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진 쓴 후보 '77명'뿐...
대통령 사라진 국힘 선거공보

[총선 팩트체크 2편] 국민의힘 후보 254명 선거공보 전수조사... 한동훈은 173명

선거 공보는 국회의원 후보자의 약력과 재산 상황, 공약 등 필수 정보가 담겼을 뿐 아니라 선거 전략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후보들은 저마다 득표에 도움이 될 만한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인을 내세우기도 하는데요. 현직 대통령을 앞세운 여당 후보가 당선에 유리할까요?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22대 총선 국민의힘 후보들의 선거공보를 살펴봤습니다.[편집자말]

윤석열 대통령(위쪽)이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아래) 사진을 사용한 제22대 총선 국민의힘 지역구 후보 선거 공보.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62.1%인 157명이 선거공보에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사용했고, 이 가운데 70% 정도인 109명이 당선했습니다. 나름 '대통령 후광'을 누린 셈인데요. 과연 이번 총선에서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통령 덕을 볼 수 있을까요?

[총선 팩트체크 1편] '문풍' 강했는데 '윤풍'은? 총선 '대통령 후광' 따져보니
https://omn.kr/280uf

21대 총선 직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긍정평가(56%)가 부정평가(36%)보다 높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오히려 긍정평가(34%)보다 부정평가(58%)가 더 높습니다. 이같은 두 대통령의 지지도 차이가 여당 후보의 선거 공보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봤습니다.

대통령 기피? 윤석열 사진 쓴 여당 후보는 77명... 문재인 157명의 절반 수준

선거 공보에 현직 대통령 사진을 사용한 여당 지역구 후보자 비율 비교.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가운데 157명이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제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77명이 윤석열 대통령 사진을 선거공보에 사용했다 ⓒ 김시연

<오마이뉴스>가 22대 총선 254개 지역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의 선거 공보를 전수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 사진을 사용한 후보는 77명(30.4%)이었습니다(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선거공보가 등록되지 않은 후보 1명 제외). 지난 총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사용한 민주당 후보 157명(62.1%)의 절반 수준입니다.

지역별로는 문 전 대통령의 사진 사용은 수도권과 호남을 중심으로 '서고동저'가 뚜렷했다면, 윤 대통령의 경우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동고서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윤 대통령 사진을 쓴 국민의힘 후보는 47명 가운데 8명(17.0%)에 그쳤고, 광주와 전북, 제주에서는 단 1명도 없었습니다. 전남 1명(10.0%), 충북 1명(12.5%), 인천 3명(21.4%), 대전 2명(28.6%), 경기 16명(26.7%), 부산 5명(27.8%) 등도 전국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도서관

반면,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서울에서만 35명(71.4%)이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사용했고, 경기 41명(69.5%), 인천 12명(92.3%), 광주 7명(87.5%), 대전 5명(71.4%), 전북 7명(70%), 전남 6명(60%), 제주 3명(100%) 등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에서 모두 강세를 보였습니다.

충남에선 두 대통령의 사진 사용이 모두 6명(54.5%)으로 동률이었지만, 충북에선 문 대통령이 6명(75.0%)으로 1명(12.5%)에 그친 윤 대통령을 크게 앞섰습니다.

영남권 후보들의 윤 대통령 사진 상숑은 주로 대구경북에 쏠렸습니다. 경북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13명 가운데 12명(92.3%)이 윤 대통령 사진을 사용했고, 대구 8명(66.7%), 경남 8명(50.0%), 강원 4명(50.0%) 등으로 문 대통령을 앞섰습니다. 문 대통령 사진 사용의 경우, 경남은 7명(43.8%)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대구에서 3명(25.0%), 경북 6명(46.2%), 강원 1명(12.5%)에 그쳤습니다.

다만, 부산에서는 문 대통령 사진 사용이 8명(44.4%)으로, 5명(27.8%)에 그친 윤 대통령을 오히려 앞섰습니다. 울산에서도 문 대통령 사진 사용 사례(4명, 66.7%)가 윤 대통령 사진 사용 사례(2명, 33.3%)보다 많았습니다.

