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맑눈광이 간다' 코너에 출연한 이언주 당선인

SNL '맑눈광이 간다' 코너에 출연한 이언주 당선인 ⓒ 쿠팡플레이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용인정 당선자가 여전히 박영선 전 장관에 대한 서운함이 남아있음을 내비쳤습니다. 

4일 공개된 < SNL(Saturday Night Live​​​) 코리아 >의 '맑눈광이 간다' 코너에서는 "누구의 잘못이 더 클까요"를 묻는 질문과 함께 "탈당하자고 꼬드긴 박영선 장관"과 "먼저 탈당한 나"라는 보기가 주어졌습니다. 이 당선자는 "먼저 탈당한 나"라며 "어리석은 나를 탓해야지. 누굴 탓하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이 질문을 이해하려면 앞서 인터뷰 진행자가 설명한 아래 두 사람의 인연(?)을 잘 들어야 했습니다.  

"첫 번째 더불어민주당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에 불만을 품었던 박영선 의원이 '먼저 국민의당 가있으면 순차적으로 나가겠다'는 말을 해서 화끈하게 먼저 탈당하셨는데 나가보니 아무도 안 따라 나오고 심지어 박영선 의원은 장관 자리까지 지낸 적 있는데요."

이 당선자는 박 전 장관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서 "저는 이해한다.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서운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면서 밥 한 번 먹자는 가상의 제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언주 법사위원장 vs 박영선 총리'를 묻는 질문에는 "둘 다 못 먹는 거"라며 앙금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정치 밈 "언주야, 이게 정치야"의 시작 
 
 2020년 이언주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배경을 밝힌 유튜브 영상

2020년 이언주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배경을 밝힌 유튜브 영상 ⓒ 유튜브 갈무리

 
우리나라 정치 밈 중에서 가장 유명한 말 중의 하나가 '언주야, 이게 바로 정치야"라는 말입니다. 이런 정치 밈이 나온 배경을 살펴보면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대표적인 반문 인사였던 박영선 의원과 이종걸 의원은 민주당 탈당 1순위로 꼽혔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돌연 이언주 전 의원이 가장 먼저 민주당을 탈당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후 이 전 의원은 국민의당에 입당해 안철수 후보의 대통령 선거를 돕습니다. 

2020년 한국일보 유튜브 예능 < 정치채널X >에 출연한 이 전 의원은 "당시 비문계 의원 중 탈당이 예상된 분들이 있었다"며 "내가 먼저 나간 뒤 그래도 한두 명은 탈당할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 나오더라"고 말했습니다. 

이언주 전 의원이 탈당한 후 박영선 의원의 행보는 180도 바뀌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선거운동을 열심히 돕고, 나중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됩니다. 

두 사람의 바뀐 운명은 '언주야, 이게 정치야'라는 밈으로 만들어져 언론에까지 보도됐습니다. 이 정치 밈은 성공 앞에서는 계파를 초월할 수 있다는 냉혹함을 보여준 동시에 이 전 의원의 순진함(?)을 조롱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총리설 나돈 박영선... 이언주 "나 돌아왔다"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부산 남구을에 출마했던 이언주 전 의원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부산 남구을에 출마했던 이언주 전 의원 ⓒ 임병도

 
이언주 당선자는 대표적인 철새 정치인 중의 한 명입니다. 이 당선자의 당적을 살펴보면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무소속→미래를향한전진당(이언주 1인 정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으로 굉장히 복잡합니다. 

이 당선자는 당을 옮기는 과정에서 논란이 되는 발언을 자주 했고, 조국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삭발까지 하는 등 거친 말과 행동으로 언론에 자주 보도됐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은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
"이낙연 하자 심각... 도저히 팔아줄 수 없는 물건"
"파업노동자 미친 X들... 밥하는 동네 아줌마들" 
"알바비 떼여도 고발 않았다... 공동체 의식 필요"

이 당선자는 < SNL(Saturday Night Live​​​) 코리아 >의 '맑눈광이 간다' 코너에서 주워 담고 싶은 발언으로 학교 급식 조리 담당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하했던 말을 꼽았습니다. 이 당선자는 "급식 파업으로 아이들이 밟을 굶는 걸 보고 화가 나서 그렇게 얘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문재인 저격수'로 단골 보수 패널이었던 이 당선자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야권성향 유튜브에 자주 출연하며 '윤석열 저격수'로 변신했습니다.

이 당선자가 올해 2월 민주당에 복당해 22대 총선에서 경기 용인정에 당선된 것과 달리 박영선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등 또다시 두 사람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박 전 장관은 "긍정적 답변한 적 없다"며 총리 후보설을 일축했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당선자와 박 전 장관의 모습을 보면 '언주야. 이게 정치야'라는 정치 밈이 '언니야, 이게 정치야'로 시즌2가 되는 것 같아 보입니다. 두 사람을 보면 정치인의 말과 행동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변화할 수 있음을 또다시 느낍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이언주 박영선 SNL 이게정치야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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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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