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정부·한나라당과 일체 대화없다"

[조계사 신도들] "민족문화 외면하는 한나라당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한나라당의 2011년도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에 반발해온 한국불교 최대 종단 조계종이 오늘 전국 3000여개 사찰에서 동지법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조계사 출입을 거부한다는 현수막이 걸린 조계사 입구. 동짓날을 맞아 조계사를 찾은 불자 2천여 명도 '종교차별정책 중단, 서민복지실현'이라는 피켓을 들고 이명박 정권의 종교 편향성을 비판했습니다.

불교계와 마찰을 빚어왔던 정부와 여당이'템플스테이' 예산을 종교 편향적 입장에서 삭감했다는 주장입니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은 법문에서 청와대 인근에 자리한 통일신라시대 불상 석조여래좌상을 언급한 뒤, 집주인인 이명박 대통령이 동짓날을 맞아 청와대 뒤에 있는 부처님 앞에 팥죽이라도 봉양했으면 좋겠다며 종교 갈등을 불러온 이명박 정권을 꼬집었습니다.

[토진스님 / 조계사 주지] "청와대 뒤에 있는 부처님 앞에 이명박 대통령이 한번이라도 올라가봤나 모르겠네요. 내일 아침에 집주인이 뒤에 모신 부처님에게 가서 팥죽이라도 한 그릇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청와대 부처님은 팥죽 한 그릇이라도 드시려나, 쫄쫄 굶으려나 모르겠네요."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도 이명박 정권의 종교차별과 내년도 서민 복지 예산 삭감을 지적했습니다.

[조계사 신도]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래도 불교가 아니라 기독교이기 때문에 차별이 있기 마련이고 서민복지도 더 약해지고."

조계종은 미리 배포한 동지법회 법문을 통해 "현 정부는 불교계의 민족문화유산 보존, 전승 노력을 마치 특정종교에 특혜를 베풀어 주는 것처럼 생색을 내왔다"며 "이 같은 정부와 여권의 태도는 기독교원리주의에 입각한 종교 편향적 시각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조계종은 "민족문화유산을 계승하고 선양하는 활동을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로 폄하하는 태도를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불교계는 현 정부나 여당과는 일체의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는 26일에도 조계사에서 불자들의 이명박 정권 규탄집회가 예정된 가운데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처리로 불거진 불교계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0.12.2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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