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숨어있다 잡혀와 박삼구에 사랑한다고..." 승무원의 고백

“화장실에, 식당에 숨어있는 승무원들 다 잡아냅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
회장님 만날 생각에 밤잠을 못 잤습니다. 사랑합니다“

8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가 열렸다. 앞서 6일 이은 두 번째 집회다.

현장에는 약 4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아시아나 항공의 한 승무원이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과잉의전’ 경험담을 고백했다.

또 그는 사측의 발표와는 달리 아직까지 기내식 대란은 수습되지 않았다고 했다.

“기내식 안정화? 승무원들은 무릎 꿇고 기어 다녀...”

아시아나 항공의 승무원 복장을 하고 ‘벤데타’ 가면을 쓴 그는 “지금 회사에서는 기내식 (공급이) 안정화 됐다, 더는 문제없다고 발표를 하고 방송에서도 그렇게 나오는데요. 전혀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현장은요 아직까지도 승무원들 무릎 꿇고 기어 다니면서 손님들한테 죄송하다, 죄송하다 이야기하고 제대로 실리지 않은 기물 탓에...서비스가 정말...와인을 어떻게 따는지 아십니까? 젓가락으로 코르크 마개를 땁니다. 기물이 없어서요”라며 기내식 대란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분명히 말했다.

이는 지난 5일부터 ‘노밀 항공’이 한 편도 없다고 밝힌 아시아나 측의 주장과 상반된다.

“화장실에 숨어있는 승무원들 잡아내 박삼구에 사랑한다고... 그만하고파”

그는 박삼구 회장에 대한 ‘과잉의전’ 경험담도 털어놓았다.

“지금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박삼구 회장님, 저희 승무원들에게 스킨십 좀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오쇠동(아니아나항공 본사) 방문하시면요. 승무원들 로비에 빙 둘러서서 회장님 맞이합니다. 화장실에, 식당에 숨어있는 승무원들 다 잡아냅니다. 다 잡아내서 집합시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OO기 OO입니다. 회장님 만날 생각에 밤잠을 못 잤습니다. 사랑합니다"
“이거 지금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이거 저희 자발적으로 합니까?”

그의 질문에 객석에선 “아니오”라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저녁 6시께 시작된 집회는 8시 20분께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까지 거리 행진을 한 뒤 마무리됐다.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에 기내식을 싣지 못하는 ‘기내식 대란’이 일어났으며 이 때문에 납품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영상취재 : 정민호 시민기자, 취재·영상편집 : 정현덕 기자)

| 2018.07.09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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