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을미디어는 돈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는 관계를 만들어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활동"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활동 무시, 마을미디어?왜곡 일방적인 사업 종료 추진 규탄 기자회견
 시민활동 무시, 마을미디어?왜곡 일방적인 사업 종료 추진 규탄 기자회견
ⓒ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관련사진보기

 
기자회견을 준비하며 서마미가 발표한 규탄성명에는 96곳의 단체와 339명의 개인이 연서명에 동참했고 이날 기자회견에도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윤지 수원마을미디어연합 홍보위원장은 "10년 동안 이어진 서울시 마을미디어 지원사업이 중단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은 수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도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고군분투하며 일궈온 서울의 마을미디어 활동을 옆에서 지켜보며 도움도 받아왔다"며 "경기도 마을미디어와 전국 마을미디어 연대조직도 힘을 모아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년간 90억 원 지원한 마을미디어, 혈세낭비 운운은 어불성설"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미희 사무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용기에 MBC 기자를 태우지 않겠다는 치졸한 방식으로 언론탄압을 하고 있는데 오세훈 시장 역시 치졸한 정책으로 마을미디어를 없애려고 탄압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언론사 광고비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사용하고 계도지 예산으로 1년에 109억 원을 사용하는 서울시가 10년 동안 90억 원을 지원한 마을미디어를 세금도둑이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일방적인 위탁계약 해지로 해고 위기에 놓인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노동자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서울시마을센터분회 손병호 분회장은 "사업비를 먼저 축소하고 사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인건비와 운영비를 많이 쓰는 세금 도둑으로 몰아가고 위축된 사업 경과를 가지고 성과를 훼손하기 시작"하는 것이 서울시가 시민참여 사업을 축소, 폐지하는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시혜적 지원이 아니라 참여를 통해 시민들과 만들어 온 소중한 사업들을 서울시가 짓밟고 있다"며 마을미디어의 싸움에도 함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직접 마을미디어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정아 구로FM 활동가는 "마을미디어 활동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미디어는 시민의 권리인데 그 동안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마을미디어 활동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며 풍성한 공동체의 삶을 나눌 수 있었다"고 소개하며 "시민의 권리인 마을미디어가 공익적 활동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시 소통기획관 과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서마미는 서울시의 추이를 살피며 이후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다.

태그:#오세훈, #서울시, #마을미디어, #마을공동체, #공동체미디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