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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보호종료∙자립준비 청년 지원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서울 은평구의회 정책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자립준비청년 지원 현황 및 과제와 서울시 지원정책의 현황 등을 듣고 실제 자립준비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이미경 은평구의원이 주관과 사회를 맡았다.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자립강화 정책 필요
 
보호종료?자립준비 청년 지원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 (사진: 정민구 기자)
 보호종료?자립준비 청년 지원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 (사진: 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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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아동복지법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아동의 의사에 따라 만 24세까지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자립지원전담기관 운영 및 전담인력 배치를 통해 맞춤형 자립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또한 보호종료 후 5년간 자립수당을 5년간 월 35만 원 지원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지원 확대 및 지원대상에 보호연장아동을 포함하도록 지침을 개정하는 등 변화점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자립준비 청년들에 대한 제도 운영에 미흡한 점이 많은 상황이다. 실제로 자립준비청년들은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해 대학에 진학하기가 어렵고 시설 생활에서 사회로 나와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치유해줄 제도가 체계가 없음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대학을 진학한다 하여도 중간에 학비 등의 문제로 졸업까지 하여 교육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통계를 내지 않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의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자립지원전담요원 제도의 안착과 실효성 확보,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대책, 심리지원에 관한 법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민숙 입법조서관은 "보호종료청소년 지원 모범 국가인 영국은 보호대상아동에게 반드시 개인상담사를 지정하고 만 25세까지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개인상담사는 최소 8주마다 보호종료청소년을 면담하고, 주거지를 옮길 경우 7일 이내에 방문해 주거 적절성을 평가하는 등 적극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허 조사관은 "영국에선 교육과정에 있는 동안 의류비, 도서구입비, 학업과정에서 필요한 도구, 여비 및 점심 식대 사용 용도로 약 190만 원을 지원하는데 이는 교육 과정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적인 자립지원청년 정책 강화에 이어 서울시도 2021년부터 자립준비청년의 주거∙생활∙정서 등 전반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자립실현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자립수당을 500만 원을 상향해 1500만 원을 지급하고 자립정착금도 5만 원 상향해 월 40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바뀌고 있다. 또한 자립준비청년 퇴소 전∙후로 원스톱 일상 교육 지원과 자립준비청년 맞춤형 주거 공간 및 임대료 등을 지원하고, 자립지원전담요원 지원 뉴딜일자리 개발 등을 통해 상담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병도 서울시의원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 정민구 기자)
 이병도 서울시의원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 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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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자립지원청년 정책 강화에 대해 이병도 서울시의원은 사회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촘촘한 정책 추진계획이 수립되었지만 실질적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도 의원은 "단순히 자립정착금을 늘리는 게 아니라 무엇을 자립으로 볼 것인가 명료하게 해야 하고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멘토-멘티 결연의 범위와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멘토의 경우 세대차이가 있는 경우 수용도가 낮아 차이를 좁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심리상담서비스는 자립준비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2-3년에 1회씩 진행하고 그에 따른 서비스가 퇴소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임대보증금 부담으로 안정적인 주거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 학비 지원체계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평구 자립준비청년 자립생활·사회진입 지원하는 '엔젤스헤이븐'

아동보육시설이 꿈나무마을이 있는 은평구에서는 엔젤스헤이븐이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엔젤스헤이븐은 '개인 사적 및 공적 관계망 확장을 통한 자립기반 마련'과 '지역사회 전문가 및 자원 네트워크 기반의 이해관계자 협업 방식의 사업추진'을 통해 보호종료 아동에 대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

특히 엔젤스헤이븐은 서울시 생활임금에 못 미치는 보호종료아동의 경제적 상황을 청년 당사자가 살아가는 지역사회 내에서 기회를 제공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독립지원을 위해 월 평균 20명 내외에게 월 1회 방문 상담, 문제 해결 지원, 월 20만 원 자립지원비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또한 엔젤스헤이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하트하트재단 지원을 통해 보호종료 아동에게 맞춤형 주거서비스, 마을학교 사업, 마을인턴사업, 사회관계망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여 자립지원을 했다. 

