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 바카락

버트 바카락 ⓒ Etsy


올드 팝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버트 바카락이 익숙하다. 수많은 대중음악 명곡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작사가 할 데이비드와 함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발표한 걸작들엔 고전미와 독창성이 공존했다. 그래미상 6회 수상과 빌보드 핫100의 탑 40에 73개의 곡을 올려놓는 등 작품성과 대중적 인기를 동시에 누렸던 그는 팝 역사상 위대한 작곡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2월 8일,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버트 바카락의 대표작 5곡을 소개한다.
     
The Look of Love(1967) / 더스티 스프링필드
영국의 블루 아이드 소울 싱어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1967년 작 'The look of love'는 넘실대는 보사노바 리듬에 고혹적 음색을 얹었다. 007 시리즈의 패러디 영화 <카지노 로얄>(1967)에 삽입된 이 곡은 'Desafinado'의 쿨재즈 거장 스탄 게츠의 테너 색소폰을 입혀 한층 고풍스러운 사운드를 주조했다. 스프링필드는 1970년 곡 'Spooky'에서 'The look of love'의 농밀한 숨결을 소환했다.
 

▲ The Look Of Love ⓒ Mercury Records

 
I'll never fall in love again(1969) / 디온 워윅
휘트니 휴스턴의 이모로도 잘 알려진 리듬 앤 블루스의 전설 디온 워윅은 버트 바카락의 페르소나와도 같았다. 본래 뮤지컬 < Promises, Promises >를 위해 작곡된 'I'll never fall in love again'는 워윅의 음성을 통해 빌보드 핫100 6위를 수확했다. 깊고 소울풀한 창법 대신 살랑거리는 목소리로 재즈 팝의 풍미를 살렸다. 최초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기록된 바비 젠트리의 동해 리메이크는 영국 싱글차트 1위를 이룩했다.
 

▲ I'll Never Fall In Love Again ⓒ Memo Media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1969) / 비제이 토마스
가수와 제목을 몰라도 곡이 시작되면 '탁'하고 스위치가 켜진다. 버트 바카락에게 아카데미 주제가상의 영광을 안겨준 친숙한 멜로디는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내일을 향해 쏴라>(1969)에 삽입되었다. 노래를 부른 비제이 토마스는 블루 스위드의 리메이크로도 유명한 'Hooked on a feeling'와 빌보드 핫100 9위를 차지한 'I Just Can't Help Believing' 같은 소프트 록에 강점을 보였다.
 

▲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 Drew's Entertainment

 
Arthur's Theme (Best that you can do)(1981) / 크리스토퍼 크로스
압도적인 출발이었다. 데뷔작 < Christopher Cross >(1979)은 그래미 본상의 네 개 부문 최고의 신인상,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앨범상을 휩쓸었고, 2019년의 빌리 아일리시와 함께 유이한 기록으로 남았다. 일약 인기 대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크로스는 'Sailing'과 'Ride like the wind' 같은 고품격 팝 록을 써냈다. 크로스와 바카락이 합작한 'Arthur's theme (Best that you can do)'은 라이자 미넬리가 출연한 1981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미스터 아더>의 메인 테마. 두 거장의 공력이 느껴지는 명곡이다.
 

▲ Arthur's Theme (Best That You Can Do) ⓒ Warner Records Inc.

 
Always something there to remind me(1983) / 네이키드 아이스
사랑의 흔적은 아름답고도 괴롭다. 함께 걸었던 거리로 떠나간 이와의 추억을 그리는 'Always something there to remind me'는 달콤한 사운드에 아련한 노랫말을 담았다. 본래 미국의 소울싱어 루 존슨의 1964년이 오리지널로 영국 여가수 샌디 쇼의 커버도 영국 싱글차트 7위에 올랐다.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인트로가 사랑스러운 호주 뉴웨이브 밴드 네이키드 아이스의 1983년도 버전은 'Promises, promises'와 더불어 밴드의 대표곡으로 남았다.
 

▲ Naked Eyes - Always Something There To Remind Me (Official Music Video) ⓒ Chrysalis Records

버트바카락 작곡가 대중음악 팝뮤직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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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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