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정치

포토뉴스

☞ 문희상 국회의장 인터뷰 1편 <"5·18 망언 국회의원, 나 혼자 처리한다면 제명">(http://omn.kr/1hhrs )에서 이어집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창간 19돌을 맞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충분히 예상하고 갔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0일부터 8일간 방미 길에 나섰던 문희상 국회의장이 20일 진행된 <오마이뉴스> 창간 19주년 인터뷰에서 수 차례 반복한 말은 '예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달가워하지 않는 미국 민주당 인사들을 접촉하는 자리마다 문 의장은 이들의 불신을 자신의 예상만큼 체감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의 만남이 대표적이었다. 20여 년 전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을 방문했던 펠로시 의장은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근본적 의문을 품고 있었다. 대북 문제 외에도 각종 현안에서 트럼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결론적으로 문 의장은 면담 끝에서 펠로시 의장으로부터 또 다른 답을 들었다. "비관적에서 희망적으로 바뀌었다", "북미회담이 잘 되길 바란다",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게 증명되길 바란다"는 긍정적 변화였다. 문 의장은 이번 방미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포함해 엘리엇 엥겔 하원 외무위원장, 케빈 멕카시 공화당 원내대표 등 미 의원 22명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미 행정부 인사를 차례로 만났다.
 
방미 직전 진행한 <블룸버그> 인터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문 의장의 방미길은 종래와 달리 국내외 큰 관심을 받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왕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발언 때문이었다. 그 결과 아베 총리가 문 의장을 향해 사과와 발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당시와 지금의 입장은 바뀐 게 없다고 강조했다. "잘못을 했어야 사과를 할 것 아닌가"라는 반문이 따라 왔을 뿐이다.  

아래는 문 의장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일본에 사과? 그럴 이유 없다, 10년도 더 된 내 지론"  

- 지난 8일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총리나 일왕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하다고 말하면 문제가 해결 된다'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일본의 사과 요구 등 반발이 거세지만, 여전히 '진정한 사과'를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10년도 더 된 내 지론이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10년 가까이 지내며 한일 관계에서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해법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사과 주체는 그 첫 번째가 현직 총리고 두 번째가 일본의 국왕이다. 그 두 분이 적격이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난 확신이 있다. 왜냐하면 고 김복동 할머니의 외침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김복동 할머니가 '돈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건 아베 총리의 사과 말 한마디'라고 하지 않았나. 
 
물론 국가 간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 1965년 한일협정,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이 있었다. 그러나 백날 하면 뭐하나. 그럼에도 한국 국민 정서 70~80%가 (합의 결과를) 못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피해자 할머니들의 용서가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이 '모든 문제를 용서한다'고 하는 순간, 그 협정들은 빛을 발할 수 있다. 할머니들은 돈이 아니라 진정어린 사과를 원한다. 그래서 난 그 대목을 지적했던 거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창간 19돌을 맞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돼야 한다고 보는가.
"당시 <블룸버그> 기자에게도 똑같이 말했다. 역사의 법정에는 시효가 없다고. 특히 전쟁과 인륜에 관한 문제는 유엔 헌장에도 나오듯 시효가 없다. 가장 좋은 예가 독일이다.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지만, 새 총리가 나오면, 유태인 학살 묘지를 찾는다.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태인 희생자 위령탑에서) 빌리브란트 총리는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독일이 패전국이었는데도 왜 EU의 리딩 스테이트(leading state, 선도국가)가 됐나. 전범국으로서 지금도 끊임없이 사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진정성 있는 화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내 생각에 변화가 없다.

그래서 (내가) 사과할 이유가 없다. 뭘 잘못했어야 사과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상황이 일본 국내에서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고, 안타까울 뿐이다.
 
논란이 빨리 정리돼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갔으면 한다. 이미 한일 관계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 명확히 나와 있다. 과거를 직시하며 미래를 지향한다고.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향해 한 발짝도 못나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미래를 핑계로 과거를 무조건 덮자는 건 더 어리석은 일이다."
 
