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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다.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그릴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전시할 수 있다. 그 말은 동시에 그만큼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어떤 것은 묻혀 사장되고, 또 어떤 것은 살아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닿는다.

멍디는 2018년부터 인스타그램(@meongdi)에 자신이 키우는 갈색 푸들과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려 <키니 일기>라는 이름으로 연재해 왔다. 처음 키니와의 추억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작업은 어느덧 4년을 훌쩍 넘겼고, 1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멍디의 그림과 키니의 사진에 반응한다.

최근 멍디는 키니와의 7년의 기록을 묶은 동명의 책 <키니 일기>를 출간했다. 그간 연재한 그림을 추려 주제별, 시간별로 나누었고, 공개되지 않았던 다양한 내용들을 추가했다.

<키니 일기> 속 세계는 무해하고, 귀엽고, 평온하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속에서 포착한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이룬다. <키니 일기>를 그리는 동안 작가인 멍디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임신했고, 한창 개춘기 시절을 보내던 키니도 어느덧 7살의 성견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모든 '집사'의 삶이 그렇다. 평범한 하루하루 속에서 기뻐도 하고, 슬퍼도 하고, 성장도 하고, 또 슬프지만 늙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키니 일기>를 보면 사람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강아지의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쩌면 그런 공감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키니와 멍디의 나날을 응원하고, 동시에 나와 내 반려동물의 삶을 투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관련하여 지난 12일 <키니 일기>작가 멍디를 만났다. 처음 키니 일기를 연재하게 된 계기부터, 인기 비결, 그리고 키니와 함께 하면서 변화된 모습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키니 일기> 표지 이미지
 <키니 일기> 표지 이미지
ⓒ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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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시작, 어느새 책도 내게돼 

- 처음 인스타그램에 키니와의 일상을 연재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요?
"처음엔 정말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키니를 키우면서 그 일상을 기록하고 싶은데, 이왕이면 좀 특별하게 해보면 좋겠다는 정도였어요. 고민 끝에 제가 그림이 전공인 만큼 좀 디테일한 스토리를 담아서 한 컷씩 그려서 올려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죠. 올리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책임감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연재를 하게 되고, 그게 쌓이다 보니 이렇게 책도 내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 인기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2018년부터 키니 일기를 연재했는데, 당시에도 일상툰 같은 건 많았어요. 다만 <키니 일기>의 특징이라면 스토리를 푼 다음에 사진이나 영상을 함께 올리는 거였습니다. 그림과 사진이 함께 붙는 게 간단해 보이지만 그때만 해도 거의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 그림으로는 재미를 주고, 키니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한 점이 나름의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요.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요인은 키니의 귀여움이죠." (웃음)
  
키니 이미지
 키니 이미지
ⓒ 멍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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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한편으로 성장 서사가 있다고 생각해요. 키니를 키우면서 키니도 성장했고, 작가인 멍디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고, 그렇게 또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졌잖아요. 그게 우리 인생과 닮은 지점들이 있어서 독자들이 각자의 삶에 좀 더 이입하게 되는 건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 측면이 분명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는 잘 안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물론 결혼이나 임신 같은 큰일은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긴 하죠. 다만 그 과정 속에서 이걸 키니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키니가 변화된 일상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해요. 저는 다만 관찰자의 시점에서 그걸 전달할 뿐이고요. 그래서 키니 일기에서 키니의 서사가 핵심이에요. 실제로 독자분을 만나보면 키니만 보고 싶어하고, 키니만 인기 있지 저는 뭐 거의 꿔다 논 보릿자루에요." (웃음)
 
