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소양강 마릴린 먼로, '영양력'에 어이상실

분명 '5500만원의 세금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도 어디에 돈을 썼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동상의 설치와 생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기본부터 잘못됐다. 치명적인 오탈자가 있었다.

마릴린 먼로 동상 뒤편에 설치된 작품설명 첫줄부터 '영양력'(영향력의 오타)이라 써있었다. 먼로 효과를 언급하며 적어 넣은 영어 철자 'Manroe effect'도 틀렸다. 먼로의 영어 표기는 만로(Manroe)가 아니라 먼로(Monroe)다. 그밖에도 '영화 속 이 장면'을 '영화속 이장먼'이라고 잘못 쓰기도 했다.

마릴린 먼로 동상을 포함해 소양강 상류 일대 하천환경정비사업을 한 원주국토관리청은 "인제군이 빙어축제와 더불어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방안으로 (먼로 동상 건립) 건의해 설치해줬다"고 밝혔다. 인제군 역시 자신들이 먼저 "마릴린 먼로 동상을 세워줄 것을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요청했다"고 인정했다.

반응은 싸늘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인제군민은 "소양강에 '소양강 처녀'라는 노래가 있는데, 왜 외국여자 동상을 세워놓느냐"며 "세금을 엉뚱한 곳에 쓴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오마이TV 취재 결과 이 공원을 관리하는 기관은 이날(4일)까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2016년부터 2년여 걸쳐 공사만 했지 인제군에 관리권을 넘기지 않았다. 먼로 동상이 세워진 지 보름 이상 지났지만 흔한 표지판 하나 발견할 수 없었던 이유다.

이에 대해 인제군은 "이달 내로 관리권을 넘겨받을 것"이라며 "(먼로 동상은) 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마릴린 먼로 동상을 오마이TV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왔다.

(취재 : 김종훈 기자, 영상 취재·편집 : 김혜주 기자)

| 2018.01.0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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