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그물망복지 예산 부족도 시의회탓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를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비판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의 비협조로 복지 체계 보강에 제동이 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의회의 2011년도 예산 삭감으로 서울형 그물망복지가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오 시장은 오늘 서울형 그물망복지센터 1주년 기념식을 겸한 민관 협력체 '광역 복지네트워크' 협약식에서 시의회의 협력를 얻지 못해 체계 보강에 제동이 걸린 상태라며 시의회를 겨냥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의회의 협력을 구하는 게 좀 한계에 부딪혀서 빠른 속도로 이 체계를 보강해 나가는 것는 좀 제동이 걸린 상태지만 아마 조만간 시의회를 본격적으로 설득해서 좀 더 풍부하게 예산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고..."

서울형 그물망복지는 사각지대 없는 보편적 복지망 마련 등을 목표로 저소득층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복지서비스를 확대하는 개념으로, 시는 지난해 3월 시 산하기관인 서울시 복지재단에 그물망복지센터를 설치하고 복지서비스 제공을 시작했습니다.

오 시장은 민, 관의 공고한 협력 체계 확립으로 좀 더 촘촘하게 시민들을 찾아가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민, 관이 함께 공고한 협력 체계를 만들어서 시스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좀 더 촘촘하게 시민들을 찾아나가는 전기가 새롭게 마련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해 시의회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조규영 보건복지위원장은 시의회가 그물망복지 관련 예산을 조율하지 않는 상황에서 오 시장의 주장은 근거 없는 얘기라며 본인의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을 의회에 책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규영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복지재단에서 세부 내역을 조율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마치 그물망 복지가 예산이 삭감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얘기입니다. 본인의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을 의회에 책임 전가하고 있는데 원인을 똑바로 살펴보고 대안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어 조 위원장은 오 시장이 정말 그물망복지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시의회가 증액한 600억 원 규모의 복지 예산을 먼저 집행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습니다.

[조규영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올해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순수하게 복지예산만 600억 원을 증액시켰습니다. 그런데 증액시킨 복지 예산에 대해서 지금 오세훈 시장은 집행을 전혀 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그물망 복지를 제대로 하고 싶으면 의회가 증액한 600억 원의 복지 예산을 먼저 집행하는 것이 도리이고 순서라고 봅니다."

또한 조 위원장은 오 시장이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한 수단으로 복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조규영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저는 오세훈 시장의 복지 마인드는 정말 서울시민을 위하고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본인의 홍보, 본인의 치적을 쌓기 위한 수단으로 복지 정책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복지재단 측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서울시 복지재단의 전체 예산이 13억 원 삭감됐지만, 잉여금 활용 등으로 그물망복지센터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 시장은 보편적 복지가 목표인 그물망복지 예산 부족하다며 시의회를 탓하면서도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를 위해 시의회가 증액한 복지 예산 집행을 거부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3.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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