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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 등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심사소위 소속 의원들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의 예산심사 지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 등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심사소위 소속 의원들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의 예산심사 지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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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지난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예산심사소위를 보이콧하면서 사실상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중단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국정조사 파행을 위한 꼼수냐"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합의에 이르렀지만,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과 예산안 처리 문제로 또다시 여야 강대강 대치 국면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2)을 사흘 앞두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토위원회와 정무위원회의 예산안을 단독 의결한 것에 대해 반발하며, 상임위 재논의 없이는 예결위 심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정무위에선 윤석열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 운영비 예산을 감액하고, 국토위에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분양주택 예산은 삭감한 반면 '이재명표 예산'인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증액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임위 심사는 '예비심사'일 뿐이며, 예결위에서 심사한 최종 예산안은 본회의에서 정부 동의가 있어야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기 때문에, 심사를 중단할만한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또 명분 없는 예산 심사 파업에 나섰다"라며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도 하기 전부터 준예산(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할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해서 집행하는 제도) 운운하더니 어제는 여당 의원들의 예결위 예산안 조정소위를 파행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연출했다"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이 정부 원안 통과든 부결해서 준예산을 만들든 모두 민주당 탓으로 돌리면 그만인 것처럼 행동한다"라며 "계속 국정조사를 볼모로 잡고 무책임한 지연 작전으로 일관하게 했다면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예산 심사에 임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결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정 의원은 "국민의힘이 지난 금요일부터 갑자기 심사 거부에 들어갔다"라며 "(정무위 국토위 예산안 단독 처리는) 헌법 75조에 따른 정부의 증액 동의권에도 불구하고 단독 처리시 정부의 증액 동의를 묻지 않아 위법적 예산 심사이기 때문에 예결위에서 심사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과거 수차례 상임위 의결 과정에서 정부 동의 없이 처리해온 전례가 아주 많다. 작년 정무위에서도 정부 동의 없는 안을 예결위에서 심사했다"라며 "오히려 상임위 동의 절차를 문제 삼아서 여당이 예결소위 심사를 거부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이 공공분양주택 예산을 감액한 것에 대해 '정치적 발목잡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보려고 노력했다. 문제는 청년원가 주택, 역세권 첫 집, 분양주택 관련 등 7만 2000호에 대한 명세서가 전혀 없었다. 또한 주택 공급을 하는 LH하고 전혀 상의도 없었다"라며 "이 예산이 현실성이 없다고 봐서 삭감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더 황당한 것은 예결위 예산심사 과정에서 여당과 합의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정부 부처가 심사 참여를 거부한 일이다. 이는 예결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라며 "이에 민주당 예결위 위원들은 앞으로 예산심사 소위를 더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 예산소위를 잠정적으로 종료했다"라고 강조했다.

"국정조사 파행을 위한 꼼수"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무조정실 등 정무위 소관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무조정실 등 정무위 소관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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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민주당 예결소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예결위 파행이 "국정조사 파행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예산안 심사에 적극 임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주 목요일까지 아무 이견 없이 원만하게 진행되던 예산심사소위가 갑자기 국민의힘 실력행사로 파행을 맞은 데에 대해 의구심이 들 뿐이다"라며 "목요일에 국정조사 실시가 본회의를 통과했고, 금요일부터 국민의힘 예결소위 위원들의 행태가 갑자기 180도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기 위한 정략적 목적이 아니라면 이런 일은 있을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639조의 정부예산은 윤석열 정부 예산이기 전에 국민 예산이다. 국민의힘이 국민 예산을 정쟁의 도구로 활용한다면 정당으로서 존재이유가 없다"라며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 주면서 국민의힘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게 부끄럽지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위원들은 "어제 예결위 회의에서 보여준 정부의 행태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자, 국회 예산심의권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였다"라며 "기재부를 비롯한 모든 심사대상 부처는 여당과 합의 없는 예산심사에는 참여할 수 없다며, 국회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하는 회의에 불참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을 경시하는 정부의 오만방자함이 도를 넘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12월 2일까지 우리에게 아직 나흘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그 나흘 동안 국민의힘과 정부는 예산안 심사에 적극 임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라며 " 윤석열 정부에게도 부탁한다. 예산 심의권은 국회에 있고, 그 국회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박정 의원은 "(예산심사) 소위의 공식적인 일정은 끝났다"라면서도 "오늘 오후에 (예결위) 간사간 협의를 해보려고 한다. 오늘 오후부터 다시 소위를 열수 있는지 확인을 하고, 안 되면 내일이라도 위원장이 회의를 소집하는 형태로 어쨌든 간에 계속적으로 논의를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라고 예산안 심사 재개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태그:#예산안,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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