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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돌담을 걷는 모임(?)이 생겨났다. (사)제주올레 발족식과 함께 성산포 일대를 걷는 사람들
 제주의 돌담을 걷는 모임(?)이 생겨났다. (사)제주올레 발족식과 함께 성산포 일대를 걷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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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는 만만한 아름다움이 있다. 너무 존경스러우면 가까이 갈 수도 없고, 친할 수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는 품어줄 수 있는 넉넉한 아름다움이다."(한비야)

제주 오름과 돌담, 바당을 따라 뚤레뚤레 걷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자그만 발걸음에서 시작해 세계의 길을 만들겠다는 사람들이다.  그 먼 길을 향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

이름하여 (사)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가 내딛은 '바당올레 하늘올레 1'. 숫자가 붙은 이유는 앞으로 계속 '올레길 걷기'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다.

(사)제주올레를 시작한 서명숙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과 김경수 화백. 한 사람은 글로, 다른 사람은 그림으로 환상의 코비를 보여준다
 (사)제주올레를 시작한 서명숙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과 김경수 화백. 한 사람은 글로, 다른 사람은 그림으로 환상의 코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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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10시 성산읍 시흥초등학교에 모인 뜻을 함께 한 100여명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돌담길을 걷고, 오름을 오르고, 바당길을 지나며 제주의 '올레'와 자연을 만끽했다.

이날 여성운동가 고은광순 한의사를 비롯해 최열 환경재단 대표, 조용환(제주 올레 이사.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대표), 이유명호(한의사.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의 저자), 박옥희(사단법인 이프토피아 대표), 이유진(이사. 국제평화교류협회 이사장), 최광기(방송인. 'SBS 전망대' 진행자) 등 전국 인사들도 따라 나섰다.

출발에 앞서 자동차가 따라잡을 수 없도록 '원시적'인 옛길을 찾겠다며 뜻을 모은 (사)제주올레 발대식도 했다. 

첫 발길을 뗀 '하늘올레 바당올레1' 코스.(그림=김경수 화백) 8일 제주올레 발족식에 참가한 이들은 오름에서 바당까지 20여km를 걸었다.
 첫 발길을 뗀 '하늘올레 바당올레1' 코스.(그림=김경수 화백) 8일 제주올레 발족식에 참가한 이들은 오름에서 바당까지 20여km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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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제주 올레'는 자연스러운 흙길, 사라져버린 길을 복원해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발굴하고, 국내외 도보 여행자로 하여금 느리게 걸으면서 진정한 제주의 아름다움을 찾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이번 처음 공개되는 '말미오름에서 섭지코지까지'는 제주 올레가 한달여의 사전답사와 정비작업을 거친 끝에 공개하는 '비밀(?) 무기'이자 첫 코스이다.

첫 제주 '길'에 동행한 바람의 딸 한비야씨는 "세계에서 이 보다 더 아름다운 곳은 없다"며 "저 쪽빛 바다와 짙푸른 자연을 보라. 너무나 편안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말미오름(두산봉) 정상에 오른 한비야.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서귀포시 성산읍 말미오름(두산봉) 정상에 오른 한비야.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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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김부선. 서귀포시 모슬포가 고향인 영화배우 김부선씨는 "최근 도보여행이 유행이지만 매연을 마시며 고속도로 옆길을 걷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제주의 올레길을 알리는 홍보대사를 맡겠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김부선. 서귀포시 모슬포가 고향인 영화배우 김부선씨는 "최근 도보여행이 유행이지만 매연을 마시며 고속도로 옆길을 걷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제주의 올레길을 알리는 홍보대사를 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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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씨는 "제주의 아름다움은 넉넉하게 품어줄 수 있는 만만한 아름다움"이라며 "그 아름다움이야말로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는 평등과 박애의 길이 될 것"이라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는데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가 고향인 영화배우 김부선씨도 이날 걷기에 나서 "아름다운 길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를 자임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여기저기 남 안가는 곳을 다니는, 주특기가 '불법'이라는 그는 "제주에 내려올 때마다 한라산에 많이 다녔다"며 1100도로에서 윗세오름까지 올라오곤 한다"며 제주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것을 약속한다며 끝까지 함께 했다.


