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쌍포' 실바-강소휘 선수

'GS칼텍스 쌍포' 실바-강소휘 선수 ⓒ 한국배구연맹

 
V리그에서 유일하게 아시아쿼터 선수를 거의 활용하지 않는 팀, 그래도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팀이 있다. 여자배구 GS칼텍스다.

GS칼텍스는 지난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승점 17점(6승2패)을 획득하며 2위로 올라섰다. 또한 1위 흥국생명(20점·7승1패)을 바짝 추격하며 선두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날 경기는 GS칼텍스 실바·강소휘, 정관장 메가·지아의 쌍포 대결이었다. GS칼텍스는 실바·강소휘 두 선수의 팀 내 공격 점유율이 무려 76%였다. 정관장도 지아·메가의 공격 점유율이 70%에 달했다.

경기 결과, 실바·강소휘가 메가·지아를 압도했다. 공격만 전담하는 아포짓인 실바는 이날 34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공격 효율도 53.7%로 압도적이었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강소휘도 12득점, 공격 효율 36%, 리시브 효율 39.1%로 공수 양면에서 승리에 기여했다.

정관장은 아웃사이드 히터인 지아가 17득점, 공격 효율 35.9%, 리시브 효율 45.9%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그러나 아포짓인 메가가 16득점, 공격 효율 27.3%로 부진하면서 쌍포 대결에서 완패했다.

'아시아쿼터 비주전' 흥국생명·GS칼텍스가 1~2위

GS칼텍스가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인 실바(32·쿠바)와 국내 선수인 강소휘(26) 쌍포만으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건, 상당히 의미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V리그부터 아시아쿼터 선수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현재 V리그 남녀부 14개 팀은 유럽·남미권의 트라이아웃 1명, 그리고 아시아쿼터 1명으로 팀별로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2명 모두 경기에 투입할 수 있다.

특히 여자배구의 경우 7개 팀 중 5개 팀이 아시아쿼터 선수가 국내 선수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현재 1위인 흥국생명과 2위인 GS칼텍스만 아시아쿼터 선수가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아포짓 옐레나,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과 김미연이 붙박이 주전이다. 아시아쿼터 선수인 레이나(24·일본)는 미들블로커,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선수가 부진할 때 그 자리에 교체 투입되고 있다. 그럼에도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하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GS칼텍스는 남녀부 14개 팀 중 유일하게 아시아쿼터 선수 없이 리그를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쿼터 선수인 톨레나다(32·필리핀)가 올 시즌 현재까지 단 4세트만 출전했다.

남녀부 아시아쿼터 선수를 통틀어 가장 적은 출전 기록이다. 그것도 4세트를 온전히 뛴 것이 아니다. 주전 세터인 김지원이 흔들릴 때 잠깐씩 교체 투입된 정도다.

그럼에도 팀 성적이 2위인 건, 국내 선수 특히 강소휘의 역할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아시아쿼터 공백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였다는 뜻이다.

'공격효율 2위' 강소휘 존재감... 외국인과 경쟁서 선두권

실제로 강소휘는 1라운드에서 공격수의 팀 기여도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공격 효율' 부문에서 김연경(35·흥국생명)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트라이아웃과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2위를 했다는 점에서 더욱 빛이 났다.

15일 오전 현재도 김연경과 강소휘는 여자부 공격 효율 부문 1~2위를 달리고 있다. 3위는 야스민(페퍼저축은행), 4위는 아베크롬비(IBK기업은행), 5위는 실바(GS칼텍스) 순이다.

더군다나 야스민, 아베크롬비, 실바, 메가 등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서브 리시브를 하지 않고 공격만 전담하는 아포짓 포지션인 것과 달리, 김연경과 강소휘는 공격은 물론 리시브·디그 등 수비에도 다 참여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란 점에서 팀 기여도가 월등히 크다.

강소휘는 올해 대표팀이 주요 국제대회에서 전패하는 등 부진했지만, 꾸준히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대표팀에서 활약이 V리그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GS칼텍스의 고민은 강소휘와 짝을 이룰 아웃사이드 히터, 그리고 김지원의 백업 세터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는 강소휘와 김지원이 시즌 끝까지 부상과 체력 문제 없이 현재의 퍼포먼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1라운드 MVP' 메가, 갑작스런 부진... 벌써 분석됐나
 
 정관장 아시아쿼터 선수 메가(24)

정관장 아시아쿼터 선수 메가(24) ⓒ 한국배구연맹

 
한편, '1라운드 MVP'를 수상했던 메가(24·인도네시아)가 MVP 수상 직후부터 갑작스럽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 8일, 여자부 1라운드 MVP로 메가가 선정됐다고 발표한 직후 배구팬들 사이에선 많은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1라운드에서 개인 기록, 팀 성적, V리그 흥행 기여도 등 모든 측면에서 메가보다 월등히 높은 활약을 했던 김연경(흥국생명), 실바(GS칼텍스)가 있었음에도 팀 순위도 3위이고, 개인 기록도 특별히 우세하지 않은 선수가 MVP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팬들은 MVP 취지에 맞지 않고, 아시아쿼터 이슈 띄우기에 편중된 MVP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메가는 지난 9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정관장 경기에 앞서 1라운드 MVP 수상식을 가졌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메가는 올 시즌 가장 부진했다. 소속팀인 정관장도 현대건설에 1-3으로 패했다.

메가는 이 경기에서 20득점, 공격 효율 10.6%를 기록했다. 공격만 전담하는 아포짓 선수가 아무리 득점을 많이 해도 공격 효율이 10%대면, 팀이 이길 수가 없다. 그만큼 범실과 블로킹 차단으로 상대 팀에게 내준 실점도 많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지아가 이날 24득점, 공격 효율 24.2%, 리시브 효율 37.5%를 기록하며 맹활약했기 때문에 더 비교가 됐다.

그런데 14일 GS칼텍스와 경기에서도 메가는 부진했다. 지아보다 득점, 공격 효율 모두 낮았다. 이날 경기는 정관장이 2위 싸움에 진입하느냐, 중위권으로 떨어지느냐가 걸린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그러나 메가가 2경기 연속 부진했고, 정관장도 2연패를 했다. 그러면서 선두권 대열에서 밀려났고, 하위권 팀들에게도 추격 위기에 처했다.

메가는 2라운드 들어 공격 파워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 팀 블로킹에 막히거나 수비로 걷어올려지는 경우도 부쩍 늘어났다. 이는 상대 팀들이 메가를 집중 분석했고, 마크를 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메가의 공격 패턴, 체력 부담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가뿐만 아니라, 아시아쿼터 선수 전체와 관련해 주목할 관전 포인트가 있다. V리그의 길고 빡빡한 경기 일정을 처음으로 소화한다는 점이다. 6개월 동안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하는 시스템은 아시아권 리그 어디에도 없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체력 부담을 이겨내고, 시즌 끝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느냐는 팀 성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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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레이크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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