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홍콩 노쇼' 이후 중국의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친선 경기 취소를 보도하는 영국 BBC

리오넬 메시의 '홍콩 노쇼' 이후 중국의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친선 경기 취소를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홍콩 노쇼' 여파로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르헨티나의 축구 대표팀 친선경기가 돌연 취소됐다.

중국 항저우시 체육국은 10일 성명을 통해 다음 달 항저우시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잘 아는 이유로 경기를 개최할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해당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항저우시 체육국이 말한 '모두가 잘 아는 이유'는 메시의 홍콩 노쇼 논란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곧이어 베이징시 축구협회도 "현재로서는 메시가 출전하는 경기를 주최할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아르헨, 메시 때문에 중국 시장 놓칠라 '골치'

메시가 주장을 맡아 이끌고 있는 아르헨티나 축구가대표팀은 다음 달 18∼26일 중국 친선경기 투어에 나서 항저우에서 나이지리아 대표팀과 베이징에서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과 경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일방적으로 취소했으며,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관계자는 "다른 경기장을 물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시는 지난 4일 홍콩에서 열린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친선 경기에서 부상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고, 그를 보기 위해 수십만 원의 입장권을 내고 관중석을 가득 메운 4만여 명의 홍콩 축구팬들은 격분했다(관련 기사: 메시 '노쇼'에 홍콩 축구팬 분노 "입장권 환불해라").

관중들은 야유를 쏟아내며 환불을 요구했고, 이 경기를 '주요 스포츠 행사'로 지정하고 지원금까지 줬던 홍콩 정부도 "메시의 결장에 극도로 실망했다"라고 비판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가 내전근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다면서 "많은 팬들이 실망했다는 것을 알지만 용서를 구한다. 메시의 결장은 구단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매우 늦게 결정됐다"라고 사과했다.

홍콩서 분노 여론 확산... 결국 입장권 절반 환불키로 
 
 미국프로축구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는 리오넬 메시

미국프로축구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는 리오넬 메시 ⓒ 인터 마이애미

 
그러나 메시가 불과 사흘 뒤인 7일 일본에서 열린 친선경기에 30분간 교체 출전하면서 홍콩 축구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프랑스 AFP통신은 "중국의 일부 민족주의 정치인과 매체들은 메시의 홍콩 노쇼와 일본에서의 출전이 중국을 무시한 것으로 여긴다"라며 "중국에서의 친선경기 취소는 중국을 전략적 시장으로 여기는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에 골칫거리"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도 "메시가 홍콩 노쇼 사태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큰 시장인 중국에서 어려움에 직면했다"라고 전했다. 

홍콩 소비자위원회에 환불 요구 신고가 1천300건 이상 접수되고,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압박하자 주최 측인 태틀러 아시아는 결국 입장권 가격의 50%를 환불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중들은 메시를 보기 위해 880달러에서 4880홍콩달러(한화 약 15만 원부터 84만 원)에 달하는 입장권을 샀다. 

중국 체육전문기자 쉬쩌신은 중국축구협회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메시와 관련한 뉴스들을 다 삭제했다면서 "국가대표를 포함한 아르헨티나와의 축구 관련 협력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메시가 홍콩에서의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데는 외세가 개입한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라며 "이번 사건은 스포츠의 영역을 훨씬 넘어섰다"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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