말미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돌담길. 이날 첫 코스 중 하나다.
▲ 제주의 미학 '돌담' 말미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돌담길. 이날 첫 코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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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주올레'길 참가객들은 시흥초등학교를 출발해 이중 분화구인 말미오름(두산봉)에서 점심을 하고 종달리사무소-종달초등학교-종달리 소금밭-종달리 해안도로-오조리 해안도로-성산포 갑문-철새도래지 겸 갯벌체험장-성산 일출봉-수마포-광치기를 거쳐 섭지코지까지 걸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 "제조올레와 함께 11월말 환경가족들과 프로그램을 같이 꾸려보겠다"며 이날 제주의 돌담길을 걸었다.

성산읍 두산봉 정상. 제주올레에 참가한 이들이 첫 코스로 오른 '말미오름(두산봉)'은 이중 분화구로서 '산이 두개'라는 뜻도 유래하고 있다.
 성산읍 두산봉 정상. 제주올레에 참가한 이들이 첫 코스로 오른 '말미오름(두산봉)'은 이중 분화구로서 '산이 두개'라는 뜻도 유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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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옛길, 아름다운 길, 사라진 길을 다시 살릴 수는 없을까. 그 길을 고독한 도보여행자는 물론 가족과 연인과 친구들, 그리고 직장 동료들끼리 어울려 걸을 순 없을까.

제주에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걷는 길’을 만들어 전세계의 관광객을 불러들일 순 없을까. <제주올레>는 그런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비영리 법인단체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제주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겠지만, 제주의 속살을 가장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천천히 걷기'라고 할 수 있다. 6, 70년대 제주에서는 도보여행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도로망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걷는 길은 점차 밀려나고 깔아뭉개지고 묻혀 버렸고, 도보여행자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평화의 섬 제주에서 역설적이게도 '빠른 관광'이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다. 아쉽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돌담따라 오름따라 바다 따라 제주의 '길'을 걷다
▲ S자의 미학 '제주 돌담' 돌담따라 오름따라 바다 따라 제주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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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는 제주인,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길이 되어야 한다는게 이날 참가한 이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외국인들도 쉽게 기억하고 부를 수 있고 따라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제주에 올래?’라는 의미를 담은 것도 이때문이다.

앞으로 '(사)제주올레'는 사라진 옛길을 찾아내어 본디 모습으로 되살리고, 끊어진 길을 잇고, 올레와 올레 사이를 연결하는 코스를 만들어낸다.

인공의 손길은 전적으로 배제하고, 생태계와 환경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보존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런만큼 코스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섬세한 노력이 투입될 것이다. 제주도 전역을 걸어서 연결시키는 데 십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

제주의 옛길, 아름다운 길, 사라진 길을 과연 살릴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걷는 길을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발걸음은 그렇게 제주 맑은 하늘 아래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박옥희 (사)이프토피아 대표와 방송인으로 변신한 여성운동가 최광기('SBS 전망대' 진행자)도 이날 올레 걷기에 동참했다
▲ 즐거운 '제주 올레' 걷기 박옥희 (사)이프토피아 대표와 방송인으로 변신한 여성운동가 최광기('SBS 전망대' 진행자)도 이날 올레 걷기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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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가 고은광순 한의사와 유시민 대선후보의 부인 한경혜씨(오른쪽)도 이날 걷기에 동참했다. 한씨는 제주도가 고향이다
▲ 제주올레 '동반자' 여성운동가 고은광순 한의사와 유시민 대선후보의 부인 한경혜씨(오른쪽)도 이날 걷기에 동참했다. 한씨는 제주도가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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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주의 소리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서명숙, #한비야, #올레, #제주, #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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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대자(大者)는 그의 어린마음을 잃지않는 者이다' 프리랜서를 꿈꾸며 12년 동안 걸었던 언론노동자의 길. 앞으로도 변치않을 꿈, 자유로운 영혼...불혹 즈음 제2인생을 위한 방점을 찍고 제주땅에서 느릿~느릿~~.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 아이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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