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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2022년 11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걸려 있는 모습.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2022년 11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걸려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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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50만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보기 위해 고사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2년 전, 2000년에는 86만명이 수능을 치뤘다. 응시생 수는 앞으로 더 드라마틱하게 줄어들 예정이다. 작년 한 해 우리나라에 태어난 아이의 수는 26만명이다.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미 깊게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 출산율 꼴지 수준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복합적일 것이다. 부부의 삶의 질 저하, 경제적 부담, 일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 육아에 대한 자신감 상실. 운좋게 이런 문제를 해결했거나 헤쳐나가기로 마음먹었더라도 부부에게 남은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지금은, 아이를 낳기로 부부가 결정하고 계획한다고 해도 임신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통계청에 의하면 대한민국에서 엄마가 되는 나이는 33.4세라고 한다. OECD기준 최고 수치로 늦은 취업과 늦은 결혼에 이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출산 계획이 있는 부부에게 굉장히 중요한 때다. 나이에 따라 난자 수가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에서 지원하는 난임치료도 만 35세를 기점으로 지원 기준과 정도가 달라진다. 35세 이전은 1년이상 노력했는데 생기지 않았을 경우 난임이라 진단하고, 35세 이상은 그 기준이 6개월이다. 이식할 수 있는 배아의 수도 다르다. 35세 이전은 한번에 최대 2개, 35세 이상은 임신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 3개까지 이식할 수 있다. 시험관 아기의 성공확률은 평균 30% 정도고 이마저도 유산이라는 위험을 지나야 비로소 아이를 만날 수 있다.

임신·출산하기로 한 부부가 마주하는 현실
 
신생아의 모습.
 신생아의 모습.
ⓒ Christian Bowe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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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출산계획이 있는 부부가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막상 닥쳐야 아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지인인 38세 여성은 6번의 시술 끝에 2개의 난자를 채취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현재는 시술을 포기한 상태다. 건강하고 젊은 여성이라면 과배란 후 난자 채취 시술시 1회에 대략 15~30개의 난자가 나온다고 한다.

원하는 시기에 임신이 잘 되면 다행이지만, 결혼을 뒤늦게 하는 추세와 더불어 산모 고령화, 정신적 스트레스, 환경 등 문제로 인해 그렇지 않은 경우 또한 늘고 있다. 요즘 자녀 계획이 있는 여성 중 일부는 이런 생물학적, 환경적인 문제를 일찍이 깨닫고 난소 건강 관리를 하거나 난자동결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 현재 난자 동결 비용은 전액 비보험이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300만원 수준이고, 매년 30만원 정도의 보관료가 발생한다고 한다.

과거엔 불임이라 불렀고 지금은 난임이라는 용어를 쓴다. 아닐 '부'자 대신 어려울 '난'이라는 뜻으로, 전에는 안 된다고 봤던 걸 요즘은 어렵지만 기술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난자와 난포를 키우는 주사, 나팔관이 막힌곳이 있는지 확인하는 조영술, 배아를 5일동안 키워서 이상염색체를 걸러내는 기술, 정자 수를 늘리는 약들이 그렇다.    

임신에 부부의 나이가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취업과 결혼 시기를 앞당기기 어렵다면 생애주기변경에 따른 출산지원도 적극처방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검진에 우울증 등 정신건강검사가 포함되고나서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과 건강개선 의지가 전보다 나아진 것처럼, 나이 20대부터 난소기능과 정자운동기능 등의 생식기능 검사도 의무화시키고 그에 따른 치료도 보험 적용을 시켜 주어야 한다.

기혼여성 3명 중 1명이 난임을 겪는다고 알려져있다. 출산여부와 관계없이 젊을 때부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훗날 그들이 원할 때 선택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태그:#난임, #불임, #저출산, #난임지원, #생식기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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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ry less, live more. 사람들이 걱정을 덜 하고, 제 인생을 살 수 있길 바라는 30대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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