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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에서 목격된 멸종위기1급 얼룩새코미꾸리. 한반도 고유종이다. 물이 맑은 곳에서 산다. 한반도에서 멸종되면 전세계적으로 멸종된다.
 금호강에서 목격된 멸종위기1급 얼룩새코미꾸리. 한반도 고유종이다. 물이 맑은 곳에서 산다. 한반도에서 멸종되면 전세계적으로 멸종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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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에서 만난 멸종위기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 금호강은 천연기념물 수달의 집이다.
 금호강에서 만난 멸종위기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 금호강은 천연기념물 수달의 집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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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은 도심의 마지막 남은 야생의 공간이다. 야생생물들은 그들의 생존에 꼭 필요한 물이 있기 때문에 하천으로 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강 가운데 들어선 섬인 하중도와 하천둔치와 하천숲은 몸을 숨길 은신처까지 마련해주기 때문에 야생생물들에겐 더없이 좋은 서식처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하천이다.

그렇다면 대구 도심을 관통하면서 대구의 상징과도 같은 강인 금호강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을까. 조사해보니 포유류와 조류와 어류 총 141종의 생명들이 금호강 대구구간에 살고 있었다. 지난 3개월간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생태조사 결과와 국가가 한 가장 최신 자료인 2012년 제3차 전국자연환경조사 금호강 대구구간 결과를 바탕으로 확인한 것이다. 

12종의 법정보호종과 141종의 야생생물이 살고 있는 대구 금호강

금호강 대구구간 42㎞ 구간에서만 환경부가 보호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이 총 9종이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과 얼룩새코미꾸리(3곳에서 10개체가 목격)가 발견됐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삵과 남생이 그리고 고니와 흰목물떼새, 붉은배새매, 새호리기, 새매가 조사됐다. 포유류가 2종이고, 파충류가 1종, 조류가 6종 조사됐다.
 
금호강에 살고 있는 법정보호종 조류들. 좌에서 우로 위에서 아래로 소쩍새, 원앙,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고니, 흰목물떼새, 새매, 새호리기, 흰목물떼새
 금호강에 살고 있는 법정보호종 조류들. 좌에서 우로 위에서 아래로 소쩍새, 원앙,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고니, 흰목물떼새, 새매, 새호리기, 흰목물떼새
ⓒ 정수근, 문화재청,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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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문화재청이 보호하고 있는 천연기념물은 총 7종이 목격됐다. 수달과 남생이와 붉은배새매와 원앙과 소쩍새와 새매 그리고 황조롱이가 목격된 것이다.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로 동시에 등재된 4종을 제하면 총 12종의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즉 12종의 법정보호종이 금호강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제3차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는 포유류가 두더지, 너구리, 족제비, 오소리 등 10과 16종이 조사됐고, 조류는 비오리, 논병아리, 파랑새, 청호반새 등 무려 27과 88종이나 조사됐다. 그리고 어류는 흰줄납줄개, 큰납지리, 참붕어, 버들붕어, 기름종개 등 11과 37종이나 조사됐다.
 
금호강에서 목격된 물고기. 물고기는 총 11과 37종이 금호강에서 목격됐다.
 금호강에서 목격된 물고기. 물고기는 총 11과 37종이 금호강에서 목격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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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와 조류 그리고 어류를 모두 합치면 모두 무려 141종의 야생생물들이 금호강 42㎞ 구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조개류 등의 저서생물까지 합치면 더 많은 생명들이 금호강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호강은 이들 야생생물들의 집인 것이다. 금호강은 대구를 관통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사는 민가와는 다소 떨어져 있어서 인간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야생의 영역에 가깝다. 그러니 이렇게 많은 야생생물들이 살 수 있는 거다. 

그런데 지금 이런 금호강에 약탈이 시작됐다. 인간에 의한 약탈 말이다. 금호강 속으로 인간이 더욱 깊이 들어가려 하고 있다. 지금만 해도 많이 들어왔는데 더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렇게 무제부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놓아서 생태계를 단절시키려 하고  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렇게 무제부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놓아서 생태계를 단절시키려 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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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벌이려고 하는 토건공사. 불필요한 곳에 제방을 넓히고, 무제부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닦으려 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벌이려고 하는 토건공사. 불필요한 곳에 제방을 넓히고, 무제부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닦으려 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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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이 그렇고, 대구 수성구청이 하고 있는 산책로 사업이 그러하고, 대구 북구청이 금호강 둔치에 건설하려는 파크골프장과 야구장 사업이 그러하다. 여기에 더해서 이런 금호강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마저 쓸데없이 제방을 넓히고, 무제부 구간(산지로 된 구간)으로 자전거도로를 계획하는 등의 개입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지나친 탐욕이다. 금호강에만 9종의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다. 멸종위기에 몰린다는 것은 서식처가 사라진다는 말이다. 즉 이들 9종의 멸종위기종들은 이곳을 벗어나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비단 이들뿐만이 아닐 것이다. 사실 141종이 모두 그러하다.
 
금호강에 이렇게 다양한 조개들을 비롯한 저서생물 또한 많이 조사됐다. 금호강은 이들 야생생물들의 집이다.
 금호강에 이렇게 다양한 조개들을 비롯한 저서생물 또한 많이 조사됐다. 금호강은 이들 야생생물들의 집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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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야생의 생명이 사라진다는 것은 자연환경이 더 나빠진다는 것이고, 그것은 고스란히 우리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 공존해야 한다. 그러려면 그들의 영역을 확보해줘야 한다. 백번 양보해서 인간이 많이 사는 곳을 흐르는 신천과 같은 하천은 인간 위주로 개발을 하더라도 사람의 삶터와 떨어진 금호강과 같은 하천은 자연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

하천 안으로 길을 내고 조명을 밝히는 무지몽매한 짓을 하지 말고, 지금처럼 제방을 이용해서 하천에 접근하고, 생명의 길을 막는 수중보를 건설할 것이 아니라 지금은 쓸모없어진 보들도 오히려 허물어(농사도 없으므로) 생명의 흐름을 이어주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로 공존을 위한 길인 것이다.
 
금호강에는 이렇게 많은 조류가 살고 있다. 총 27과 88종의 조류가 조사됐다.
 금호강에는 이렇게 많은 조류가 살고 있다. 총 27과 88종의 조류가 조사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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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에서 12종의 법정보호종을 비롯한 141종의 생명들이 그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결국 우리 인간을 이롭게 할 것이다. 그들과의 공존의 길을 모색해 가는 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품위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대구시의 수중보 건설을 필두로 하는 금호강 르네상스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 대구 북구청의 사업인 금호강 둔치 파크골프장, 야구장 건설 계획도 중단되어야 한다.

또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하는 제방 폭의 확장과 무제부 구간 자전거도로 건설과 같은 사업도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대구 북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의 결단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는 활동가입니다. 강과 그 안에 살아가는 뭇 생명들을 기억하고 그들과의 진정한 공존을 희망합니다.

*금호강과 141종의 뭇 생명을 돕는 방법
: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86853


태그:#금호강,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환경부,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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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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