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안타깝다" 울상지을때, 서울광장은 축제

[오세훈 서울시장]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 나라의 미래, 그리고 바람직한 복지정책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단 한번의 유일한 기회였습니다. 그런 소중한 기회를 놓치게 돼서 안타깝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가 무산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면서도 정확한 시장직 사퇴 시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선 오 시장은 최종 투표율이 25.7%에 그쳐 투표함조차 열지 못한 상황을 의식한 듯 거듭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민들의 아주 소중한 뜻이 오롯이 담겨 있는 그 투표함을 개봉조차 할 수 없게 돼서 안타깝습니다."

이어 오 시장은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투표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여러 가지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구하고 투표에 당당하게 참여해주신 서울시민, 유권자 여러분 참으로 고개 숙여서 감사드립니다."

오 시장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시장직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준비된 회견문만 읽고 곧바로 상황실을 나갔습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오 시장이 하루 이틀 내에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투표 거부 운동을 펼쳤던 서울시의회는 주민투표 개표 무산은 서울시민의 승리라며 누구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 "이제 그 누구든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서울시정을 농단하고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는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서울광장에서는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며 주민투표에 반대했던 시민 1000여 명이 모여 개표 무산을 자축했습니다. 먹을 거리를 가운데 두고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 중에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잔칫날처럼 국수를 나눠 먹고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는 사람들로 채워진 서울광장은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복지포퓰리즘에 맞서겠다며 시장직까지 걸었지만 차별없는 보편적 복지를 원하는 서울시민들의 마음은 돌릴 수 없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8.2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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