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범대위 "피골이 상접해야 인권위 움직이나"

오늘 오전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와 인권단체연석회의가 국가인권위원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인권위가 이포보 농성자들에 대한 환경운동연합의 긴급구제신청에 대해 지난 13일 긴급구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지영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인권위원회를 믿고 긴급조치를 신청했습니다. 이분들의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식량과 그리고 물과 고립된 농성자들이 상황실과 소통할 수 있는 배터리를 올려 보내달라는 긴급구제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인권위원회에서는 물과 선식이 올라간다는 이유로 긴급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답변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문제에 대해서 너무나 절망을 느끼면서 오늘 이 인권위원회 측에 긴급한 그분들을 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고, 먼저의 긴급조치 신청에 대한 기각을 재고해 주십사하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 이들은 항의서한 전달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포보 농성자 긴급구제신청에 대한 인권위의 기각결정은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 인권위원회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서 억울하게 피해를 본다거나 소수·약자라는 이유로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국가공권력과 별도로 설치된 것이 국가인권위원회입니다. 근데 지금은 이명박 정권의 하부 산하기관처럼 인권위원회도 똑같이 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박진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 저희는 이번 긴급구제를 기각한 결정이 결코 신중한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인 결정으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상황을 외면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가 본연을 망각한다면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존재할 의미가 없습니다. 정치적인 판단을 하는 정치적인 인권위라면 우리는 지지할 수 없습니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위원장과 사무총장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인권위 측은 그들이 일정 상 자리를 비워 곤란하다고 밝혔습니다.

할 수없이 사무총장실을 방문해 항의서한만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인권위 측 관계자의 제지로 잠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최재경 인권위 조사총괄과장이 이번 긴급구제신청의 조사과정과 기각이유를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지만 이들의 의견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3일 째 무전기가 올라가지 않아서 이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구요. 폭우가 밤 새 쏟아졌는데도...
[최재경 국가인권위 조사총괄과장] 캠프 쪽만 모르는 거죠. 경찰하고 사측은 다 확인을 한 거죠.
/ [최재경 국가인권위 조사총괄과장] 그런데 사측에서 저희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뭐라고 얘기했냐면 이 사측에서 제공한 무선기를 통해서 지원캠프하고 의사소통만 되면 그 걸로만 쓰면 문제가 없는데 근데 그것을 통해서 언론을 통해서 고공 농성자들의 얘기가 그대로 전달되는 그러한 다른 얘기가 나온다.
[현장음] 그게 지금 국가인권위가 할 얘기입니까? 경찰과 사측이 할 얘기죠! 표현의 자유를 막는 그런 의사소통 방해 행위에 대해서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있어요? 인권위 조사관이라는 사람이!
/ [최재경 국가인권위 조사총괄과장] 근데 세 분 다 제가 얼굴을 뵀는데, 그 정도로 선식도 못 드시는 정도면 이 폭염에서 그렇게 건강한 모습을 외견상 보이기가 어렵다는 거죠
[현장음] 그러면 그 사람들이 다 피골이 상접해서 누워있어야 그런(긴급구제) 결정을 하시겠어요?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0.08.16 18:5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