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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주남 철새가 행복할까? 우포 철새가 행복할까?

by 구르다 2010. 11. 10.


2010 파워블로거 경남 팸투어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감미로운마을에는 안개가 자욱합니다. 이날은 전국적으로 안개가 심한 날이었나 봅니다.
그렇지만 감미로운마을의 안개는 다른 때와 달리 좀 더 심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인근에 주남저수지가 있고, 낙동강도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4대강 공사가 지금의 속도로 강행되고 수심 6M를 유지하는 낙동강이 아닌 낙동호수가 되면 안개 발생일 수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할 것입니다.
걱정입니다.

이 글은 아무래도 내용 없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음악 감상하며 그냥 죽 읽어 내려가도 좋을 것입니다.

제 친구 김산의 노래를 들려 드립니다.




팸투어 첫날 많은 일정이 있었습니다.
새벽 2시까지 7080 추억의 밤을 보냈음에도 다들 정상 기상을 했습니다. 파워블로거의 파워를 느꼈다고 할까요.

오늘 일정은 주남과 우포입니다. 그래서인지 모두 아침은 꼭 챙기자는 분위기입니다.
평소 아침을 챙기지 않는 저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강창국 감미로운마을 대표님이 어제 하지 못한 와인 체험을 하자고 합니다.
와인 체험을 하면서 배운 것이 씨 있는 감과 씨 없는 감을 구별하는 법입니다.
같은 품종, 같은 나무에서 열린 감도 씨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그 구별법을 배웠습니다.

아래 사진을 자세히 보면 눈썰미 있는 분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미 팸투어에 참가한 다른 분들이 많이 소개했는데, 그래도 궁금한 분은 댓글을 남겨 주세요.
그럼 알려 드리겠습니다.



단감와인은 2007년 갑자기 찾아든 추위에 얼어버린 감을 그냥 버릴 수 없어 개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단감와인 개발은 창원 귀산에 있는 맑은내일에서 하였고, 특허권은 감미로운 마을에 있다고 합니다.
감미로운마을에서 생산되는 단감와인의 품질은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중간급이라고 합니다.

단감농장의 새로운 수익원이기도 한데, 이 농장에 있는 설비만으로도 연 2만 병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농장에서는 담감와인 생산에 주력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단감와인 공장을 해보라고 참여한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했습니다.



단감와인의 첫 번째 공정은 감을 자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분쇄기에서 감을 분쇄하고 그것을 화합물을 섞어 숙성발효시킨다고 합니다.
이날 체험하면서 분쇄기가 고장이 났습니다. 지금쯤은 수리되었을 것입니다.
전국에서 파워블로거가 찾아와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니 기계가 긴장했던 모양입니다.


아래 사진이 발효된 단감와인 원액입니다. 6개월 된 것이라 합니다.



이 원액을 증류하면 75도의 알코올이 됩니다.
우리 전통 소주를 만드는 방법과 같다고 합니다.



75도의 단감증류주 맛은 어떨까요?
술을 전혀 못하는 저도 맛을 보았는데, 화끈화끈하더군요.
맛은 모르겠고, 일반 소주보다는 먹을 만했습니다.



제가 단감와인 사진이 없어 펠콘님 사진을 링크 겁니다.




감미로운마을에서 누구나 와인체험이 가능합니다.
담감와인 체험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체험비는 2만 원이며, 돌아올 때는 자신이 만든 단감와인을 포장까지 해서 가져올 수 있으니 비싼 것은 아닙니다.
인근에 계신 분들에게 체험을 권합니다.



오전 9시가 되어도 안개가 걷힐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제 짐을 싸서 감미로운마을을 떠납니다.
농장 사모님과 강아지가 떠나는 우리를 배웅합니다.

강창국 대표 이야기는 따로 한번 쓸 생각입니다.
감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 대표님 감사합니다.



감미로운마을을 출발하고 10여 분 걸려 주남저수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멀리서 온 블로거에게는 주남이 조금 기대 되겠지만, 나한테는 생각나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 별 감흥이 없습니다.

생태학습관 내부가 예전과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안개 자욱한 주남에는 새소리가 가득합니다.
둑 안쪽에는 억새가 사람의 공간과 새의 공간을 가르고 있습니다.
간혹 주남의 새를 사진으로 담기 위해 오는 전문 사진가 중에는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이 먼저 찍은 꽃을 꺾는 다거나, 꽃잎을 찔러 흠집을 내거나 한답니다.
또, 억새를 헤집고 둑 안쪽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주남의 철새는 그냥 모델인 것입니다.



