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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사립학교법 재개정 특별기도회'.
ⓒ 오마이뉴스 안홍기

23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는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라는 주장의 기도회가, 여의도에서는 재개정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기총 "재개정 협력 않는 의원 낙선으로 응징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용규 목사) 주최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사립학교법 재개정 특별기도회'에는 교회 신도, 보수단체 회원, 사학 교원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기도회에서 집회 참석자들은 "십자가 군병들아 주 위해 일어나 기 들고 앞서 나가 굳세게 싸워라, 주께서 승전하고 영광을 얻도록 그 군대 거느리사 늘 이김 주시네"라는 가사의 찬송가 390장을 부르면서 투쟁 의지를 다졌다.

이광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총회장은 설교에서 북한을 거론하면서 개방형 이사제 등 개정된 사학법의 사상적 배경이 북한 공산주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김정일의 몸에서 나는 황충(풀무치)과 메뚜기들이 민주화와 통일의 탈, 보수와 진보의 탈을 쓰고 그들이 가는 곳마다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학법을 개정한 정치인 등을 북한의 영향을 받은 풀무치와 메뚜기에 비유한 것.

그는 이어 "김정일의 황충과 메뚜기들이 국회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청와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사학법 재개정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낙선운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 23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 '사립학교법 재개정 특별기도회'에는 교회 신도, 사학 교원, 보수단체 회원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김삼환 서울 명성교회 당임목사는 개정 사학법의 개방형 이사제에 대해 "멀쩡하게 잘하고 있는 학교에 왜 바깥 이사를 보내느냐"며 학교를 가정에 비유했다.

김 목사는 "한 부부가 다퉜다고 해서 모든 가정에 사람을 파견해 다툼을 말린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한국에서 학교 교육만큼 잘하는게 없는데 왜 힘을 빼려고 하느냐"고 개정 사학법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사학법 재개정에 반대 의사를 밝힌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을 겨냥, "일제시대 3·1운동에 앞장서는 등 역사 속에서 교회의 판단은 항상 정확했다"며 "교회가 하는 일에 앞장서고 기도해야하는 것 아니냐, 아니면 말이라도 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김 목사가 중간중간 "할렐루야"라고 외치면 집회 참가자들은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면서 "아멘"으로 화답했다.

이날 한기총은 성명에서 사학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재개정하라고 요구하면서 "재개정에 협력하지 않는 국회의원은 낙선운동으로 응징한다"고 선언했다.

▲ '사립학교법 재개정 특별기도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김삼환 서울 명성교회 당임목사.
ⓒ 오마이뉴스 안홍기
▲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주최로 사립학교법 재개정 저지 등을 위한 '6월 국회 투쟁 승리 전국 교사 결의대회'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전교조도 집회 "사학법 재개정 음모 막겠다"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는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주최로 사립학교법 재개정 저지 등을 위한 '6월 국회 투쟁 승리 전국 교사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모인 2400여명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결의문에서 "한나라당은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다시 개악하려는 검은 음모를 드러내고 있다"며 "17대 국회의 유일한 개혁 성과인 사립학교법 재개정 음모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은 "(우리는) 2005년 사학법 개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아직) 현장에서 민주화를 이뤄내는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학법 개정 이후에도 교육 현장의 민주화와 부패 사학의 척결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6월 국회 마지막 날까지 지켜보겠다"며 "말이 아닌 실천, 구호 아닌 행동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국회의 사학법 재개정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국회 의사당 모형에 돌을 던지는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집회 참가자들은 "부패사학 척결하고 민주사학 쟁취하자" "교육주체 총단결로 사학법 개악 저지하자" 등의 구호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한기총 집회 날은 보수단체 서명운동하는 날?


"어, 이거 사학법 서명이 아니네?"
"기독교인이라면 한미 연합사 해체도 당연히 반대하셔야죠"


23일 한국기독교 총연합회 주최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학법 재개정 기도회 행사장 주변 곳곳에는 집회 참가자들의 서명을 받는 탁자가 있었다.

그러나 이 탁자 중에서 이날 기도회의 주제인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해 서명을 받고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신당동 신일교회 신도들이 펼치고 있는 서명운동의 제목은 '대한민국 살리기 -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유보 서명운동 본부'.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집회 장소를 찾은 참가자들은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서명을 적느라고 여념이 없었다.

탁자에서 이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던 한 여성에게 '왜 사학법 재개정이 아니라 작전 통제권 관련 서명을 받고 있느냐'고 물어보니 "교회에서 하라고 한 것이고, 어차피 한기총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은 없다"고 답했다.

집회 장소 한켠에서는 몇 여성들이 집회 참가자들을 붙잡고 '북한 핵 폐기 및 한미 연합사 해체 반대' 서명을 받고 있었다. 서명을 권유받은 한 젊은 여성이 "어, 이거 사학법 서명이 아니네?"라고 의문을 표하자 서명을 받는 여성은 "기독교인이라면 한미 연합사 해체도 당연히 반대하셔야죠"라고 말하며 결국 서명을 받아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와 관련된 서명도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해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충호씨 사건을 정치테러라고 주장하며 배후를 밝혀야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

피습사건 이후부터 종묘공원에서 열려 온 이 서명운동은 진상규명을 하라는 것이 주제다. 그러나 액자에 게시된 사진에 쓰여진 글은 '선덕여왕과 박근혜' '박근혜 오딧세이' '박근혜의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 그리고 어떤 미소의 실체를 밝힌다' 등으로 박 후보를 선전하는 것에 치중돼 있었다.

태그:#사학법, #사립학교법, #전교조, #한기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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