"회의론이 긍정론으로 바뀐 순간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면담 '막전막후'
 
-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 만남을 두고 부정적 보도도 많았다. '북한의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비무장화'라는 펠로시 의장의 발언을 두고도 진위 논란이 있었다. 당시 분위기가 어땠나.
"(트럼브 정부에 대한 불신은) 다 예상하고 갔다. 특히 그간 낸시 펠로시 의장의 모든 발언이 반(反)트럼프적이지 않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기본 원칙보다 졸속, 즉흥적으로 이뤄진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북한의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비무장화다'라는 발언은 단정적으로 이야기된 게 아니었다.
 
다만 전체적 톤은 부정적이었다. 낸시 펠로시 의장이 그렇게 말한 건 고난의 행군 시기인 20년 전 방북한 경험 때문이었다. 그래서 펠로시는 북한은 인권도 없고, 밥 굶기는 지도자가 제대로 된 지도자냐 하는 생각이 강했다. 모든 논리전개가 거기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그렇지 않다'는 설명을 돌아가며 한 번씩 다하고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설득력 있는 논리들이 나왔다.
 
우리는 '과거와 김정은 위원장의 지금 입장은 다르다'는 것과 '핵을 손에 쥐고 경제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말보다 그가 처한 상황을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특히나 북한이 강력한 제재를 겪으면서 결국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경제발전에 도달할 수 없는 상황을 인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정상국가로 북한을 끌어내는 데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성공했다고도 이야기했다."
 
문 의장, 낸시 펠로시에게 '만절필동' 친필 휘호 선물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 '만절필동'(萬折必東·황하가 만 번을 꺾여 흘러도 결국 동쪽으로 흘러간다)이 적힌 친필 휘호를 선물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실제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가 바뀐건가.
"펠로시 의장이 대변한 것은 전반적으로 회의론이었지만, 끝에선 희망적으로 바뀌었다. 본인이 그렇게 표현했다. '이런 모임을 갖길 잘했다, 지금 내 생각과 여러분 생각이 달랐는데 비관적에서 희망적으로 바뀌었다, (북미회담이) 잘 되길 바란다,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게 증명되길 바란다'고. 그런 의미에서 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실제 예정된 면담 시간이 30분이었으나 1시간을 넘겨 진행됐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였다. 북미회담 직전이라, 회담의 의미를 많이 설명했다. '북미협상은 우리에게 협상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우리 민족은 70년 분단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건다, 한국 5천만 북한 3천만 8천만이 모두 원하는 길이다'라고. 북미회담의 성공은 여야 5당 대표 모두의 뜻이라고도 전했다.
 
또한, 그 점에서 한미동맹 강화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가 정착된 이후까지도 한미동맹은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국제 사회의 균형자적 위치, 동북아 안정의 균형추로서의 역할이 한미동맹 안에 있기 때문이다."
 
- 이제 남북 국회회담도 구체적인 윤곽이 나와야 할 때가 아닌가.
"남북 국회회담을 임기 초부터 추진하고 있다. 북측과 친서 교환은 이뤄졌고, 날짜만 정하면 실현 가능한 상황이다. 남북 국회가 만나기 위해서도 오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를 전후로 남북 국회회담도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그동안 여러 국회의장들이 남북회담을 추진했지만 성사된 적이 없다. 이전의 국회회담 추진은 남북 간 교류가 없던 절벽과도 같은 상황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국회회담으로 '물꼬를 트자'는 의미가 많았다.

지금은 남북한 최고 지도자들이 대화를 일상처럼 나누고 있어 이런 상태에서 국회가 잘못 끼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국회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진전되고 있는 남북 관계를 지원하는데 우선 뒷받침 할 계획이다." 
    
댓글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에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영국에 잠시 살다가 돌아와 오마이뉴스 정치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