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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음악이 흐른다. 얼핏 들어보니, 보아의 '넘버원'이다. 그 음악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 있어 함께 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얼른 가보았다. 아, 작은 탄성이 나온다. 보기에도 귀엽고 깜찍한 로봇 4기가 일렬로 늘어서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로봇들은 양 팔을 벌리기도 하고, 발을 들기도 하면서 구르기까지 한다. 생긴 모양은 만화영화에 나오는 전투로봇을 연상시키지만 춤을 추는 동작은 부드러우면서도 유연했다. 허허, 거참.  
  

지난 9월 12일에서 9월 15일 사이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07 IT엑스포'의 한 장면이다. 토요일인 15일, 미래의 IT기술을 체험하고 싶어 아이들의 고사리 손을 잡고 벡스코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장 입구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입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한결  같이 호기심과 기대에 가득 찬 빛을 띠고 있었다. 그들을 데려온 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니 우선 널찍한 공간에 여러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국내 대기업과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부스였다. 이동통신과 컴퓨터 관련 하드웨어 등 정보 인프라 기반 기기를 전시한 부스들과 가전기기와 임베디드(PC이외의 장비에 사용되는 칩), 소프트웨어 등 홈네트워크 관련 솔루션을 전시한 부스들도 있었다. 홍보문을 보니 200여개 업체에서 약 500개의 부스를 설치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로봇 춤을 구경시켜 준 후, 미래의 가정에서 사용되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둘러보았다. 버스 안에 다양한 홈 네트워킹 시스템을 전시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직접 시연해보도록 한 부스였다. 아이들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저마다 즐거운 웃음을 지었다. 그들의 웃음에는 미래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청량한 이슬처럼 어려 있었다. 

 

부산광역시와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게임 개발자 1000여명이 참여하는 국제게임개발자회의도 개최되었다. 이 번 행사는 주 슬로건인 "I LOVE U!"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유비쿼터스 시스템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데 있다고 했다. 이런 의도 하에 부산시가 역점적으로 시행하는 "U-시티" 사업에 관계된 다양한 시스템이 전시되었다. 부산의 항만 시스템과 국제영화제, 관광 인프라 등을 유비쿼터스화 시켜  입체화한다는 것이다. 

 

주무대에서는 게임경진대회도 개최되었는데, 중앙의 대형 화면을 통해 게이머들이 조를 이루어 게임을 진행하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방영되었다. 좀 아쉬웠던 것은 진행되고 있는 게임이 총칼이 난무하는 폭력적인 것이었다는 점이다. 많은 어린이들이 보고 있는 마당에 그런 게임 보다는 도시 건설이나 추리 퀴즈 같은 게임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외에도 전시장 안에는 4D 입체영화관과 어린이 국제 영화제때 출품된 만화영화를 상영하는 소극장, 대청마루로 꾸며진 휴식 공간 등의 부대시설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IT 강국이다. 미래 사회는 지식기반 사회가 될 것이며, IT는 이런 지식기반 사회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인프라가 될 것이다.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에게 선진적인 IT 역량을 보여주는 이런 행사가 자주 개최되기를 바라면서 전시장을 빠져나왔다.

 


태그:#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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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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