안개 자욱한 주남에서는 사진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새 구경도 하지 못하고 새소리만 듣고 우포로 향합니다.
주남에서 우포늪을 가기 위해서는 낙동강을 건너야 합니다.
낙동강은 오늘도 맨살을 드러내고 굴착기에 난도질당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안타까이 여겨 주먹이운다님이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11시가 훌쩍 넘어 우포생태관에 도착하였습니다.
안개가 걷히고 가을 하늘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입구에 우포늪 스토리텔링 안내도가 있습니다.
이것 역시 주남과의 다른 점입니다.
주남은 도시 근처에 있어 그런지 생태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점점 새를 볼거리로 하는 관광지화 된다는 느낌입니다.
주말이면 주남은 주차장이 되어 버립니다.



우포늪생태관은 우포에 대한 사전에 배울 수 있는 학습관입니다.
다양한 전시물도 있지만, 우포늪생태관의 주인공은 노영호 관장님이라는 것에 참석자 모두 동의하리라 생각합니다.



게으른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생태관에서 실시간으로 우포늪의 여러 곳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걷기 싫어하는 게으른 사람을 위한 장치인 셈입니다.

우포의 전경은 직접 작동하면서 가깝게도 멀게도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복원 중인 따오기도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조정되지 않습니다. (오른쪽 위)



박제된 따오기입니다.
따오기는 환경에 아주 민감한 새라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땅에서는 멸종하지 않았을까요?
많은 돈을 들여 복원하고 있는데, 과연 자연으로 방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현재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따오기 복원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연이 만든 물길과 직강화된 물길의 모형을 만들어 비교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지금 4대강 공사는 자연이 만든 물길을 직강화하는 공사입니다.
자연은 인간의 시간이 아닌 자연의 시간으로 표나지 않게 조금씩 변화를 주며 물길을 만듭니다.
그러기에 그곳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도 공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개입한 자연의 개발은 무지막지합니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검증의 절차도 없이 진행합니다.

한사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이분이 노영호 관장입니다.
생태관을 찾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에게 우포를 좀 더 쉽고 인상 깊게 설명하려고 많은 연구를 하는 분입니다.
말이 아닌 몸으로 우포의 사계를 표현하고 우포의 생명을 표현하려는 분입니다.

습지는 6m 이하의 물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위해 춤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학습관을 방문한 사람들과 함께 추어보자고 합니다.



우포에 많이 자라는 갈대를 노영호 관장님이 어떻게 몸으로 설명하는지 감상해 볼까요?
교육 현장에 이런 분들이 많다면 아마 교육혁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포늪은 작은 연못이 아닙니다.
말로만 듣다 직접 우포늪을 본 분들의 대부분 반응은 딱 한마디 "와"입니다.

그래서 우포 탐방객들을 위해 자전거를 빌려주고 있습니다.
자전거는 1인용과 2인용 이렇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주말에는 약 100대 정도가 대여된다고 합니다.
우포늪 전체가 자전거 탐방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부분적으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우포를 제대로 둘러보기 위해서는 두 발로 걷는 것이 제일입니다.
도시에서의 바쁨을 잊어버리고 자연을 호흡하고 느끼며 무심한 마음으로 우포늪 탐방로를 걷는다면 그것이 생태관광이지 않을까요?



우리 일행은 정해진 시간이 있어 탐방로가 아닌 전망대를 먼저 찾았습니다.
전망대에서 우포늪의 생김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이것도 전체가 아닌 부분인데..

"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겠죠?



전망대에서 우포를 감상하고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내려 가늘 길가에는 쑥부쟁이 군데군데 무리지어 피어 있었습니다.



나무계단을 다 내려서기도 전에 새소리가 가득합니다.
눈앞에는 새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비록 똑딱이 카메라이지만 갑자기 마음이 바빠집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발을 바삐 움직여 물을 튕기며 도약하는 녀석을 담아보려고 했는데 몇 번의 기회를 날려버렸습니다.
아마, 그런 모습은 새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친근해야 담을 수 있나 봅니다.



돌아오는 길 아쉬움도 많았지만
모처럼 자연에서의 시간에 흐뭇했습니다.

가을 하늘과 억새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이렇게 처음 가진 파워블로거 경남 팸투어의 일정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참가한 블로거는 경남은 어떻게 기억하고 표현할까요?



낙동강에 보로 위장한 댐이 만들어지면 낙동강에는 철새들이 머물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 주남과 우포에 더 많은 새가 찾아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것입니다.

낙동강 공사로 지하수위가 변화면 우포와 주남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럼 새의 서식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생태관광지가 없어지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11월 11일(목) 오후 7시 경남도민일보 강당
                  국민의 명령 백만송이 민란 "문성근 초청 강연"
                        국민의 명령으로 4대강을 지켜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