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벡스코에 세계 탁구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두 모인다.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가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인 이번 대회는 단체전에 한해 열린다. 2020년 첫 개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두 번이 연기된 끝에 2024년에서야 대회를 치르게 되어 더욱 소중하다.

탁구에서는 '만리장성'을 쌓았다고 평가받는 중국이지만, 22년 전 치러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이 남녀복식에서 중국을 뚫고 두 개의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신유빈, 장우진, 전지희 등 한국에서도 '황금 세대'들이 포진한 이번 부산 대회에서 또 한 번 만리장성을 라켓으로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녀 각각 40개 국가 경쟁... '만리장성'과 '천수각' 뚫어라
 
 지난해 9월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는 신유빈 선수.

지난해 9월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는 신유빈 선수. ⓒ 박장식

 
이번 대회는 남자부와 여자부의 단체전 경기로 펼쳐진다. 각각 40개의 국가가 초대를 받은 이번 대회는 다섯 국가씩 8개 조를 짜 경기를 펼치고, 각 조에서 상위 3개 팀이 녹아웃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24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본격적인 토너먼트 경기를 펼치는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펼쳐진 조 추첨에서 대한민국은 남자부가 인도, 폴란드, 칠레, 뉴질랜드와 한 조에 속했고, 여자부는 푸에르토리코,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그리고 쿠바와 한 조에 속하게 되었다. 라운드로빈에서 조 1위를 기록하면 부전승으로 첫 경기를 면제받아, 16강에 사실상 자동 진출할 수 있다.

단체전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낸 팀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독일이다. 2014년부터 여자 탁구 단체전 결승 대진은 중국과 일본이 될 정도로 두 국가는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특히 2018년에는 남녀 금메달을 중국이, 남녀 은메달을 일본이 차지했을 정도로 단체전 세계선수권에서의 '만리장성'과 '천수각'은 높다.

독일 역시 남자부 탁구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10년간 열린 대회에서 세 번이나 은메달을 획득했을 정도다. 물론 지난 10년간 열렸던 네 번의 대회에서 금메달을 가져간 국가는 중국이 유일했다. 그야말로 '만리장성'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셈이다.

한국이 단체전에서 우승한 것은 남자부의 경우 단 한 번도 없다. 결승에 진출한 것도 16년 전인 2008년 중국 광저우 대회 때가 마지막이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동메달을 연속으로 수상했기에 홈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결승 진출을 노려봄직하다.

여자부의 경우 최근 우승이 영화 <코리아>로 알려진, 현정화와 리분희의 남북단일팀이 금메달을 따낸 1991년 일본 치바 대회가 마지막 우승이다. 대한민국 선수단만의 우승으로 한정짓는다면 1973년 사라예보 대회 때의 우승이 있다. 그나마 결승 진출도 27년 전인 1995년 톈진 대회 때가 마지막이기에 결승으로의 목마름이 크다.

신유빈·전지희·장우진·임종훈... '황금세대' 활약 기대해
 
 2024 세계 탁구선수권에 나서는 임종훈 선수.

2024 세계 탁구선수권에 나서는 임종훈 선수. ⓒ 박장식

 
하지만 남녀 탁구 모두 지금을 '황금세대'로 정의하기에 충분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탁구에서는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21년 만에 금메달을 딴 신유빈(대한항공, 세계 랭킹 8위)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세계 랭킹 22위)가 이번 대회에 나선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가 생애 첫 단체전 세계선수권 출전이기도 하다.

남자부에서는 장우진(세계 랭킹 14위)과 임종훈(한국거래소, 세계랭킹 18위)이 기대를 모은다. 두 선수는 2021년과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복식 2회 연속 은메달을 따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특히 장우진은 2016년 대회부터 세 대회 연속 단체전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세 번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

이외에도 여자부에서는 이시온(삼성생명, 세계 랭킹 46위)과 윤효빈(미래에셋증권, 세계 랭킹 159위), 그리고 귀화 선수인 이은혜(대한항공, 세계 랭킹 66위)가 주자로 나서고, 남자부에서는 이상수(삼성생명, 세계 랭킹 27위)와 안재현(한국거래소, 세계 랭킹 34위), 박규현(미래에셋증권, 세계 랭킹 179위)이 나선다.

이렇듯 한국 탁구의 '황금세대'들이 홈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나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모아진다. 어쩌면 한국 선수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그리고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애국가를 부산 땅에서 울려퍼지게 할 수도 있을 테다.

그리고 재밌는 소식도 있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신유빈과 경기를 펼치며 '고인물 탁구', '숨은 고수'라는 별명도 붙었던 환갑의 선수, 룩셈부르크의 니샤리엔이 이번 대회에도 룩셈부르크 팀의 최고참으로 나선다. 토너먼트에서, 신유빈과 니샤리엔의 '리매치'가 성사된다면 그 자체로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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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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