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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초부자감세 저지·윤심예산 삭감, 민생에 쏟아붓겠습니다!' 문구를 회의장 벽면에 내걸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초부자감세 저지·윤심예산 삭감, 민생에 쏟아붓겠습니다!' 문구를 회의장 벽면에 내걸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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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을 내어달라면 내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쓸개까지 내어달라고 하면 협의는 있을 수 없다." - 박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정 국회의원 발언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이 '허허허' 하고 웃었다. 박 의원 발언이 끝나자 성 의장은 "박정 의원께서 보통이 아니신데?"라고 했다. 앞서 함께 웃음을 보였던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쓸개는 안 된다"는 말로 박 의원 발언에 동감을 표시했다.

4일 오후, 2023년도 정부 예산안 협의를 위해 모인 거대 양당의 정책위 의장과 예결위 간사들은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험난한 협상을 예고하는 '뼈 있는' 발언을 주고받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8일과 9일 본회의를 예산안 처리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하면서, 양당 역시 이미 법정 시한을 넘긴 예산안을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까지는 마무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날 '2+2 예산안 협의'는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정책위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확히 오후 4시에 네 사람이 동시에 회의장으로 들어왔다. 김성환 의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성일종 의장께서 '야당을 방문해서 (회의를) 하면 좋겠다'고 해서, 특별히 저희 민주당 정책위 회의실에서 회의를 갖게 됐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예산안 처리가 시급한 집권여당이 야당에 협조를 구하러 오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양측 이견이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내일(5일)까지 있을 마라톤 협의가 험난할 것을 예고했다.

"예산 편성, 국민이 윤석열 정부에 위임" vs. "초부자감세, 철저히 막겠다"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2+2 예산안 협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2+2 예산안 협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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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두발언에 나선 성일종 의장은 "새 정부가 출발을 했다. 내년 국민의 삶에 대한 예산을 윤석열 정부가 처음으로 짜게 됐다"라며 "예산 편성에 대한 것은 국민들께서 윤석열 정부에게 위임해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야당의 예산 처리 비협조는 사실상 '대선 불복'이라는 뉘앙스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민생과 약자, 미래에 방점을 둬서 전년도보다 약 24조 원의 지출 구조를 조정했고, 정말 알뜰하게 준비했다"라며 "국민을 위해서 특히 약자와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고 민생을 위해서 준비한 내년도 예산안에 민주당의 신속하고 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열심히 짜둔 정부안이 국민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아주 정중하게 요청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김성환 의장은 "청와대 이전 과정에서의 과도한 예산이라든가, 대통령 시행령 통치 관련 예산이라든가, 여러 가지 권력형 관련 예산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쟁점 예산이 있다"라며 "잘 아시는대로, 이번에 또 예산안과 함께 다뤄질 예산 부수법안 중에 민생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대한민국 초부자들을 위한 초부자감세 부수법안이 붙어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 부분은 저희가 철저하게 막고, 거기서 생기는 세수를 갖고 빠져있는 민생 예산을 이번 기회에 꼼꼼하게 챙겨서 서민들이 좀 더 어깨 펴고 2023년도 살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의 예산을 "비정한 예산"으로 규정하며, '민주당표' 정책 관련 예산들은 최대한 지켜나가겠다는 뜻이다.

"야당에 발목 잡혀 아쉽" vs. "주호영, 예산안을 정치 영역으로 끌어올려"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2+2 예산안 협의에서 민주당 박정 예결위 간사의 간은 내어줄 수 있어도 쓸개까지 내어달라면 협의가 불가하다는 발언에 함께 웃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철규 예결위 간사·성일종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박정 예결위 간사.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2+2 예산안 협의에서 민주당 박정 예결위 간사의 간은 내어줄 수 있어도 쓸개까지 내어달라면 협의가 불가하다는 발언에 함께 웃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철규 예결위 간사·성일종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박정 예결위 간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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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예결위 간사들의 발언은 조금 더 수위가 높았다. 국회 예결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은 "지금까지 1조1800억 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 삭감에는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청년원가주택 분양사업과 역세권 주택 분양사업의 전액 삭감, 또 그 외에 우리 정부의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검찰·경찰·감사원의 운영비의 전액 삭감 또는 대폭 삭감이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것들은 예전에 없던 예산이 아니라, 예전에 늘 편성됐던 예산"이라며 "지난 30년간 더불어민주당도 15년 집권한 수권 정당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다 아실 것"이라며 "전년도 기준으로 동액 내지는 감액 편성된 예산안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발목 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데 대해 대단히 아쉽게 생각한다"라는 지적이었다.

민주당 간사 박정 의원은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KBS 인터뷰를 꼬집었다(관련 기사: 파행, 파행... 오후 담판 앞두고 파행 예측한 주호영 원내대표). 그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예산안 타협이 어렵다는 취지로 주 원내대표가 발언한 걸 언급하며 "정부여당이 정치적 이유로 예산안 협의를 거부한 경우는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민생과 경제 영역인 2023년도 예산안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상당히 부적절한 발언 아닌가"라며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 예산안 639조 원을 국회에서 국민의 예산으로 환골탈퇴 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예산안 협의에 임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23년도 예산안이 정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국민의힘에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간을 내어달라면 내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쓸개까지 내어달라고 하면 협의는 있을 수 없다"라는 발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월요일까지 최대한 쟁점 줄일 것... 단시간에 끝날 일 아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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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데도 예산안 협의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높았다. 현장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으나, 양당은 이날 별도의 백그라운드 브리핑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성환 의장은 "저희가 시한이 많지 않지만, 양당 원내대표가 '월요일까지 2+2 회의를 통해서 최대한 쟁점을 줄여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라며 "오늘 최대한 회의를 하고, 내일 연속해서 회의를 할 테니까, 오늘 저녁은 (결과를) 기다리지 않으셔도 된다. 최대한 성과를 내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성일종 의장 또한 "이게 단시간에 오늘 다 끝날 일은 아니다"라며 "여러 가지 파트별로 봐야 할 부분이 있어서, 내일 (협의가) 마무리 되면 백브리핑을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을 보탰다. 쟁점별로 양당 입장이 첨예한만큼, 협의 도중 언론과의 접촉은 최대한 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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