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최경환노믹스에 대한 세 번째 반론



유엔인구기금(UNFPA) 등 유엔 산하단체들과 국제 노인인권단체인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이 전 세계 91개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수치화해 발표한 '글로벌 에이지와치 지수 2013'(Global AgeWatch Index 201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복수 수준이 67위(39.9점, 100점 만점)에 불과했다.



이명박근혜 정부 7년 동안 귀에 진물이 나올 정도로 ‘압축성장’과 ‘한강의 기적’을 떠들어댔지만, 막상 그 시대의 산업역군이었던 노인들의 삶은 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이 드러났다. 한국의 순위는 우크라이나(66위·40.2)와 도미니카공화국(68위·39.3) 사이이며, 아프리카 빈국인 가나(69위·39.2)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 발표된 지수는 각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소득 ▲건강 ▲고용·교육 ▲사회적 자립·자유 등 4가지로 나눠, 전 세계 노인들의 삶의 질과 복지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산업화세력들이 주구장창 떠들어대는 한국의 성장신화가 이 땅의 노인들을 등쳐먹어 이룩한 것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연금과 노인빈곤율 등을 반영한 소득지수가 8.7점으로, 조사 대상 91개국 중 90위이라는 사실이다. 소득지수가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몇 십 년째 미국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2.1)이 유일하다. 이 수치는 현재 가난한 노인들이 죽을 때까지 빈곤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것만이 아니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나타났다. 2050년이 되면 일본(41.5%)과 포르투갈(40.4%)이 한국보다 앞서는데, 이들의 노인복지는 10위와 34위로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즉, 노인복지에 변화가 없다면 2050년에는 한국의 노인들이 최악의 상황에 처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한국 노인의 기대수명 등 건강지수(8위)가 높아, 노인복지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노인복지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89.9)이고, 노르웨이(89.8) 2위, 독일(89.3) 3위, 네덜란드(88.2) 4위, 캐나다(88.0) 5위로 새누리당 기준에 따르면 소위 좌파국가에 속한다.





헌데 최경환노믹스로 불리는 경제활성화 대책을 들여다보면, 노인복지를 위한 것은 앞의 글에서 다룬 △기초생활보장법이 유일하다. 이 법도 자세히 뜯어보면 노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노인에게는 치명적인 의료민영화와 영리화를 위한 법안을 들먹이지 않는다 해도, 최경환노믹스에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최경환노믹스의 최대 방점은 법인병원이 부동산중계업과 미용 관련 산업 같은 영리사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 것과, 중국관광객이 서울(특히 학교 인근)에서 머물며 도박 같은 것에 돈을 많이 쓰게 만드는데 있다. 허면, 노인들이 중국관광객을 상대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단연코 없다.



그래서 최경환노믹스의 핵심은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경제상황을 타개해서 민생을 살린다는  터무니없는 미사여구 하에 한국을 재벌과 거대 투기자본들에게 어떤 돈벌이도 가능한 나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가계부채를 늘려서 부동산 거품을 형성하는 것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