<키니 일기> 출간 기념 사인회 당시. 사람들의 관심은 오직 키니 뿐...
 <키니 일기> 출간 기념 사인회 당시. 사람들의 관심은 오직 키니 뿐...
ⓒ 멍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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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출간한 <키니 일기>를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요?
"4년이 넘게 키니 일기를 연재하면서 독자분들이 특히 사랑해 주신 에피소드를 추려 계절별, 주제별, 시간의 흐름대로 묶었습니다. 스토리와 함께 다양한 키니 사진을 볼 수 있고요. 그 외에도 인스타그램에는 올리지 않았던 키니 친구들이 커가는 이야기, 새로운 가족과의 적응기 등을 담았습니다. QR코드를 통해 에피소드와 관련한 영상도 볼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아마 보는 재미가 풍성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새로운 가족은 남편분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서로 적응이 좀 됐나요? (웃음)
"처음엔 저와 키니가 서로 간의 습관이나 성향에 익숙해 있었는데, 키니 입장에선 갑자기 남편이 들어오면서 셋이서 삐걱대는 부분이 있었어요. 우리는 서로 같이 살아야 하는데, 대화로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니까 행동이나 눈치를 통해서 서로 적응하려는 노력이 있었어요.

제 남편은 나름대로 공부도 하고, 얘가 이런 이유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구나를 이해하기 시작했죠. 키니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키니가 저한텐 응석을 많이 부립니다. 저는 결국 들어주니까. 그런데 남편에겐 안 먹힌다는 걸 아니까 좀 덜하게 된다고 할까요?(웃음) 지금은 서로 룸메이트라고 생각하고 맞춰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또 가족이 되는 거죠."
 
유독 남편 팬티에 집착하는 키니. 그 덕에 거의 모든 팬티에 구멍이 뚫려있지만, 이제는 '쿨'하게 그러려니 하며 구멍난 팬티를 입고 다닌다고.
 유독 남편 팬티에 집착하는 키니. 그 덕에 거의 모든 팬티에 구멍이 뚫려있지만, 이제는 '쿨'하게 그러려니 하며 구멍난 팬티를 입고 다닌다고.
ⓒ 멍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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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다양한 면을 살피게 됐어요

- 키니와 살면서 변화된 부분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강아지를 키우려면 깊게 알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전에는 단순히 좋아했을 뿐이라면 어떻게 같이 살아가야 할지, 이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비롯해 다양한 지점을 살피게 되는 것 같아요."

-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기부도 많이 하시죠. 그런 부분도 키니와 살면서 변화된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네. 그렇다고 봐요. 사실 그전에는 펫샵에 대해 생각 자체가 없었어요. 이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그냥 제 관심 밖에 있는 영역이었던 거죠. 그러다 키니로 인해서 관심이 생기고, 인식하게 되고, 현실이 어떤지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책임감도 생기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할 수 있는 만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키니로 인해서 얻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환으로 기부하기도 하고, 유기견 관련 프로젝트를 무상으로 하기도 하고요."

- 유기견 문제는 인식적인 측면과 정책적인 측면이 함께 가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
"물론 사람들이 펫샵을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하면 좋겠지만 안 한다고 해서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결국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제도적으로 강아지 공장이나 번식장을 제재하고, 입양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유기견 보호소에 관한 정책도 보면 안락사를 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런 식으로 하다 보면 병폐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요?
"좀 이상한 얘기지만 인생이 계획한 대로 흐르지 않는 것 같아요. 일 년이나 이 년 전만 해도 제가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가질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으니까요. 키니 일기가 한창 성장할 때는 이런저런 욕심을 내기도 했어요. 더 많은 팔로워, 더 높은 순위를 위해서 고민할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실히 하고,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쪽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요즘 인스타 툰을 보면 팔리는 포인트를 찾으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점점 자극적인 내용을 담는 게 일종의 유행인 것 같은데 그런 흐름에 따라가지 말고 나만의 무언가를 꾸준히 만드는 게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 독자에게 한 마디 한다면요?
"초반부터든 최근이든, 인스타그램이든, 책이든 <키니 일기>를 봐주시는 분들께 그저 감사한 마음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손이라도 잡아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아마 제 손보다는 키니의 손을 더 잡고 싶어하겠지만요.(웃음) 덧붙여 혹시 반려동물을 키우신다면 아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멍디에게 키니란?
"무한한 사랑이자, 무한한 책임이자 가끔 귀찮음?(웃음) 생각해보면 그런 존재가 딱 가족인 것 같아요. 키니가 저에게 그렇습니다."
  
도서 <키니 일기> 일부
 도서 <키니 일기> 일부
ⓒ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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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니 일기 - 멍디와 키니가 함께 보낸 7년의 기록

멍디 (지은이), 시월(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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