북구을 수성갑 안동예천 중구남구 용인병 구로갑 강남갑 서구동구 부산진갑 동구군위을 동구남구을 수원을 안양동안갑 오산 용인을 청주청원 보령서천 포항북구 고령성주 칠곡 부천병 강북갑 고양갑 도봉갑 금천 관악을 강남갑 강남을 광산갑 광산을 안양만안 화성병 화성정 원주을 천안병 서산태안 노원갑 중구강화 옹진 부천갑 부천을 평택갑 평택을 고양을 고양병 송파병 강동을 동구남구갑 수원무 수원갑 성남분당을 평택병 고양정 남양주병 용인갑 안성 증평진천 음성 논산계룡 금산 거제 양산갑 완주진안 무주 관악갑 구로을 부산진을 북구갑 동구군위갑 수성을 달성 안양동안을 충주 보은옥천 영동괴산 포항남울릉 경주 북구 김해갑 제주갑 해운대을 사하갑 금정 사상 달서갑 중구 창원성산 서귀포 하남을 송파갑 중구 서구갑 유성갑 하남갑 제천단양 남원장수 임실순창 순천광양 곡성구례을 진주을 통영고성 세종시을 도봉을 강서병 익산을 용산 동대문갑 은평을 마포갑 마포을 서초갑 서구을 구리 포천가평 천안갑 아산갑 홍성예산 나주화순 영암무안 신안 세종시갑 남양주을 춘천철원 화천양구갑 성북갑 강북을 서대문갑 양천갑 강서갑 동구 미추홀을 부평을 계양을 안산병 목포 서구병 동두천양주 연천갑 김포을 춘천철원 화천양구을 부평갑 계양갑 의정부을 김포갑 강릉 익산갑 서구을 군산김제 부안갑 파주갑 파주을 중구성동갑 광진갑 동대문을 중랑갑 성북을 중랑을 양천을 영등포갑 영등포을 동작갑 동작을 송파을 강동갑 강서 해운대갑 기장 사하을 수영 서구 북구갑 북구을 달서을 달서병 동구 미추홀갑 서구갑 북구갑 북구을 서구을 남구갑 남구을 남양주갑 시흥을 광주갑 광주을 홍천횡성 영월평창 청주서원 청주흥덕 공주부여 청양 군산김제 부안을 전주을 전주병 전주갑 여수갑 여수을 고흥보성 장흥강진 해남완도 진도 담양함평 영광장성 김천 구미갑 구미을 영천청도 경산 창원 마산회원 사천남해 하동 밀양의령 함안창녕 양산을 산청함양 거창합천 안산갑 속초인제 고성양양 남동갑 안산을 시흥갑 원주갑 당진 의정부갑 노원을 연수을 남동을 종로 중구성동을 광진을 은평갑 서대문을 강서을 서초을 천안을 정읍고창 순천광양 곡성구례갑 남구 서구갑 대덕 여주양평 이천 동해태백 삼척정선 청주상당 아산을 진주갑 중구영도 동래 연제 동구 유성을 동구 울주 창원의창 창원 마산합포 창원진해 김해을 제주을 수원병 성남분당갑 의성청송 영독울진 광명갑 성남수정 광명을 군포 화성갑 성남중원 수원정 의왕과천 용인정 상주문경 종로 영주영양 봉화 화성을 동두천양주 연천을 연수갑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 254개 선거구 카토그램입니다.

 국민의힘  후보 254명의 선거 공보를 전수조사해보니, 30%인 77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선거공보에 사용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은 20년 총선 당시 157명이 사용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사진을 공보에 사용한 후보는 총 173명입니다. 이중 63명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사진을 둘 다 사용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사진만 쓴 후보는 14명뿐입니다.



한동훈 사진은? 수도권-호남 60~70%대... 윤석열 사진은 TK에 쏠려


제22대 총선 국민의힘 지역구 후보 선거 공보 사진 사용 비율 비교. 윤석열 대통령 사진을 사용한 후보는 77명,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을 사용한 후보는 173명이었다.(중복 포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선거 공보 기준) ⓒ 김시연

국민의힘 후보들은 윤 대통령 대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선거공보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한 위원장 사진을 선거공보에 쓴 국민의힘 후보는 253명 가운데 173명(68.4%)으로 윤 대통령(77명)의 2배가 넘었습니다. 이중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진을 모두 쓴 후보는 63명이었고, 한 위원장 사진만 쓴 후보는 110명, 윤 대통령 사진만 쓴 후보는 14명이었습니다.

특히 한 위원장 사진은 영남권뿐 아니라 수도권과 호남권, 충청권에서도 사용 비율이 높았습니다. 대전(7명)과 세종(2명)에서는 모든 국민의힘 후보가 한동훈 사진을 사용했고, 서울(33명, 70.2%)과 경기(44명, 73.3%), 충북(6명, 75.0%), 충남(8명, 72.7%) 등의 사용율도 70%를 넘겼습니다. 호남권도 전남(10.0%)에서 1명에 그쳤을 뿐, 광주(5명, 62.5%), 전북(6명, 60.0%)도 60%가량이 한동훈 사진을 썼습니다.

영남권에서도 경북(9명, 69.2%)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한동훈 사진 사용 건수가 윤 대통령 사진 사용 건수를 앞섰습니다. 특히 부산과 울산의 경우, 한동훈 사진을 사용한 후보는 각각 14명(77.8%)-5명(83.3%)으로, 각각 5명(27.8%)-2명(33.3%)에 그친 윤 대통령 사례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들이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지지도를 고려해 한동훈 위원장을 선거 공보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적 선택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국민의힘 후보들은 한 위원장과 직접 악수하거나 몸을 맞대고 찍은 사진을 사용해 친분을 강조한 반면, 윤 대통령 사진은 친분보다는 자신의 치적을 알리는 데 활용했습니다. 윤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정작 외국 인사들과 악수하는 사진을 쓴 권영세 후보(서울 용산)나 박민식 후보(서울 강서을) 등이 대표적입니다.

국민의힘 위성정당 공보에 없는 윤 대통령... 문재인 앞세웠던 더불어시민당과 대조
지역구 후보들뿐 아니라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거공보에도 윤 대통령 사진은 물론 이름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라는 구호와 함께 문 대통령 사진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선거공보(왼쪽)과 22대 총선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거공보. 문재인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더불어시민당과 달리 국민의미래 선거공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당 대표가 직접 선거를 이끌긴 하지만, 선거공보에서 현직 대통령 인기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이해찬 민주당 대표 사진을 선거공보에 쓴 여당 후보는 30명(11.9%)에 그쳤고, 당시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였던 이낙연 선대위원장 사진을 쓴 후보도 109명(43.3%)으로 적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을 넘어서진 못했습니다.

결국 지난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운 민주당은 253개 지역구 가운데 64.4%인 163곳을 가져갔고, 비례대표 17석을 포함해 180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뒀습니다. 과연 윤 대통령 대신 한동훈 위원장을 앞세운 국민의힘의 총선 성적은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 * 총선 직전 대통령 국정 지지도 : 한국갤럽 자체 조사. 21대 문재인 대통령 2020년 3월 31일~4월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휴대전화 RDD 무작위 추출, 집전화 RDD 15% 포함.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 22대 윤석열 대통령 : 2024년 3월 19일~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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