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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교부, ？교원노조 종합대책(회의자료)？, 1989. 청와대 등 11개 국가기관의 전교조 대책이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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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정부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결성을 막기 위해 사찰과 탈퇴종용, 불법감금, 재판부 로비, 사법처리, 해직 등 전방위적인 탄압을 가한 중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이 33년만에 밝혀졌다.

9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2기, 위원장 정근식, 진실화해위)는 1989년 전교조 결성과 교사 해직 과정에서 발생했던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하고 국가의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 마련을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부영 전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해 247명이 2021년 2월에 신청한 사건에 대해 같은 해 5월 조사개시 결정했고,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이들은 1989년 전후 안전기획부의 총괄기획 하에 문교부, 법무부, 보안사령부, 경찰 등 11개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전교조에 전방위적인 탄압을 가했다고 밝혔다.

민주교육추진전국교사협의회 결성 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교사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의 지지를 받게 되자, 문교부는 교사들을 사찰하는 전담 기구인 교원전담실을 설치해 일상적으로 교사들의 동향을 파악한 뒤 청와대와 안기부 등에 보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전교조 결성 이전부터 국가가 교원 사찰 기구를 만들어 교사는 물론 민간인인 학부모, 교사 가족들까지 사찰해 동향을 파악했고 이를 정보 수사기관에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11개 국가기관이 총동원됐던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다. 진실화해위는 "1989년 5월 28일 전교조가 창립되자,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전교조 문제를 '체제수호 차원'에서 인식하고 대처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안기부 등 11개 국가기관이 총동원되어 전교조에 대한 전방위적인 탄압을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전교조 주동자에 대한 강력한 사법 조치, 이념적 배후에 대한 수사 및 공표, 좌경세력 수사 및 검거, 노조 배후 지원단체 수사, 노조 관련 헌법소원에 대한 정부의견 정리‧조정 등 법리적 검토 역할 등을 했던 것이다.

검찰은 1989년 8월 초 전교조 결성 활동과 관련해 231명을 입건했고, 이중 핵심주동자 4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41명을 구속했으며, 수사가 끝난 87명은 기소(구속 37, 불구속 50)했다.

헌법재판소와 법원에 대한 로비 정황도 확인되었다. 진실화해위는 "문교부가 정권 차원의 지시를 받아 전국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전교조 교사들의 총무처 소청, 행정소송, 민사소송, 헌법재판소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등에 대응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와 법원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인 사실을 밝혀냈다"고 지적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입수한 '1990년 문교부 회의 결과' 보고 문서에는 사립학교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 대응하기 위해 문교부 차관이 위원장이 되는 대책위를 설치하여 소송 업무를 전담하고, "재판관 9명에 대한 집중 로비 활동"을 전개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정부가 전교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중앙부처는 물론 전국의 각 시‧도청과 구청‧동사무소 직원 등 전 공무원을 동원해 가입교사 탈퇴 종용에 나선 사실이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진실화해위는 전했다.

진실화해위는 "보안사가 전교조 주요 간부들에 대한 대공 혐의점을 찾기 위해 민간인 사찰과 가택침입도 불사하며 자체 공작을 입안하고 실행에 옮긴 사실을 확인했고, 보안사가 만든 '진드기공작철'과 '보안사 민간인 사찰 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들 문서는 이번에 첫 공개된 문건이다.

또 "이번 조사과정에서 전교조 등 1980년대 교육운동 참여 교사들에 대한 사찰과 탈퇴종용, 사법로비, 사법처리, 해직 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대거 확보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관계기관 대책회의 문건 등 2000여 매 분량의 문서를 입수해 그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며 "관계기관 대책회의의 존재는 그간 소문으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안기부·보안사·치안본부 학원과장, 대검 공안과장, 문교부 차관과 교직국장, 보통교육국장 등이 배석했다는 문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가 안기부 등 전 국가기관을 동원해 사찰‧탈퇴종용‧불법감금‧사법처리‧해직 등 전방위적인 탄압으로 신청인들의 노동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직업의 자유 등 중대한 인권침해를 했다고 결론 내리고, 피해자들에게 공식사과하라"고 권고했다.

또 진실화해위는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근식 위원장은 "위법하고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피해 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처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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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교부, ？교원노조 종합대책(회의자료)？, 1989. 청와대 등 11개 국가기관의 전교조 대책이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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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보안사령부, ？？진드기공작철？？, 1989. ‘진드기 공작철’ 중 전교조 간부에 대한 가택수색 및 미행 과정에서 생산된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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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교부, ？회의자료？, 1990. 3. 29. 문교부에서 생산한 ‘신학기 교원노조대책’ 자료.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로비 계획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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