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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사람을 그리는 어반스케치를 하면서 서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생각합니다.[기자말]
고양어린이박물관 고양어린이 박물관 모양이 숲처럼 생겼다. 도로 모양을 건물에 맞춰서 그렸다. 실제 도로가 저런 모양이다. 박물관에서 주신 스티커도 붙였다. ⓒ 오창환

지난 월요 드로잉 장소는 화정역과 고양경찰서 사이에 있는 고양 어린이박물관이다. 이곳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를 하는데, 경기북부에서 가장 큰 어린이박물관이다. 참고로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단체 관람을 6월 8일부터 재개한다고 한다.

이곳도 원래 월요일은 휴관인데, 주차 등 박물관 측의 배려로 드로잉을 하게 되었다. 물론 실외 드로잉에 국한된다. 나는 조금 늦게 도착해서 시간이 없었다. 다행히 해가 없어 박물관 정면 풀밭에 자리를 잡았다. 박물관 형태는 숲의 모양을 닮았다. 색도 연두색 초록색 계열을 썼고 기둥도 나무처럼 가지를 뻗고 있다.

둥그런 건물 모양이 핵심이므로 그것을 강조해서 그리고 도로도 둥근 모양을 그려 건물과 조화를 이루려 했다. 그리고 기둥, 창문, 문양, 조경수 등을 그려 넣었다. 나는 현장에서 스케치를 할 때 가능한 한 디테일을 살려서 그리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건물이나 주변 환경 등을 실제와 같게 그린다. 그런데 어반스케치에서 혹은 대상이 있는 그림에서 디테일한 표현이 좋은 것인가? 

이에 대해 영국의 평론가이자 화가 존 러스킨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기사 '어반스케쳐들은 왜 골목길을 좋아할까(http://omn.kr/1yl48)'에도 등장한다.
 
미술사에서 큰 영향을 미친 화파의 경우 드로잉의 정교함과 시각의 섬세함을 강조한다. 내가 이 세상 모든 예술에서 공히 발견한 단 하나의 원칙은 바로 위대한 예술은 정교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 목표는 이러하다. 먼저 학생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인내심을 가지고 사물을 정밀하게 묘사할 수 있도록 섬세한 작업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일단 사물 예리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면 그것을 그리는 데 거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물론 그 어려움이라는 것이 꽤 큰 장애물일지라도 나는 그림을 그리는 기술보다는 사물을 관찰하는 시각이 훨씬 더 중요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생들이 자연을 관찰하며 그것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기보다는 드로잉을 통해 어떻게 자연을 사랑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싶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완성한 예술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젊은이들이나, 미술 전공자가 아닌 학생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 <존 러스킨의 드로잉> 9쪽

어반스케치는 추상화나 상상화가 아니라 대상이 있는 그림인데, 대상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그런데 많은 작가들이 그림에서 디테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이는 대상이 없는 그림인 추상화나 상상화에 해당하는 말이지 엄연히 대상이 있는 재현적 예술인 어반스케치에는 적용되기 어렵다.

마라톤 선수와 역도 선수는 다르다. 좋은 마라톤 선수가 좋은 역도선수인 것은 아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회화에서 관념이 중요하게 되었다고 해서 대상을 재현하는 어반스케치에서 디테일을 배제한다는 것은 마라톤 선수에게 역도를 시키는 격이다. 세상 어디를 가도 섬세하고 정교한 그림을 보면 탄성이 나오고 대체로 사람들은 그런 그림을 좋아한다, 

그런데 디테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작가가 막상 자기는 정교한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많고, 나 같이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이 남들이 봤을 때 별로 정교하지 않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결국 디테일은 상대적인 것이며 디테일이 중요하다 아니다는 가늠할 수 없는 말이 된다. 디테일에 대한 나의 결론은, 그림은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정교하게 그리는 것이 좋다.

특히 나는 사물의 배치나 순서, 주변 환경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런 것들을 쉽게 생략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극도로 디테일을 추구하는 그림은 점점 사진을 닮아가거나 사진을 베꼈다는 의심을 사게 된다. 디테일의 딜레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스타일이다. 디테일을 추구하더라도 작가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어야 좋은 그림이 된다. 어떤 작가가 스타일이 있고 없고를 구별하는 쉬운 방법이 있다. 여러 사람의 그림을 모아 놓고 그중 어느 작가의 작품인지 쉽게 알 수 있으면 일단 그 사람은 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이는 그가 꼭 좋은 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일단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나는 좋은 어반스케치를 세 가지 기준으로 본다. 첫째, 디테일이 있는 정교한 그림일 것. 둘째, 스타일이 있을 것. 셋째로는 스토리가 있으면 좋다는 것이다. 나는 어반스케치에서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기사도 쓰나 보다.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 그림에 스토리를 넣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

좋은 어반스케치는 디테일, 스타일, 스토리다.
 
약간 흐린 날이었지만 어린이 박물관이니 하늘을 밝게 그렸다. ⓒ 오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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