엔젤스헤이븐 송승규 팀장은 "특성화 고등학교 졸업 사례가 많은 것을 착안해 개인 역량을 극대화 하도록 지원, 사회진입과 유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진행했다"며 "특히나 4년 동안 여러 가지 사회경험을 하지 못하는 공백 기간 동안 이 경험치를 마을에서 채워주면 어떻겠는가 하여 마을인턴사업을 진행했고 마을에서 사적인 관계망과 공적인 관계망을 확장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장보성 작공 대표가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정민구 기자)
 장보성 작공 대표가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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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및 학교부적응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교육기관이자 징검다리 거점 공간인 '작공'의 장보성 대표는 아이들에겐 당당히 자립할 때까지 한결 같이 지켜봐줄 어른과 맘 편히 찾아갈 집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보성 대표는 "아이들은 대학을 안 가겠다고 수년 동안 버틴다. 알고 보면 모르는 사람들 만나서 고아가 아닌 척 거짓말하고 이젠 어디까지 거짓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그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계 안에서만 살아야지 하는 공통의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아이는 햇살론 대출을 받아 돈을 갚으려고 알바를 하고 있는데 다리가 아파서 보니 하지정맥이 생겨서 양쪽 다리 수술하는데 360만 원이 들게 생긴 경우가 있었다. 근데 구청은 최대치가 100만원이라 하고 그마저도 어렵다고 한다. 뭔가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밤마다 정말 못버티겠다고 하는 연락을 받는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장 대표는 "아이들이 자랑하고 싶을 때 들어줄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 헤어질 때 뒤통수가 안보일 때까지 하염없이 보며 인사해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전제조건에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자립할 때까지 한결 같이 지켜봐 줄 어른, 마음 편히 찾아갈 집 같은 곳이 아이들에게 있으면 정말 좋겠다"며 반드시 현실적인 대책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자립 준비하는 청년들도 직접 토론회에 참석해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청년 A씨는 "자립을 준비하는 시기가 시설 안에서 꽤 길게 있지만 사소한 것에 많이 흔들리게 된다. 예를 들어 쓰레기를 어디에 버려야 하는지, 세금을 어떻게 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다"며 "혼자서 살아보는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생각하고 이 같은 실질적 자립에 대해 알려주는 멘토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씨는 "시설 내에서 폭력들이나 그 안에서 발생하는 성문제 등이 유착화 된 게 많아 이를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시설을 운영하는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넣는다거나 재단이나 종교단체에 보육원 운영 권한을 완전히 맡기는 게 아니라 관리∙감독에 공공성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씨는 "퇴소 후 큰 금액이 통장에 찍혀 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돈을 관리해야 할 지 모르겠다. 퇴소 전에 교육을 받아도 돈을 펑펑 쓰게 되고 결국 돈을 다 쓰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그러다 보니 돈 때문에 사기도 당하면서 정신적인 문제까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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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어 토론에서 박인숙 아동복지 전문 변호사는 "시설이 아이들에 대한 관리감독만을 위하 시설 내 규칙을 까다롭게 하여 가둬버리니 퇴소하고 나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잃은 채 사회에 던져진다"며 "특히 아동 학대가 미리 발견되지 않는 이유가 아이들에게 멘토가 다 있어도 결국 시설에서 정해준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가 신고를 포기하게 되기 때문에 아이가 시설과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젤스헤이븐 조준호 대표이사는 "시설 아이들이 당장 행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해야 할 방향이 있다. 어떤 시설에선 아이가 시설 내에서 범죄를 일으켰다고 내쫓는 곳이 있는데 정부가 먼저 해야 할 것은 이런 곳들로 인해 아이의 양육자가 바뀌는 경우가 없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자립준비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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