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06 06:32최종 업데이트 24.03.0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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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질문에 답하는 한동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입이 더 거칠어졌습니다.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날 선 공격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자신의 가장 강한 무기인 직설화법을 활용해 선거 구도를 '윤석열 대 이재명'이 아닌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바꾸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에선 이런 전략이 대중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의 거친 화법이 보수층 결집엔 도움이 되겠지만 중도층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한 위원장은 최근 이 대표에게 공격을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는 4일 이 대표에게 양자 TV토론에 응하라고 거듭 압박하면서 "왜 이렇게 토론에서 도망하려 하겠나. 일대일토론하면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쏘아부쳤습니다. 한 위원장은 틈만 나면 이 대표를 향해 온갖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선 "검사독재가 있었다면 이 대표가 지금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었겠냐"고 공격했습니다.


한 위원장의 직설화법은 검찰 시절 기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언론의 생리를 터득한데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사안의 핵심을 파악해 곧바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슈 장악력을 높이는데 능숙하다는 얘깁니다. 특히 법무부 장관 때 국회에서 야당 의원과의 논쟁하는 장면이 주요 뉴스를 장식하는데 고무돼 정치인이 돼서도 이른바 '따박따박 화법'을 고수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동훈 화법의 명암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 화법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합니다. 자신을 향한 다양한 비판에 수긍하기보다는 거꾸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식의 주장은 특정인과 특정집단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입니다. 의사 전달 과정에서 논점을 바꾸고 단순화해 말의 의미와 맥락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논쟁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위원장의 화법에 갈수록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합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 위원장의 공격적인 화법에 열광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위원장의 '입'이 사실상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공격하는 최고의 무기가 됐다며 한호하는 모습입니다. 실제 국민의힘에선 한 위원장의 공격적인 화법이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에 효과가 있다고 파악합니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한 위원장의 공격에 민주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한 위원장의 직설화법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옵니다. 한 위원장의 발언이 워낙 강해 그로 인한 리스크도 크다는 지적입니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사실 관계가 틀릴 수 있는데 자칫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달 한 위원장이 김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것"이라고 약속한 게 대표적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을 과장해 얘기함으로써 당의 신뢰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위원장 화법에 대한 주목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책이나 공약이 빈약하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실제 한 위원장이 제시한 총선 공약 가운데 눈에 띄는 게 거의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핵심 키워드로 '격차 해소'를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정치개혁 방안으로 내놓은 '국회의원 축소' '세비 반납' 등은 '반정치'라는 비판에 쑥 들어갔습니다. 한 위원장이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언변이나 화법만이 아닌 비전과 가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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