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이 초청한 빌 게이츠 "과도한 상속은 자녀에게 해로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오늘 국회에서 여야의원 50여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기부'를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지난 2000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하는 등 국제사회의 빈곤과 질병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빌 게이츠는 필요에 따라 적절한 원조를 할 수 있는 스마트 기부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며 국제 원조에 대한 우리나라의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어린이 한명 한명에게 (소아마비, 말라리아 등의) 백신을 전달하는 것을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전달하는 시스템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한국과 협력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보유 재산이 67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75조 원에 달하는 빌 게이츠는 "운좋게 쌓은 부를 자녀에게 넘겨주는 것은 자녀에게 해가 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많은 재산을 갖고 인생을 시작한 자녀들은 스스로 성취감을 못 느낀다는 겁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운좋게 많은 돈을) 당신의 자녀에게 줄 수 있습니다. 자녀가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가지고 인생을 시작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은 자녀에게 해가 됩니다. 자신들의 힘으로 어떤 것을 성취하는 능력에 손상을 받습니다."

빌 게이츠는 "많은 돈을 기부했다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부의 사회환원을 강조한 뒤, 자신의 재산 75%를 최빈국에 기부하고 나머지 25%를 미국의 교육체계 개선에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많은 돈을 기부했다고 기분 나빠하고 후회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75%의 재산을 최빈국에 기부하고 25%를 미국 교육체계 개선에 활용할 것입니다."

한편, 지난 2008년 에너지 벤처기업인 '테라파워'를 만들어 우라늄 폐기물 활용 방안을 연구 중인 빌 게이츠는 "한국이 4세대 원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리더십을 가진 나라"라며 원전 기술 협력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한국이 에너지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4세대 원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리더십을 가진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국회 강연에서 재산 상속에 대한 문제점 등 재산에 대한 철학을 밝힌 빌 게이츠. 공교롭게도 빌 게이츠를 국회로 초청한 사람은 1조 9천여억 원의 재산을 갖고 있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4.2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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