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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수습 대통령(?)
소낙비로(jinaiou) 2021.12.11 15:21 조회 : 1488

2006년 나는 작은 언론사에 입사했다. 또래에 비해 대학을 늦게 들어갔으니, 졸업도 늦고, 사회진출도 늦었다. 그리고 내가 전공한 학과는 전기과였지만, 나는 작은 물류 전문지의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때 난 명함에만 기자로 적시돼 있었지, 기자로서 업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수습이란 딱지도 나에겐 붙었다. 수습 기간동안, 기자로서 배워야할 업무를 제대로 배웠다고 할 수 없다.



편집 부장님이 나름 기사 작성법을 가르쳐줬지만, 글이란 게 결코 짧은 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나에겐 기자란 직업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넘어야 할 장애물이 너무나 많았다. 국문과나 문창과를 나왔다면 그나마 업무가 쉬웠을 테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졸업한 경원 전문대 전기과의 전통(?)때문에 나는 pc도 매우 서툴게 다뤘다. 게임을 하지 못하는 나에게 pc는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존재였다.



그런데 내가 졸업한 전기과는 모든 레포트를 자필로 써야 했다. 다른 과처럼 pc를 사용한 레포트를 받아주지 않았다. 자연히 나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pc사용이 매우 서툴었다. 그런데 입사한 회사에서 나에게 기대한건 다듬어진 기자가 아니었다. 물론 제대로 일할 줄 아는 기자를 뽑으려면 급여를 두배 이상은 줘야 했을 것이다. 그 작은 언론사는 숙련된 일꾼을 뽑기엔 자금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나를 채용했겠지만, 나는 자신이 있었다. 나에겐 두 다리가 있었다. 지금은 저질 체력이 돼 버렸지만, 나는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누구보다 하드웨어엔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가 매우 형편없었던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그렇다면 내가 기자로서 부끄럼이 없었던 건 언제였을까. 지금까지 나는 제대로 된 기사를 작성한 기억이 없다.



지금도 나는 제대로 된 기자가 아니다. 나이는 중년이지만, 가능성만을 가지고 있는 기자로 나는 분류되고 평가받는다. 그래도 나름 매체도 창간해보고, 블로그도 오랫동안 운영해보고, 책도 몇권 내면서 자연히 글쟁이로선 어느정도 인정을 받는 것 같다. 글쟁이로서 어느 정도 인정받는데 15년이 걸렸다. 물론 쓰는 글마다, 나를 재단하는 사람들이 넘쳐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수습기자였을 때보다 지금이 오히려 자신이 없다. 나는 그 누구보다 성실한 면에선 자신이 있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세월을 거스르지 못해, 나의 체력은 저질 체력으로 변해버렸다. 체력이 떨어지니,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나의 무기가 없어지 셈이다. 무기 없이 세상에서 무엇으로 싸운단 말인가. 한 분야에, 아니 어떤 한 직군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려면 어때야 할까. 숙련된 노동자가 되기까지 얼마의 세월이 걸릴까. 아마도 10년 이상은 한 우물을 파야 한다.



지금까지 깔끔하진 못하지만, 글쓴이가 말하려고 하는건 대략 전달이 됐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과도기에 놓여 있다. 미래로 가느냐, 아니면, 다시 정치보복을 하고, 군인들이 요직을 차지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대통령은 딱 5년이다. 수습이란 딱지는 붙이고 멍하니 벽조차 바라볼 시간이 없는 직업이 대통령이다. 그런데 행정 능력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토론을 피하고, 지식 또한 대통령이 되기엔 터무니 없이 모자란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다면, 여러분은 어떨까.




대통령의 임기에는 수습기간이 없다. 인수위가 존재하지만, 행정 경험이 전무한 대통령이 들어서면, 갈팡질팡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는 꼭두각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라를 운영하는덴, 적어도 경험과 행정능력이 필수이다. 정책을 시험해볼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참, 난감하다. 꼭 대통령이 돼야 할 사람과, 대통령이 되면 안될 사람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니 말이다. 비정상적인 이런 대립구도는 국민들에게 피로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선택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기엔 턱없이 모자란 능력을 가진 사람을 지지하는 현상이 가히 매우 우려스런 대목이다. 나라를 생각해야 한다. 애국하는 심정으로 투표를 해야 한다. 그리고 정말 강조하고 싶은건, 그건 대통령은 수습기간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준비된 대통령을 당연히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두서 없이 생각을 표출했다. 거칠더라도, 글쓴이의 의중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며 글을 맺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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