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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보고를 마친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보고를 마친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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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 인터뷰 기사를 접했습니다. 대학 재정지원 방식 바꾸고, 지자체로 권한 넘기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I와 에듀테크 활용하고, 외고 존치시키며 고교학점제 속도 조절하겠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어떤 건 대선공약이고, 어떤 것은 장관 지명 후 밝힌 사항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색다르다는 느낌은 적었습니다. '제목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우려되는 지점은 있습니다. 외고 존치는 이주호 장관의 주요 관심사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시절에 이어 두 번째 교육부 장관 임기를 맞아 그는 '수업'에 포커스를 맞춘 듯 합니다. AI와 에듀테크를 말하고 개별화와 맞춤교육을 언급하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대입을 미세조정하겠다고 하면서 "지금 할 일은 교실을 살리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 대부분 연결됩니다. 외고와 자사고를 존치시키면 수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선 외고 등의 존치는 고교학점제에 영향을 줍니다. 학점제를 위한 요소인 내신 절대평가가 외고와 자사고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푸는 고육책은 상대평가를 둔 상태에서 학점제를 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상대평가 체제에서 수업혁신이 잘 될까 의문입니다. 장관은 '잠자는 교실'을 깨우는 수업혁신에 관심 많은 것 같은데, 어디까지 될까 갸우뚱합니다. 또한 고교 서열이 유지된 가운데 수업을 바꿔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만만치 않은 난이도입니다.

문제 만드는 장관 아닌 푸는 장관이 필요하다

눈길 가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조직개편을 "연말까지 하겠다"고 답합니다. 지금이 11월 말이니, 조만간 방안 나오고 직제를 고치려고 하겠습니다. 1월 1일 기점으로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이 연달아 또는 한꺼번에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수장이 바뀌면 기관이나 회사나 조직개편을 하곤 합니다. 이 또한 천편일률입니다. 그렇게 조직이 흔들리고 나면 추스르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인 업무분장 마찰을 겪어야 합니다. 새 루틴을 잡는데도 시간 필요합니다. 모든 것이 정리되어 일이 손에 익을 즈음이면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후 다른 수장이 와서 또 조직을 개편합니다. 묘합니다.

이주호 장관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게 대학 관련 부서인 고등교육정책실의 폐지는 아닙니다. 고등교육정책실 폐지 추진은 지난 3월 '교육부 폐지론'을 불러왔던 당사자로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교육부는 대학을 관리감독하는 곳이면서도 동시에 대학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곳입니다. 최신 교육행정에서는 후자가 더 클 겁니다. 고등교육 재정 확충, 서울대 10개, 지방대 살리기 등은 다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걸 할 때 꼭 조직개편이 필요한 것 아닙니다. 소통 확대나 조직문화 개선 그리고 사기 진작으로도 가능합니다.

관련하여 국립대 사무국장 대규모 대기발령이 두 달 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정책보좌관을 데려오려고 신원조회를 시작하던 날에는 공교롭게도 두 번째 대기발령이 심야에 있었습니다. 멀쩡히 일하던 분들에 대한 부적절한 조치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교부금 개편도 현안입니다. 교육계가 나뉘어 싸우게 될지도 모릅니다. 가장 안 좋은 장면입니다. 장관으로서 역할이 지금 당장 필요합니다.

인터뷰에서 거론되지 않았지만, 교육과정 역시 중요합니다. 노동교육이 반영되지 않은 점, 성평등과 성소수자가 삭제된 점은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으로서 민망한 일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교육에는 문제를 만드는 장관이 아니라 문제를 푸는 장관이 필요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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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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